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에 비친 마음을 보다

목소리에 비친 마음을 보다

창조적인 뇌

브레인 13호
2013년 01월 14일 (월)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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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 컨설턴트, 퍼포먼스 트레이닝 연구소
김창옥 소장



아침에 들은 노래 한 곡이 하루 종일 입가를 맴돌 때가 있다. 전화기에서 들려오는 상대방의 목소리가 순식간에 기분을 바꿔놓기도 한다. 소리가 우리 삶에 얼마나 깊숙한 영향을 미치는지 김창옥 소장은 잘 안다. 그래서 사람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찾기 바란다. 행복은 목소리에서부터 배어 나오며, 목소리를 더 좋아지게 하면 인생도 그만큼 행복해진다고 믿기 때문이다.

오페라로 시작하는 강의

김창옥 소장은 최근 텔레비전과 라디오 방송을 오가는 일정으로 바쁜 날을 보내고 있다. 인터뷰하는 날에도 EBS 라디오 ‘직장인 성공시대’ 녹화가 있었다.

기업체, 관공서, 대학에서의 강의 외에도 ‘퍼포먼스 트레이닝 연구소’를 운영하며 전문가를 위한 소그룹 트레이닝을 하고 있는 김창옥 소장. 그는 올해 KBS ‘아침마당’ 목요일 강의에 출연하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첫 방송 강연 후 예정에 없던 출연을 두 번 더 한 것은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 때문이었다.

또 퍼포먼스 트레이닝 연구소 사이트에는 김창옥 소장의 강의를 듣고 싶다는 사람들의 문의가 배로 늘었다. 그의 강의가 사람들의 마음을 열어주는 비결은 무엇보다 유머와 감동에 있다. 본격적인 강의를 시작하기 전, 오페라 한 곡조를 멋지게 뽑더니 곧이어 자신의 외모를 유머 소재로 삼는다.

“강연장에 가면 저를 본 사람들의 반응이 다양합니다. ‘강사가 참 말끔하게 생겼네. 혹시 미용실 실장이 온 거 아니야?’에서부터 ‘우리나라 사람 맞아?’ 하는 반응까지. 제 외모에서 약간 동남아 느낌이 나는가 봐요. 또 제가 어벙한 표정으로 콧소리를 섞어서 ‘언니~ 머리 너무 상했다’ 하면서 미용실에서 일하는 사람 흉내를 과장되게 내면 청중은 웃음바다가 됩니다.

그제야 ‘저 강사가 얼마나 잘하나 봐야지’ 하는 마음의 팔짱을 풀죠. 강사라고 할 때 떠오르는 일반적인 이미지와는 좀 다른 모습에 청중이 편안해하는 것 같습니다.”








자신의 목소리를 찾아라

“자신의 목소리를 찾는다는 건 자기 정체성을 찾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려면 내가 뭘 좋아하는지, 무엇에 의미를 두고 사는지 자신에게 물어봐야 합니다 . 돈을 많이 버는 것, 남을 보살피는 것 등 사람마다 추구하는 삶의 목표가 있습니다. 그런데 삶의 목표와 의미를 찾지 못한 사람도 많습니다.

저는 강의를 하면서 그런 분들이 용기를 갖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마음의 시동을 걸어줍니다. 제 경우를 예로 들자면 저는 산책을 참 좋아합니다. 지방으로 강의하러 나가는 날, 국도를 달리다가 시골길이 나오면 ‘아름답다’는 감탄에서 그치지 않고 차를 세웁니다.

그리고  휴대폰을 운전석에 둔 채로 내려 잠시 그 길을 걷습니다. 사실 뭐 그리 대단한 건 아니죠. 그런데 도시에서 살다 보면 이런 작은 여유조차 자연스럽게 누리기 힘듭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지 않다 보니 자신이 어떤 재능을 갖고 있는지도 잘 알지 못합니다.

스스로 자신의 재능을 찾고 그에 맞는 직업을 선택해야 하는데, 그런 과정을 진지하게 거치지 않은 채 사회 분위기를 살피면서 휩쓸리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김창옥 소장은 어떻게 자신의 재능을 발견했을까? “저는 특목고를 나왔습니다. 어디냐고요? 공고입니다. 제가 삼수를 하고 들어간 대학은 대한민국 최고의 대학입니다. 바로 해병대학이죠. 저는 취업 운이 좋았습니다. 처음으로 들어간 곳이 언론사거든요. 아침마다 신문 배달하는 일을 했습니다.”

그의 꿈은 성악가였다. 경희대 성악과에 입학하기까지 겪어야 했던 실패담과 경제적 어려움을 유머를 섞어 이야기하는 그의 모습은 흡사 배우 같다. “제가 재미를 좀 좋아합니다. 슬픈 이야기도 슬프게 하고 싶지 않아요. 슬픈 눈빛은 한 컷만 있으면 돼요.” 

쉴 때는 ‘마음의 추리닝’을 입어라

그는 ‘강사계의 블루오션’이라고 불린다. 보이스 컨설팅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냈기 때문인데, 그 시작이 궁금하다.
“어느 날 한 병원 원장님이 제게 ‘목소리가 참 좋은데, 나도 당신처럼 목소리를 좋게 할 수 있겠느냐’며 레슨을 부탁해왔어요.

그분의 목소리는 많이 굳어 있었는데,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면서 이야기를 나눠보니 지방 대학을 나왔다는 열등감이 그 사람을 위축시키고 있음을 알 수 있었죠. 그것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를 나눈 뒤부터 목소리가 달라지고 레슨의 성과가 나타났어요.

목소리의 근원은 마음에 있어요. 이후에 또 다른 사람의 레슨을 맡았죠. 그렇게 레슨을 해나가면서 남을 즐겁게 해주는 저의 재능과 성악을 하면서 배운 목소리에 대한 지식을 결합해 보이스 컨설팅이란 직업을 찾은 겁니다.”

강사 생활 7년째인 그에게서는 주변 사람까지 편안하게 하는 여유가 느껴진다. 거의 매일 사람들 앞에서 강연을 하고, 하루에 강연을 두세 차례 하기도 하는 바쁜 생활 속에서도 즐겁게 강연하는 그의 비결은 무엇일까?

“제 강의를 사람들은 ‘유머 강의’라고 부릅니다. 유머는 마음의 여유에서 나오죠. 여유 있는 마음을 유지하기 위해서 6개월 동안 바쁘게 일한 다음에는 반드시 2주일을 쉽니다. 주로 파리에 있는 수도원에서 휴식을 취하죠. 쉴 때는 휴대폰을 꺼놓고요. ‘마음의 추리닝’을 입는 거죠.”

자신의 일을 즐기는 속에서 삶의 쉼표도 분명하게 찍어주는 김창옥 소장. 앞으로 그의 즐거운 목소리를 통해 자신의 목소리에서 마음을 보는 사람들이 더욱 늘어날 듯하다.
글·김보희
kakai@brainmedia.co.kr | 사진·김경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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