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쉬는 것이 아니라 쉬어지는 것

숨은 쉬는 것이 아니라 쉬어지는 것

오보화의 K명상

브레인 114호
2026년 01월 29일 (목) 21:58
조회수41
인쇄 링크복사 작게 크게
복사되었습니다.
▲ 오보화의 K명상 [사진=게티이미지]


'자연스러운 숨쉬기’에 대한 의문

호흡은 우리 뇌를 비롯한 몸의 여러 기관이 관장하는 자율 기능이지만, 명상과 심신 수련에서 몸과 의식의 작용을 조절하기 위해 가장 많이 활용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고대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인체의 심신 질환을 치료하는 방법으로 다양한 호흡법이 개발되고 활용되고 있습니다.

단전호흡을 포함해 여러 명상법을 공부하면서 쉬 풀리지 않는 의문이 하나 있었는데, 그것은 ‘자연스러운 숨쉬기’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호흡 명상 책을 보거나, 관련 수련 과정에 참여할 때마다 ‘숨을 자연스럽게 쉬라’는 안내를 접하게 됩니다. 이는 참으로 당연하고 쉬운 듯하나, 한편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말이기도 했습니다. 자연스럽게 숨을 쉬려고 하면 오히려 뭔가 불편하고 어색한 느낌이 들었고, 이런 경험은 제가 명상 수련 지도를 할 때 수련자들에게서도 자주 발견되는 현상이었습니다.

“하루 중 자신의 호흡에 몇 번이나 집중하나요?”

명상 수업에서 “편안한 자세로 자연스럽게 숨을 쉬세요”라고 하면 수련자들은 자세를 바르게 하려 애쓰며 어색한 호흡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연스러운 숨은 당연하고 쉬워야 하지만, 막상 그렇게 하려고 의식하는 순간 호흡의 리듬이 엉키는 것이죠. 

그렇다면 호흡에 대해 우리 함께 다시 생각해 볼까요? 우선 다음 질문에 스스로 답해보기를 바랍니다.
“하루에 숨을 몇 번이나 쉬나요?”

수업 중에 이 질문을 하면 대부분 ‘많이’라고 답합니다. 네, 맞습니다. 우리는 하루에 숨을 많이 쉽니다. 이를 수치로 표현하면 성인의 평균 호흡은 1분에 16~20회, 24시간이면 23,040~28,800회입니다. 

그러면 다음 질문을 드려보겠습니다.
“하루 중 자신의 호흡에 몇 번이나 집중하나요?”
이는 대부분 평소에 생각하지 못한 질문이어서 수련자들은 당황하거나 웃는 반응을 보입니다. 그리고 하루 중 호흡에 집중하는 순간이 거의 없다는 대답이 이어집니다. 

우리는 일상생활 중에 특별히 호흡을 의식하지 않습니다. 호흡은 우리가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 모든 순간 이어지니까요. 다행히도 호흡은 의식적으로 집중하지 않아도 멈추지 않습니다. 그래서 심장 박동과 마찬가지로 호흡에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살아온 것이죠. 

자연 상태의 숨은 ‘쉬는 것’이 아니라 ‘쉬어지는 것’

이렇게 살아온 우리가 명상 수련할 때 ‘자연스럽게 호흡하라’는 말을 들으면 저절로 그렇게 할 수 있을까요? 물론 그런 경우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의 호흡에 집중하는 것부터 어색하고, 들숨과 날숨의 속도와 박자를 의식하다 보면 자연스럽기는커녕 오히려 인위적이어서 불편한 호흡을 하게 됩니다.

그럼 자연스럽게 숨을 쉰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자연스러운 호흡이 어떤 것인지를 찾던 제가 그 의미를 확연하게 깨닫는 순간이 있었습니다. ‘자연 상태의 숨은 쉬는 것이 아니라 쉬어지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접하면서였습니다. 이는 제가 놓치고 있던 숨의 본질을 깨우쳐 주었습니다. 

평상시에는 호흡에 전혀 신경 쓰지 않으면서 잠깐의 수련 중에만 집중하려 한 모습이 보였고, 우리 몸에서 저절로 이루어지고 있는 숨쉬기에 의식이 어설프게 개입하면 방해만 될 뿐이라는 것이 이해되었습니다. 

명상 수련할 때뿐만 아니라 언제라도 저절로 쉬어지고 있는 숨을 ‘느끼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의식적으로 숨을 쉬려 하지 말고, 쉬어지는 숨을 그냥 바라보고 느끼면 된다는 깨달음은 오랜 의문에 대한 해답이자 수련의 지표가 되었습니다.   

숨을 쉬려고 하지 말고, 쉬어지는 숨을 느끼면 된다

우리는 매일 숨을 쉬며 살고, 숨이 멈추는 순간 우리의 삶도 멈춥니다. 숨은 생명이죠. 바다에 밀물과 썰물이 쉼 없이 이어지듯 우리 몸에도 쉼 없이 공기가 들어오고 나가는 생명 활동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제 저는 수련자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숨을 쉬려고 하지 말고, 쉬어지는 숨을 느끼세요.”

자연스럽게 쉬어지는 숨에 집중하다 보면 숨의 리듬이 느껴지고, 마치 모든 것이 사라지고 호흡만 남은 듯 마음이 고요해집니다. 몸과 마음의 긴장이 풀리고 이완이 깊어집니다. 숨을 통해 몸과 정신의 작용이 연결되고 통합됩니다. 

이 순간에도 숨이 쉬어지고 있음에 감사함을 느낍니다. 지금, 눈을 감고 자신의 숨을 바라보세요. 그 리듬을 느껴보세요. 
 

글_오보화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뇌교육학과 특임교수. 유튜브 채널 ‘오보화의 K명상TV’

ⓒ 브레인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 뉴스

설명글
인기기사는 최근 7일간 조회수, 댓글수, 호응이 높은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