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자살률은 OECD 최고 수준이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 자살률은 2011년 기준 10만 명당 79.7명으로 전체 자살률의 31.7명의 두 배에 이른다.
자살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문화와 자살상황을 파악하고, 연령과 계층 및 사회문화적 상황을 고려한 체계적인 자살예방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동안의 국내 자살예방 교육프로그램은 국외 프로그램을 번역하여 사용하거나, 자살예방 효과가 증명되지 않은 프로그램이 사용되는 등 한국의 사회문화적 상황을 고려한 표준화되고 검증된 국가 차원의 자살예방 교육프로그램이 부재한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보건복지부(장관 임채민)는 한국의 사회문화적 상황을 반영한 표준화된 자살예방 교육프로그램인 「보고듣고말하기」를 개발, 노인돌보미와 학교 교사 등에 보급한다고 지난 7일 밝혔다.
한국 자살예방 교육프로그램「보고듣고말하기」는 인지, 학습, 활용의 세 단계로 이루어진다.
인지 단계에서는 한국사회 및 자살의 특징에 대해 교육하고, 학습 단계에서는 「보고듣고말하기」 내용을 교육, 활용 단계는 실제 교육된 내용을 역할극을 통해 실행해보는 구조로 구성된다.
먼저 학습 단계는 보기/듣기/말하기 세 영역으로 구분된다. ▲ ‘보기’는 자살을 암시하는 언어, 행동, 상황적 신호 보기, ▲ ‘듣기’ 영역에서는 실제 자살 생각을 물어 죽음의 이유와 삶의 이유를 적극 듣기, ▲ 자살시도 여부, 정신과 질환 유무 등 자살 관련 안전점검목록을 확인하고 전문가에게 도움을 의뢰하는 과정인 ‘말하기’로 전체 세 영역이 이루어진다.
해당 프로그램에서는 ‘보기, 듣기, 말하기’ 관련해 이론적 내용뿐 아니라 한국의 사회문화적 상황이 반영된 청소년, 직장인, 노인의 생애 주기별 자살위험 상황에 대한 동영상이 삽입된다. 자살에 관련한 언어, 행동, 상황적 신호를 발견할 수 있도록 하고 역할극과 실제 상황에서 활용하는 능동적 학습이 가능하도록 동영상을 구성했다.
보건복지부는 「보고듣고말하기」 프로그램을 전국의 17만 2천여 명의 취약계층 독거노인들에게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노인돌보미들에게 우선 보급할 계획이다.
노인돌보미는 독거노인에게 정기적인 안전 확인 및 정서적 지원, 복지서비스 자원 발굴․연계 등의 서비스 제공하는 사람들로 현재 6,900여 명(돌보미 1인당 평균 25명 보호)이 활동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자살예방대책을 ‘정신건강증진 종합대책’과 ‘독거노인종합지원대책’을 발표했다. 여기서는 노인돌보미를 자살위험이 큰 취약계층 독거노인의 생명사랑지킴이(게이트키퍼)로 양성하고 정신보건센터와 연계체계를 구축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대책의 하나로 3월 한 달 동안 전국 16개 시도의 신규 노인돌보미 및 서비스 관리자 1,600여 명에게 「보고듣고말하기」를 교육하고, 앞으로 전체 노인돌보미를 대상으로 교육을 확대할 예정이다.
대전에서는 3월 6일(수) 대전 지역 신규 노인돌보미 및 서비스 관리자 36명을 대상으로 첫 번째 「보고듣고말하기」 교육 시작했다.
보건복지부는 「보고듣고말하기」 프로그램을 노인돌보미 외에도 다양한 직업군에게 보급해 올 한해 1만 명 이상의 생명사랑지킴이를 양성할 계획이다. 교육과학기술부 및 각 시도 교육청과 협조해서 교사 연수 교육 등에 「보고듣고말하기」를 포함해 전국의 초·중·고등학교 교사들을 생명사랑지킴이로 양성할 예정이다. 직장, 군부대 및 경찰 등을 대상으로도 프로그램을 보급할 계획이다.
약 1년 반에 걸친 「보고듣고말하기」의 개발과정에는 한국자살예방협회(이사장 이홍식)의 전문가와 중앙자살예방센터(센터장 박종익)의 교육개발팀이 참여하였고,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이사장 이시형)에서 후원하였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본 자살예방 교육프로그램을 통하여, 우리 국민의 자살예방 역량이 강화되고, 이를 통해 높은 수준의 자살률이 감소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보고듣고말하기」의 자세한 내용 및 교육에 대한 문의는 중앙자살예방센터(전화 02-2203-0053)로 하면 된다.
글. 김효정 기자 manacula@brainworl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