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고형암(대장암, 유방암, 위암, 간암, 췌장암 등)의 진단 및 치료가 동시에 가능한 박테리아를 이용한 능동형 의료용 나노로봇(박테리오봇)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문기)는 전남대학교 박종오 교수의 ‘박테리오봇 융합연구단’이 암 진단·치료가 동시에 가능한 박테리아를 이용한 나노로봇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박 교수의 연구 논문은 과학전문지 ‘네이쳐(Nature)’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온라인 12월 최신판에 ‘박테리아기반 마이크로로봇을 이용한 암 진단·치료법에 관한 새로운 패러다임 (New paradigm for tumor theranostic methodology using bacteria-based microrobot)’라는 제목으로 게재되었다.
이번 연구는 고형암를 효과적으로 진단·치료하는 박테리오봇을 이용한 관련 암 치료제 개발과 의료용 마이크로·나노로봇 개발 등에 관한 원천기술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항암 약물 및 약물 전달체와 같은 기존의 암 진단·치료에 있어 수동적인 방식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이동·약물전달이 능동적으로 가능한 의료용 나노로봇에 관한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하였다.
더불어 고형암을 가진 실험 쥐 모델을 이용하여 박테리오봇의 암 지향성 및 암조직 내 타겟팅(표적화) 여부를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향후 암 진단·치료가 동시에 가능한 능동형 약물전달체 개발 및 의료용 나노로봇 개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그 동안 많은 장점과 의료분야 활용성이 높은 마이크로·나노로봇 개발에 관해 세계 유수의 연구진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제까지는 단편적인 운동성 연구에 머물렀다. 이번 연구 성과는 능동적으로 이동하고 특정질환을 지향하는 의료용 마이크로·나노로봇에 관해 이전까지는 없던 일이다.
이번 의료용 마이크로·나노로봇 기술(기능성 박테리아균주 개발, 능동형 약물전달체 개발, 의료용 마이크로로봇 개발 및 제어)은 국내 특허 출원 및 등록, 국제 PCT 출원과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에 국제 특허 출원을 마친 상태이다.
박테리오봇의 구조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살아 있는 생물체인 박테리아와 약물이 들어 있는 마이크로구조체(3μm 크기)로 구성되었다.
▲ 박테리오봇은 암세포를 공격할 약물을 담은 빨간색 공 모양 부분과 동력이자 암세포 추적기 역할을 하는 초록색의 박테리아로 구성되어 있다.(자료=사이언티픽 리포트)
박테리아는 유전자를 조작하여 독성을 제거하였으며, 편모로 움직여 조직이나 혈액 속을 유영한다. 그 박테리아들은 항암제 등 특정 약물이 들어 있는 마이크로구조체를 밀고 암에서 분비하는 특정한 물질(예, 혈관형성촉진인자)을 표적 삼아 암이 있는 곳을 찾아가도록 설계됐다.
마이크로구조체는 박테리오봇이 암에 도착하면 터져 항암제를 암 표면에 뿌리게 된다. 박테리오봇의 이동 속도는 평균 초속 5μm 가량이다. 박테리오봇이 실용화되면 미세한 초기암도 찾아가 항암제를 주입할 수 있게 돼 암 진단과 치료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의 총책임자인 전남대학교 로봇연구소 박종오 소장은 “본 연구 성과는 세계최초로 기존 암 진단·치료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능동형 약물전달체와 의료용 나노로봇이라는 의미가 있다”며 “계속 활발한 의학·공학간 융합연구를 통해 다양한 난치성 질환의 진단·치료가 가능한 의료용 마이크로·나노로봇 개발에 관한 도약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 신동일 기자 kissmesdi@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