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아직도 우리가 정복하지 못한 영역중 하나입니다. SF(science fiction 공상과학)영화를 통해서 타임머신을 이용한 시간정복을 꿈꿔보긴 하지만 아직은 먼 미래의 이야기인 듯합니다. 시간의 흐름은 막을 수 없다는 이야기죠. 사실, 시간이 흐른다는 것은 참으로 많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중 몇 가지를 꺼내어 이야기 해본다면 탄생, 성장 그리고 쇠퇴를 들 수 있겠습니다. 우리는 모두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성장기를 거쳐 노화를 경험하게 됩니다. 과거 진시황이 그랬듯 아무리 큰 부귀영화를 누려도,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지고 있더라도 이를 벗어 날 수 없습니다. 결국 그 끝은 존재하기 마련이죠.
이렇듯 노화는 피할 수 없으며, 노화가 진행되면서 우리의 몸은 점차 그 기능이 저하되게 됩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신체기능에 따라 그 노화의 정도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고음역 청각의 경우 생애 최대치의 30%정도로 저하되지만 청각, 후각, 악력 등은 70%정도를 유지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인지능력은 어떠할까요? 사실 인지능력은 정량화하기 어렵기 때문에 노화로 인한 감소율을 추정해 볼 수는 없지만 뇌의 중량은 청년기를 기준으로 80세가 되면 일반적으로 7%정도 감소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는 개인차가 심해서 80세에도 뇌의 중량차이가 없을 수도 있고 또는 더 일찍 중량이 감소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차이를 우리는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까요?
노화에 따른 신체능력의 변화는 운동을 통해서 유지 또는 향상 시킬 수 있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인지 능력은 어떻게 하면 유지, 향상시킬 수 있을까요? 우리는 우리의 인지능력을 노화로부터 지켜 낼 수 있을까요? 이에 대한 해답은 뇌과학 분야에서 저명한 학술지중 하나인 <뉴로이미지NeuroImage>에 발표된 논문에서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연구자들은 12명의 청년들(Young, 남7여5, 20-35세)과 16명의 노년층(Old-High, 남4여4, 64-78세 / Old-Low, 남4여4, 63-74세)을 대상으로 학습한 단어를 기억할 때의 뇌 활성화도를 PET(Positron emission tomography, 양전자 단층촬영술)를 통해 촬영하였습니다. 이때 노년층은 기억성취도에 따라 높은 성취도를 보이는 Old-High, 그리고 낮은 성취도를 보이는 Old-Low로 구분하였습니다. 연구결과는 매우 흥미롭게도, 젊은 사람과 낮은 성취도를 보이는 노년층 모두 좌측 전전두엽만 활성화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높은 성취도를 보인 노년그룹의 경우는 좌우 전전두엽 모두 활성화 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아래 그림을 통해서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 단어를 떠올릴 때 그룹별 뇌 활성화 영역 <사진출처=Cabeza R. et. al., NeuroImage, 2002>
이와 같은 결과를 통해 우리는 다음과 같은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기억력과 관련된 뇌 영역은 좌측 전전두엽이며 이는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기능이 저하 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는 젊은 층과 낮은 성취도를 보이는 노년층의 뇌 활성화 영역이 동일하다는 것에서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높은 성취를 보이는 노년층의 경우 좌‧우뇌를 모두 사용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는 기능이 저하된 좌측 전두엽의 기능을 우측 전두엽에서 상당부분 보완해주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 할 수 있습니다. 즉, 좌‧우뇌 밸런스가 유지될 때 우리는 인지능력의 노화를 이겨 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 지난해 10월 열린 제12회 국제브레인HSP올림피아드에서 HS-Gym 종목에 출전한 학생들이 좌우뇌 균형에 효과적인 뇌 체조를 하는 모습. <사진=안승찬 기자>
그렇다면 인지노화를 방지 할 수 있는 좌‧우뇌 밸런스를 어떻게 잡을 수 있을까요? 가장 손쉽게 훈련할 수 있는 뇌체조를 소개합니다. 이 동작은 깊은 호흡과 동시에 좌‧우뇌를 모두 자극시킴으로서 두뇌의 밸런스를 조절하는데 매우 탁월합니다. 동작은 3단계로 나누어지는데 1, 2단계는 눈을 감은 채 한번은 왼쪽 다리, 한번은 오른쪽다리를 하나씩 들고, 일정시간 균형을 유지하면 됩니다. 3단계는 양 팔을 수평으로 벌린 상태에서 다리를 어깨넓이로 벌리고 무릎을 굽히고 같은 자세를 일정시간 유지하시면 됩니다. 뇌 체조는 인지노화뿐만 아니라 신체노화 방지에도 도움을 줍니다. 따라서 하루 두 번 뇌 체조 동작을 훈련하여 신체노화 및 인지노화 방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시길 바랍니다.
글. 한국뇌과학연구원 강호중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