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육아_ 포대기 속에 담긴 진실

엄마 뇌의 애착 본능을 일깨우는 전통 육아-1

브레인 40호
2013년 07월 31일 (수)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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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대기를 한 뉴요커를 상상해본 적이 있는가. 요즘 뉴욕 맨해튼의 육아용품점에서는 포대기 메기 강의를 한다. ‘도대체 왜?’라는 의문이 든다. 사실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에서 포대기를 한 엄마를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어렵다. 대부분 유모차와 아기띠를 이용하기 때문. 그런데 세계가 포대기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그들이 주목하는 한국 전통 육아는 포대기만이 아니다.

1990년대 초부터 미국은 물론 프랑스·독일·영국 등에서 지금까지의 양육 방식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소위 ‘독립심’을 키워준다는 양육 방식이 오히려 아이들을 정신적·육체적으로 약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이 찾은  해법이 ‘애착 육아’이다. 원할 때마다 먹일 것, 항상 안고 다닐 것, 반드시 아기와 함께 잘 것, 아기 울음소리에 민감할 것, 엄격하고 극단적인 육아법은 피할 것 등이다. 이는 지금껏 우리가 들어왔던 서양의 육아법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잘 생각해보면 우리 어머니들의 육아법과 상당히 닮아 있다.

아기의 뇌, 21개월 후 태어나

대부분의 동물은 태어난 즉시 걸어 다닐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의 아기는 출생 후에도 오랜 시간 동안 보살핌을 받아야 한다. 사실 인간의 뇌가 유인원의 뇌보다 세 배 더 큰 것을 감안하면, 인간의 임신 기간은 21개월 정도가 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 인간의 아기가 신경학적으로 안정된 상태로 태어나려면 임신 기간이 21개월은 되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태아가 자궁에 있을 수 있는 기간은 현실적으로 9개월뿐이다. 진화론자들은 그 원인을 직립보행으로 좁아진 골반 크기에서 찾는다. 실제로 아기가 태어나서 걸음마를 시작하는데 보통 12개월이 걸린다. 그런 만큼 태어나서 12개월은 최대한 자궁 속에서 아기를 키우듯 밀착하며 키워야 하는 것이다.

그 때문에 인류의 아기에게 가장 좋은 육아는 최대한 자궁과 비슷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다. 즉, 자궁에서처럼 먹고 싶을 때 먹고, 자고 싶을 때 자고, 언제든 엄마와 한 몸이 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그런데 독립심 운운하며 울어도 달래주지 않고, 시간 맞춰 먹이고 따로 재운다니, 그것은 아기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것이 아닌 것이다. 

포대기, 또 다른 자궁

이상하게도 포대기를 맛본 아기들은 어떤 육아도구보다 포대기를 좋아한다. 외국 엄마들이 포대기를 사용하는 가장 큰 이유가 “아기가 포대기를 좋아한다”는 것이 대부분이다. 아기들은 왜 포대기를 좋아할까? 포대기가 밀착되는 느낌, 즉 ‘자궁’과 비슷한 환경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포대기는 엄마와 아기의 애착을 형성하는데 큰 역할을 하는 육아도구다.

포대기가 우리나라에만 존재한 것은 아니다. 포대기는 보편적인 인류의 육아도구였다. 지금은 유모차에 밀려 사용되지 않지만, 주로 망토나 숄 형태로 앞쪽이나 뒤쪽에 주머니를 만들어 아기를 넣고 다녔다.

또한 포대기는 아기와 엄마에게 지속적인 신체 접촉 외에도 많은 것을 공유하게 해준다. 엄마들은 아기를 업고 집안일을 하고, 산책도 하고, 다른 사람과도 만난다. 아기는 엄마에게 업힌 채 모든 것을 함께 경험한다. 그리고 엄마는 아기에게 수시로 엄마가 무슨 일을 하는지 보여주고 설명해준다. 그 결과 아기는 자연스럽게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포대기 사용을 주저하는 엄마들이 말하는 속설이 하나 있다. 포대기가 다리를 휘게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의들은 그것이 근거 없는 속설이라고 말한다. 오히려 고관절 발달에 아주 좋은 자세라고. 개구리처럼 다리를 오그리듯 벌리고 있는 자세가 고관절이 발달할 수 있는 성장점을 자극한다는 것이다.

글·최유리 yuri2u@hanmail.net
도움받은 책·EBS 제작팀 김광진, 조미진 저 <오래된 미래 전통육아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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