왜 의자에만 앉아야 하지?

왜 의자에만 앉아야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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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2003년4월호
2010년 12월 07일 (화)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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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는 가구가 아니라 과학이라던가?

건축가 혹은 산업 디자이너들의 ‘의자’에 대한 집착은 대단하다. 인간 공학적 측면에서, 사회 문화적 측면에서 다양하고 종합적인 연구와 개발이 필요한 분야임에는 틀림없지만 한동안 ‘의자’ 디자인은 너무 과학적인 측면에서의 접근이 두드러졌다. 어떻게 하면 좀 더 과학적이고 합리적으로 우리 인간들이 의자에 앉을 수 있는가를 고려한 의자들이 앞 다투어 디자인되어 왔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은 없는가? ‘왜 인간은 ‘의자’에만 앉아야 하지?’

‘Garden’이라는 아래의 의자를 디자인 한 노르웨이의 디자이너 페터 옵스비크는 “인간은 사냥을 하기 위해 태어났다”고 주장한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다고 한다. 그런데 의자를 디자인할 때 고려되었던 자세는 ‘바른 자세’ 오직 한 가지 뿐이다. 디자이너들은 ‘바른 자세’로 앉아 있기 가장 좋은 의자들을 개발해 온 셈이다.

비싼 대가를 지불하고 큰맘 먹고 좋은 의자를 구입해보아도 늘 불편했던 기억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문제는 인간은 항상 바른 자세로 앉아 있을 수 없는 동물이라는 것이다. 페터는 의자를 디자인할 때 늘 최소한 서너 가지 정도로 포즈를 바꾸어도 인체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중심을 여러 군데 둘 수 있는 스타일의 의자를 디자인해왔다. 그러다 보니 사실 그의 의자들은 보통의 의자와는 생김새가 무척 다르다. ‘Garden’ 역시 의자라고 생각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페터는 이렇게 말한다.

“‘Garden’은 이용자의 생각에 따라 다양한 기능을 가질 수 있는 제품이다. 조각물처럼 단순히 당신들의 방 한 구석에 놓여질 수도 있지만, 심각한 대화를 해야만 할 때 ‘Garden’에 올라앉아서 편안한 분위기로 이야기할 수도 있다. 꼭 바닥에 앉아야만 하는 건 아니지 않은가?’’

기존의 형태에 생각이 묶이지 않을 때 정말 필요한 새로운 형태를 상상해 낼 수 있다.

<글. 진계영 do ART Planning direc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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