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적으로 무엇인가를 교육한다고 할 때에는 세 가지, 즉 교육의 대상, 교육의 역할과 방법 그리고 교육의 주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따라서 뇌를 교육적으로 접근하기 위한 방향을 탐색할 때에도 이를 적용할 수 있다. 첫 번째는 교육의 대상에 대한 이해로서 대상인 뇌 자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두 번째는 교육 행위에 대한 이해로서 행위인 교육의 역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세 번째는 교육 주체에 대한 이해로서 주체인 교사(일반적 의미의 교수자)와 학습자 자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첫 번째는 뇌를 교육의 대상으로서 이해하는 것이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뇌는 생물학적인 존재이기도 하고, 정신적인 부분을 담고 있는 인격적 존재이기도 하다. 따라서 뇌를 교육적 대상으로 이해할 때에는 두 가지 측면, 즉 뇌의 해부학적 구조와 기능에 대한 이해와 뇌의 가능성과 본질에 대한 가치적 이해가 모두 필요하다.
뇌의 해부학적 구조와 기능에 대한 이해는 다른 어떤 때보다 최근 뇌과학의 연구 결과가 상당한 지식을 제공한다. 이러한 지식은 그간의 교육적 분야에서 연구된 인간의 마음과 행동에 관한 다양한 결과를 신경과학적 연구를 통해 재차 확인하는 근거를 제공하기도 하고, 때로는 기존의 교육적 이론과 개념 체계에 대한 수정을 요구하기도 한다.
교육은 이와 같은 신경과학과의 만남을 통해 보다 과학적인 근거와 체계를 갖추게 될 것이고, 이러한 지식은 교수자와 학습자에게는 뇌의 생리적 기제에 맞는 방식의 교육 방법을 적용할 효과적인 대안을 제시할 것이다. 이에 해당하는 내용은 앞서 언급한 뇌와 교육의 만남 중 첫 번째 관점인 뇌기반교육, 뇌기반학습과 관련된 분야에서 얻을 수 있다.
아울러 뇌에 대한 가치적 이해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과학은 가치중립적이지만 교육은 가치 지향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뇌를 이해하는 측면에서도 마치 아동교육에서 아동을 잠재 능력과 가능성을 갖춘 존재로 이해하듯이 뇌를 그러한 가치를 갖고 있는 존재로 이해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즉, 교육의 대상인 뇌가 가지고 있는 잠재 능력이 무엇인지,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등에 대한 본질적 이해가 필요하다.
미국 최고의 학습전문가로 인정받는 멜 레빈Mel Levine은 그의 저서 <A MIND AT A TIME>에서 8가지 뇌의 능력을 제시하고 있다. 즉, 주의조절력, 기억 능력, 언어 능력, 순서와 공간 정렬 능력, 운동 능력, 고등 사고 능력, 사회적 친화 능력이다. 한편 이승헌 총장은 뇌의 잠재 능력 4가지, 즉 정보와 지식을 선택하는 능력, 시공간을 초월한 상상력, 무엇인가를 창조하는 창조력 그리고 배려와 존중, 평화 등 공존의 가치를 추구하는 능력을 제시하였다.
두 번째는 교육 행위, 즉 교육의 역할과 방법에 대한 이해이다. 사전적 정의(위키 대백과)에 의하면, 교육은 개인이나 집단이 가진 지식, 기술, 기능, 가치관 등을 대상자에게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르치고 배우는 활동 또는 피교육자가 보다 나은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또한 그로 인하여 사회가 유지·발전될 수 있도록 피교육자가 갖고 있는 능력을 끌어내고, 새로운 지식이나 기능을 습득하게 하는 활동이다.
즉, 교육은 인간을 대상으로 잠재 능력을 계발하고 가치를 실현하는 것을 돕는 행위인 것이다. 여기서 교육의 역할은 잠재 능력 계발과 가치의 실현임을 알 수 있다. 이는 교육의 보편적인 방향이자 역할로 뇌를 교육적으로 접근하는 관점에서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려면 효과적인 방법이 필요하다.
따라서 뇌를 교육적으로 접근하는데 있어서 잠재 능력을 계발하고 가치를 실현하도록 돕는 구체적인 방법을 익히는 것이 필요하다. 뇌교육에서는 이러한 방법을 적용하는 5단계와 3가지 핵심 교육 매체를 사용한다. 5단계는 순서대로 뇌감각 깨우기, 뇌 유연화하기, 뇌 정화하기, 뇌 통합하기, 뇌 주인되기이며, 3가지 핵심 교육 매체는 신체 활동, 음악, 메시지이다. 따라서 뇌를 교육적으로 접근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단계와 교육 매체를 활용하는 능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
세 번째는 교육 주체에 대한 이해이다. 이는 교육 주체로서 갖추어야 할 태도나 철학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교육의 대상인 뇌를 교육하는 주체는 누구인가? 다음 두 가지 경우에 따라 그 주체가 달라진다. 첫 번째는 아동이나 청소년 혹은 성인처럼 어떤 대상에게 뇌교육을 실시하는 경우로, 이때 교육의 주체는 교수자이다.
두 번째는 학습자 스스로 자신의 생각과 감정, 행동을 성찰하고 수정할 경우로, 이때 교육의 주체는 학습자 자신이 된다. 결국 뇌교육에서 교육의 주체는 교수자와 학습자 자신인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필요한 것은 뇌를 교육하는 교사로서 갖추어야 할 뇌에 대한 태도와 교육적 철학이며, 다른 하나는 학습자 자신을 자신의 뇌를 교육하는 주체로 인식하는 것이다. 뇌는 정보에 의해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
수많은 지식적 정보, 체험적 정보, 환경적 정보 등이 자신의 뇌에 입력되고 처리된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주체성을 갖지 못하면 입력되는 정보가 만들어내는 결과에만 반응하는 뇌가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뇌교육에서는 스스로 뇌에 대한 주체성을 갖는 것을 중요한 목표로 삼는다. 앞서 제시한 뇌교육의 5단계 중 5번째 단계가 ‘뇌 주인되기’인 것은 바로 이 주체성의 중요성을 반영한 것이다.
글·하태민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뇌교육융합학부 교수, 뇌교육융합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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