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을 위한 교육은 이제 그만!
“청소년 행복지수가 4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했다. 우리 교육 현실은 어른들을 위한 교육, 성공만을 위한 교육, 경쟁을 부추기는 교육, 1등만 칭찬받는 교육으로 인해 자신감을 잃게 되고, 우리가 품었던 소중한 꿈과 희망을 잃고 있다.”
송누리 좋은학교만들기청소년모임 대표는 25일 서울 시청 별관 후생동 강당에서 열린 ‘좋은학교만들기’ 발대식 취지문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송 대표는 “우리 청소년들이 앞장서서 왕따 없는 학교, 학교폭력 없는 학교, 서로 소통하는 학교, 재능을 펼치는 학교, 누구나 꿈과 희망을 가질 수 있는 학교를 좋은 학교 친구들과 함께 만들어 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전국 초․중․고등학생과 대학생 멘토, 학부모 300여 명이 참석했다. 취지문과 경과보고를 통해 전국에서 벌인 서명운동이 6만 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우리가 원하는 학교' 영상이 끝나고 그동안 1인 시위에 나섰던 박태은 양과 임준영 군이 단상에 올랐다.
박태은 양(11세)은 “교육청 앞에서 혼자 1인 시위를 하고 싶었지만, 엄마가 함께하고 싶어 하셨다. 언젠가 나도 혼자 하고 싶다. 나에게 용기를 주신 어른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분도 있었다. 그때 많이 속상했다. 모든 어른이 올바른 생각을 하는 것 같지는 않은 것 같다. 계속 좋은 학교 만들기에 앞장서나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꿈이라고 소개한 임준영 군(17세)은 “학교폭력이나 왕따가 심하면 그것에 대해 제재를 가하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닌 것 같다”며 “피해자의 심정을 가해자가 느낄 수 있도록 해서 가해자가 더 이상 피해자에게 (학교폭력이나 왕따를)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너희는 혼자가 아니란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좋은학교만들기운동을 지지한다는 축하메시지를 보냈다. 이어 이수호 서울교육감 후보, 하봉길 총감독이 참석해 청소년들을 격려했다.

박원순 시장은 “어른들이 좋은 교육을 미리 만들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여러분이 자발적으로 양심 있고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는 교육을 달라고 말한다는 사실이 정말 기특하고 멋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청소년 여러분이 앞장서서 왕따 없는 학교, 폭력 없는 학교, 누구나 꿈과 희망이 가질 수 있는 학교를 만들고자 하는 좋은학교운동을 지지한다. 여러분이 대한민국의 희망이다”고 격려했다.
이어 이수호 서울교육감 후보는 “회원이 거의 만 명에 가깝다고 들었다. 정말 대단하다. 또 교육청 앞에서 이 추운 날에 1인 시위도 하고 서명운동을 벌였는데 6만 명이 넘었다는 것을 들었다”며 “정말 스스로 하는 힘이 이렇게 대단하구나. 우리 학교가 스스로 하려는 학생들이 주인이 되는 학교가 되기를 바라고 저 또한 그렇게 만들어가려고 한다”고 축사했다.
하봉길 총감독(로고스씨앗터 프로덕션)은 “청소년이 주축이 되어서 움직인다고 해서 왔는데, 뜻밖에 어른들이 그것도 굉장히 의식 있고 훌륭한 부모나 어른들이 많이 참여해서 제 마음이 굉장히 흥분된다”고 말했다.
하 감독은 “여러분은 혼자가 아니다. 여러분이 학업에 찌들지 않고 학교생활이 행복할 수 있도록 뜻있는 어른들이 여러분을 돕고 있다”고 격려했다.
서울시립미술관으로 이동한 좋은학교만들기청소년모임 학생 300여명은 풍선을 흔들며 '학생들이 원하는 좋은학교 만들기'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어 덕수궁 돌담길로 거리퍼레이드를 벌인 뒤 서울시청 광장에서 서명운동을 전개했다.
한편 이번 행사는 초·중·고 학생 9,800여 명이 모인 온라인 카페 '우리들의 힘으로 만드는 좋은학교(www.igoodschool.org)'에서 학교폭력과 왕따, 성적비관으로 학생들이 자살하는 것을 막고 학생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좋은학교를 만들어 달라는 취지로 마련됐다.
글·사진 윤관동 기자 kaebin@lyco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