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가소성을 촉진하는 브레인트레이닝의 네 가지 핵심 요소

신경가소성을 촉진하는 브레인트레이닝의 네 가지 핵심 요소

브레인트레이너

브레인 116호
2026년 05월 27일 (수)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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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신경과학의 중요한 발견 중 하나는 인간의 뇌가 끊임없이 변화할 수 있는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이다. 새로운 경험이나 훈련이 반복되면 신경 세포 간의 연결이 강화되거나 새 신경 회로가 형성된다. 이러한 변화는 뇌가 발달하는 유아·청소년기에만 국한되지 않고 성인과 노년기까지 평생 이어진다.

이는 의도와 목적을 가지고 신경망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브레인트레이닝의 과학적 근간이 된다. 따라서 신경가소성이 효과적으로 일어나는 조건을 이해하고 조성하는 것은 브레인트레이닝의 성립 요건을 갖추는 동시에, 훈련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중요한 전제라고 할 수 있다.

브레인트레이닝 현장에서의 경험과 신경과학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뇌의 변화를 촉진하는 핵심 요소 네 가지를 추출했다. 

이완(Relaxation), 의도적 주의(Volitional Attention), 임계점 자극과 반복(Threshold Stimulation & Repetition), 메타인지적 피드백(Meta-cognitive Feedback). 이는 곧 브레인트레이닝의 핵심 요소라고 할 수 있다. 
 

1. 변화의 관문 ‘이완(Relaxation)’

브레인트레이닝을 성립케 하는 첫 번째 요소는 ‘이완’이다. 신경과학자 에이미 아른스텐Amy Arnsten의 연구에 따르면, 강한 스트레스 상태에서는 편도체가 활성화하고 카테콜아민catecholamine1이 증가하며, 사고와 판단을 담당하는 전전두엽의 기능이 약해지고 상대적으로 감정과 생존 반응을 담당하는 원시적인 뇌 회로가 우세해진다.[1]

다시 말해 강한 스트레스는 ‘생각하는 뇌’보다 ‘반응하는 뇌’를 작동하게 하고, 외부 자극이나 학습을 변화로 이어지게 하기보다 방어 기제로 인해 차단할 가능성을 높인다. 반대로 적절한 이완 상태에서는 부교감신경계가 주도하여 심박수가 안정되고 알파파가 증가하며, 전전두엽의 기능이 활성화한다. 교육학에서는 이러한 상태는 이완된 각성(Relaxed Altertness)이라고 한다.[2] 

이완된 각성 상태에는 브레인트레이닝이 효과적으로 작동하기 위한 신경학적 환경을 형성한다. 우선 전전두엽의 활성화로 주의 집중과 자기조절 능력을 높여 훈련자가 자신의 신체 감각과 정신 상태를 정교하게 인식하도록 돕는다. 동시에 신경계 내부의 과도한 잡음이 감소하여 외부 자극이나 훈련 과제가 더욱 명확하게 인식된다. 결과적으로 신경 자원이 특정 회로에 집중되도록 하여 훈련에 의한 신경망의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을 높인다.

또한 이완된 상태에서 수행하는 신체활동이나 명상, 호흡 훈련은 감각 입력과 운동 출력이 더 안정적으로 통합되도록 돕는다. 이 과정에서 훈련자는 자신의 호흡, 근육 긴장, 균형 감각, 정서 상태를 세밀하게 인식하게 되며, 이 감각 정보로 하여금 뇌의 감각-운동 회로와 전전두엽 네트워크를 동시에 활성화한다. 

이 메커니즘은 실제 브레인트레이닝 현장에서도 쉽게 관찰된다. 참가자들이 긴장된 상태에서 바로 집중 훈련을 시도할 때보다 적절한 레크리에이션이나 가벼운 뇌체조로 몸과 마음을 이완한 후 훈련을 시작할 때 집중 지속 시간이 길어지고 훈련 몰입도가 크게 향상된다.

브레인트레이닝에서 이완은 휴식이나 편안한 상태를 넘어, 전반적인 각성 수준을 최적화하는 능동적 조절 과정이다. 이는 뇌의 변화가 시작되는 생리적 토대라고 할 수 있다.[3] 
 

*1 카테콜아민(Catecholamine): 뇌와 신경계, 그리고 부신에서 생성되는 화학 물질의 일종으로, 체내에서 신경전달물질(Neurotransmitter)이자 호르몬(Hormone)으로 작용한다. 화학적으로는 카테콜(Catechol) 그룹과 아민(Amine) 그룹이 결합한 구조를 띠며, 필수 아미노산인 '티로신(Tyrosine)'으로부터 합성된다. 합성과정에 따라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 에피네프린으로 분류된다.
 

2. 변화의 방향을 결정하는 ‘의도적 주의(Volitional Attention)’

브레인트레이닝의 두 번째 핵심 요소는 ‘의도적 주의’이다. 인간의 뇌는 매 순간 시각, 청각, 촉각, 내적 사고 등 방대한 양의 정보를 처리한다. 그러나 이러한 정보들이 모두 동일한 중요도를 갖는 것이 아니고, 뇌의 에너지와 처리 자원은 제한되어 있기에 우선순위의 정보에 선택적으로 자원을 배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심리학자 마이클 포스너Michael Posner는 이러한 과정을 ‘스포트라이트spotlight’ 모델로 설명하였다.[4] 무대 위를 비추는 조명처럼, 주의가 향한 대상에 뇌의 신경 자원과 정보 처리가 집중된다는 것이다. 즉, 특정 대상에 의도적 주의를 기울일 때 해당 정보와 관련된 신경 회로의 활성도가 높아지고, 그 회로가 장기적인 신경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신경과학 연구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확인된다. 코르베타Corbetta와 슐먼Shulman의 연구에 따르면 의도적 주의 집중은 전전두엽과 두정엽으로 구성된 주의 조절 네트워크를 활성화하며, 그 결과 감각 정보 처리 영역의 활성도를 조절하여 특정 자극의 처리 우선순위를 높인다.[5] 의도적 주의는 뇌의 정보 흐름을 선택적으로 조절하는 상위 조절(top-down regulation) 과정이다. 

브레인트레이닝 과정에서는 훈련자에게 자신의 호흡, 신체 내부의 감각, 움직임, 혹은 특정 인지 과제에 대해 주의를 기울일 수 있도록 안내한다. 이때 훈련자의 목표를 반영한 의도적 주의는 특정 신경 회로를 반복적으로 활성화하는 프라이밍(priming) 효과2를 만들어, 이후 주어지는 훈련 과정으로 신경망의 변화를 이끌어낼 가능성을 높인다.

예를 들어 동일한 신체 동작을 수행하더라도 단순히 동작을 따라 하는 경우와, 근육의 움직임이나 호흡의 변화를 인식하면서 수행하는 경우에는 훈련 후 나타나는 신체 감각과 집중도의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훈련자들이 자신의 신체 감각에 의도적으로 주의를 기울일 때, 동작의 정교함이 높아지고 훈련 과정에 대한 몰입도 또한 크게 향상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브레인트레이닝에서 의도적 주의는 뇌의 신경 자원을 특정 회로에 집중시켜 변화의 방향을 설정하는 핵심 기제라고 할 수 있다.
 

*2 특정 자극이나 정보가 먼저 제시되었을 때, 그와 관련된 신경 회로가 미리 활성화되어 이후에 들어오는 정보 처리나 행동 반응이 더 빠르고 쉽게 이루어지는 현상


3. 변화의 동력을 만드는 ‘임계점 자극과 반복(Threshold Stimulation & Repetition)’

브레인트레이닝의 세 번째 핵심 요소는 ‘임계점 자극과 반복’이다. 신경과학자 도널드 헵Donald Hebb은 학습과 기억의 형성 원리를 설명하면서 ‘함께 발화하는 뉴런은 함께 연결된다(Neurons that fire together wire together)’는 원리를 제시하였다.[6] 

이는 특정 신경세포들이 동시에 활성화할 때 그 연결이 강화된다는 의미이며, 이후 연구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장기 강화(Long-Term Potentiation, LTP)라는 신경가소성 메커니즘으로 설명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일어나기 위해서는 자극의 강도가 일정한 임계점을 넘어야 한다. 자극이 너무 약한 경우에 뇌는 이를 중요한 정보로 인식하지 못하고 점차 반응을 줄이게 되는데, 이러한 현상을 습관화(habituation)라고 한다. 

이와 관련하여 노벨상 수상자인 신경과학자 에릭 캔델Eric Kandel은 바다달팽이 실험을 통해 신경가소성의 분자적 기전을 밝혀냈다. 캔델의 연구에 따르면 약한 자극이 반복되는 경우 신경세포의 반응이 점차 감소하는 습관화 현상이 나타난다. 

반면 일정 수준 이상의 강한 자극이 주어질 경우 신경세포 간의 정보 전달이 강화되고, 이러한 자극이 반복될 때 장기적인 시냅스 변화가 일어난다. 특히 반복적인 임계점 이상의 자극은 신경세포 내부에서 유전자 발현과 단백질 합성을 유도하여 시냅스 구조 자체를 변화시킨다. 

이 연구는 신경가소성이 단순한 자극만으로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임계점을 넘는 자극과 그 자극의 반복적 활성이 함께 작용할 때 형성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7] 

브레인트레이닝에서도 이러한 원리는 중요한 설계 기준이 된다. 훈련 과제가 지나치게 쉬우면 신경계는 이를 새로운 자극으로 인식하지 못해 의미 있는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반대로 과도하게 어려운 과제는 긴장을 증가시켜 스트레스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훈련자의 현재 능력보다 약간 높은 수준의 도전 과제를 제시하여 신경계가 적응과 변화를 시도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이것이 일회적인 경험으로 끝나지 않고 일정 기간 반복될 때 비로소 의미 있는 신경 변화를 만들어내어 안정적인 회로로 자리잡는다. 즉, 임계점을 넘어서는 자극이 반복될 때 뇌의 일시적인 상태(state)가 안정적인 특성(trait)으로 변화하는 것이다. 따라서 브레인트레이닝에서 임계점 자극과 반복은 신경가소성을 실제로 작동시키는 변화의 추동력이라 할 수 있다.

4. 변화의 조절 메커니즘 ‘메타인지적 피드백(Meta-cognitive Feedback)’

 브레인트레이닝의 네 번째 핵심 요소는 ‘메타인지적 피드백’이다. 메타인지(meta-cognition)는 자신의 인지 과정과 정신 상태를 스스로 인식하고 조절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심리학자 존 플라벨John Flavell은 메타인지를 ‘자신의 인지 과정에 대해 생각하고 이를 모니터링하며 조절하는 능력’으로 정의하였다.[10] 

이 능력은 학습과 문제 해결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며, 단순한 자극과 반복보다 자각과 피드백을 동반한 학습이 더 높은 성과를 만든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에서 확인되고 있다. 

전문가 수행 연구로 유명한 안데르스 에릭슨Anders Ericsson 역시 뛰어난 성과를 만드는 핵심 요인으로 ‘의식적 연습(deliberate practice)’을 제시하였다.[11] 의식적 연습에는 과제의 수행 과정에서 자신의 상태를 관찰하고, 오차를 인식하며, 이를 수정하는 지속적인 피드백 과정이 포함된다. 이를 반복함으로써 학습자는 자신의 수행 전략을 정교하게 조정하고, 결과적으로 더 높은 수준의 능력을 형성하게 된다.

브레인트레이닝에도 이 메커니즘이 적용된다. 훈련자는 훈련 과정에서 자신의 호흡, 근육 긴장, 균형 감각, 집중 상태, 감정 변화, 인지 패턴을 지속적으로 관찰한다. 이러한 자기 관찰 과정은 현재 수행하고 있는 동작이나 인지 활동이 목표한 방향과 일치하는지를 점검하도록 돕는다. 

만약 긴장이 증가하거나 집중이 흐트러지는 것을 감지하면, 호흡을 조절하거나 움직임의 강도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즉각적인 수정을 시도한다. 이러한 훈련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자기 인식과 조정은 훈련의 효율을 높이고 불필요한 긴장이나 오류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 

메타인지적 피드백은 실제 브레인트레이닝을 적용하는 현장에서도 중요한 차이를 만들어낸다. 

동일한 훈련을 하더라도 자신의 신체 감각과 집중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찰하며 수행하는 경우, 훈련 동작의 안정성과 집중 유지 시간이 점차 향상되는 경향이 나타난다. 반면 자각 과정 없이 기계적인 반복 훈련만 수행하는 경우에는 훈련의 성과가 일정 수준 이상 향상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브레인트레이닝에서 메타인지적 피드백은 훈련 과정 전반을 조정하고 최적화하는 핵심 기제로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이는 트레이너에게 훈련받는다는 인식에 머물지 않고, 자신의 뇌 상태를 인지하고 조절하는 능동적인 훈련 주체로 거듭나게 한다.


신경가소성이 작동할 수 있는 조건을 체계적으로 조성하는 과정

지금까지 살펴본 네 가지 핵심 요소를 통합해 브레인트레이닝을 정의하면, 신경가소성이 작동할 수 있는 조건을 체계적으로 조성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뇌는 평생 변화할 수 있는 신경가소성을 지니고 있기에, 이에 근거해 자신이 의도하는 방향으로 뇌를 변화시켜 나가는 기술이 바로 브레인트레이닝이다. 이는 인간이 주체적으로 자기 삶의 가능성을 확장할 수 있다는 희망의 근거이기도 하다. 

글_노형철
사단법인 브레인트레이너협회 상임이사, 사무국장.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뇌교육학과 겸임교수.
유튜브 채널 ‘브레인트레이너 노형철’


참고문헌 

[1] Arnsten, A. F. (2009). Stress signalling pathways that impair prefrontal cortex structure and function. Nature reviews neuroscience, 10(6), 410-422.
[2] Caine, R. N., & Caine, G. (1991). Making connections: Teaching and the human brain.
[3] Benson, H., Beary, J. F., & Carol, M. P. (1974). The relaxation response. Psychiatry, 37(1), 37-46.
[4] Posner, M. I. (1980). Orienting of attention. Quarterly 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 32(1), 3-25.
[5] Corbetta, M., & Shulman, G. L. (2002). Control of goal-directed and stimulus-driven attention in the brain. Nature reviews neuroscience, 3(3), 201-215.
[6] Hebb, D. O. (1949/2005). The organization of behavior: A neuropsychological theory. Psychology press.
[7] Kandel, E. R. (2001). The molecular biology of memory storage: a dialogue between genes and synapses. Science, 294(5544), 1030-1038.
[8] Flavell, J. H. (1979). Metacognition and cognitive monitoring: A new area of cognitive–developmental inquiry. American psychologist, 34(10), 906.
[9] Ericsson, K. A., Krampe, R. T., & Tesch-Römer, C. (1993). The role of deliberate practice in the acquisition of expert performance. Psychological review, 100(3), 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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