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을 공감하는 뇌 신경회로 원리 규명

타인을 공감하는 뇌 신경회로 원리 규명

공감 능력 장애 보이는 자폐, 조현병 등 치료 연구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

기초과학연구원(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신희섭 명예연구위원 연구팀은 생쥐 실험을 통해 우뇌의 뇌파 동기화가 공감 기능을 유도함을 밝혔다. 공감 능력 장애를 보이는 자폐, 사이코패스, 조현병 같은 정신 질환 치료 연구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 관찰 공포 테스트(IBS 제공)


생쥐는 공포를 느끼면 동작을 멈추는 행동을 뚜렷이 보인다. 생쥐를 이용한 ‘관찰 공포(observational fear) 행동 모델’은 챔버(상자 모양의 실험 장치) 속 두 생쥐 중 한 쪽의 생쥐에게만 전기 충격을 주고, 다른 쪽 생쥐는 이를 관찰하게 하는데, 관찰하는 쪽의 생쥐가 전기 충격으로 고통받는 생쥐의 공포를 얼마나 상상하고 공감하는지를 측정했다.

생쥐의 공포 공감 능력은 상대의 고통 관찰 시 동작을 멈추는 행동의 정도와 일정 시간이 지난 뒤에도 공포에 대한 기억을 회상하는 정도로 나타난다. 생쥐가 이 모델에서 보이는 공포에 대한 공감은 인간이 느끼는 공감 패턴과 비슷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생쥐의 관찰 공포 행동 모델을 기반으로 광유전학적 기법 및 뇌파 측정 실험을 더해 공감 기능에 관여하는 우뇌 신경회로를 발견했다. 그리고 5~7 hz 진동수의 뇌파에 의해 우뇌의 세부 영역들이 기능적으로 연결되어 공감 기능이 유도됨을 규명했다.

연구진이 생쥐 우뇌의 대뇌피질-편도체1) 간에 연결된 신경회로를 억제하자 생쥐의 관찰 공포 행동이 감소하고, 반대로 신경회로를 강화하는 경우에는 관찰 공포 행동이 증가했다. 이로써 우뇌의 대뇌피질-편도체 상호간에 연결된 뇌신경회로가 공감 기능에 관여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 관찰 공포 행동 중 우뇌 연영의 뇌파 증가(IBS 제공)


흥미롭게도 생쥐의 관찰 공포 행동 중에 우뇌의 대뇌피질-편도체에서 5~7 hz의 뇌파 동기화가 관찰되었는데, 우측 대뇌피질에서 발생되는 5~7 hz 뇌파를 특이적으로 억제하자 우뇌의 뇌파 동기화와 관찰 공포 행동이 모두 억제되는 것이 확인됐다.

더 나아가 대뇌피질-편도체 뇌파의 근원이 해마 세타파임도 확인됐다. 뇌의 해마 영역에서 관찰되는 세타파는 인지, 정서, 선천적 공포 불안장애 등 다양한 뇌 기능과 관련되어 있다. 연구진이 광유전학 기법으로 해마 세타파 억제 시 우뇌의 대뇌피질-편도체 부위의 뇌파 동기화가 감소하고 관찰 공포 행동이 억제됐다. 반대로 세타파 강화 시 뇌파 동기화 및 관찰 공포 행동이 증가했다. 대뇌피질-편도체 뇌파 동기화 조절에 의해 관찰 공포 행동 기능이 양방향으로 조절되는 것을 밝힌 것이다.

신희섭 명예연구위원은 “공감 능력 조절 메커니즘을 뇌신경 회로 및 뇌파 수준에서 규명한 것은 이번이 최초”라며, “향후 공감 기능에 관여하는 유전자 및 새로운 신경회로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궁극적으로 자폐 및 조현병 같은 뇌 기능 장애 동물모델에 적용하여 정신 질환 치료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셀 자매 학술지‘뉴런(Neuron’에 12월 2일 온라인 게재됐다.

글. 우정남 기자 insight159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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