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시끄러운 알람 소리에 눈을 떴다. 창문을 통해 햇살이 방 안으로 드리워져 있고 침대 오른쪽 옆 자명종을 쳐다보니 당장 일어나지 않으면 지각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모든 과정에서 수많은 정보가 거쳐 가고 몸을 움직이게 만드는 데 필수적인 부분이 시상이다. 시상이 손상되면 우리는 의식도, 감각도 없이 단지 숨만 쉬는 신세를 면할 수 없다. 최근 들어 단순한 연결 스위치라는 비평에서 벗어나 의식과 감각의 조율자로 변모한 시상을 만나보자.
인터뷰는 최대한 짧게 끝내자. 나는 깨어 있는 동안 잠시도 쉴 틈 없이, 그야말로 미친 듯이 일하고 있다. 휴, 지금도 눈과 귀가 이것저것 가리지도 않고 신호를 보내오고 대뇌피질도 빨리 처리하라고 재촉하고 있다.
바쁜 중에 시간을 내줘서 감사하다. 하지만 잠시도 쉬지 않는다는 것이 두뇌의 숙명 아닌가. 잠시만 참아 달라. 들어보니 감각전달이 주된 업무인 것 같다.
훗. 나의 일을 그렇게 간단히 보지 마라. 예전처럼 나를 단순히 감각과 대뇌피질을 연결하는 스위치 정도로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시각만 해도 눈으로 들어오는 모든 빛의 신호를 그대로 대뇌로 보낸다면 과부하로 쓰러지고 말 거다. 나는 후각을 제외한 모든 감각의 신호를 받아 그것을 추려내고 필요한 것만 각각의 영역을 담당하는 대뇌피질로 보낸다.
감각들의 무의미한 외침을 요약해 대뇌피질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번역해주는 것이다. 또한 여러 가지 감각 정보를 한꺼번에 통제하고 조절하게 된다. 한마디로 내가 거부한 현실의 정보는 뇌에게는 현실이 아니다.
당신의 말대로라면 당신은 감각과 의식의 조율자라고 할 수 있겠다. 잠자거나 의식을 잃는 것도 당신과 관계된 것인가?
그렇다. 나와 대뇌피질을 잇는 신경망이 켜져 있으면 감각이 전달되고 주의를 집중하는 각성상태가 된다. 반대로 이것이 꺼져 있으면 감각전달이 억제되고 의식이 없는 상태가 된다.
단순하게 보면 내 말 한마디에 모든 연결이 끊어지고 감각이 차단되어 옆에서 깨워도 잘 일어나지 않게 된다.
덧붙여서 알아야 할 것은 나와 대뇌피질의 관계는 일방통행이 아니라는 점이다. 나는 정보를 해독하고 걸러서 대뇌피질로 넘기고, 대뇌피질은 어떤 정보를 선택하고 버릴 것인지를 나와 의논하는 끈끈한 관계다.
최근에는 이런 감각과 의식에서의 활동 때문에 사람들이 간질이나 정신분열증 같은 뇌질환과 나와의 관계를 눈치채기 시작했다.
글. 브레인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