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몸의 통증을 줄여주는 바디스캔 [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우리는 모두 건강을 원합니다. 건강하다는 것은 몸에 질병이 없는 상태를 말합니다. 몸이 건강할 때 마음도 안정되기 때문에 몸의 건강은 우리 삶에 가장 기본이 되는 중요한 요건입니다.
건강한 몸을 원하지만 우리는 여러 가지 이유로 몸의 긴장과 통증을 경험하게 됩니다. 통증은 우리에게 두려움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두려움을 경험하면 빨리 통증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 애씁니다. 그래서 통증을 없애는 진통제에 과도하게 의존해 건강을 더 해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통증이 생기면 본능적으로 몸을 긴장하게 됩니다. 긴장 반응은 통증에 대한 일종의 거부 반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통증을 마음으로 거부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저항이 긴장으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이 같은 거부 반응은 통증뿐 아니라 삶의 여러 국면에서 나타납니다. 싫은 말을 들으면 기분이 나빠지고, 불편한 상황이 벌어지면 감정이 올라옵니다. 이런 감정 반응도 통증에 대한 것과 마찬가지로 본능적으로 발생하는 저항이고, 저항할수록 감정 반응은 증폭되어 갑니다.
통증에 저항하지 않는 훈련이 필요한 이유
통증이나 불편한 상황을 거부하고 이에 저항하는 것은 몸에서 일어나는 일차적인 반응이니 당연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거부와 저항에서 비롯된 긴장이 오히려 통증을 키우는 아이러니가 발생합니다.
또한 거부하고 저항하는 데 집중하다 보면 통증이 주는 메시지를 놓치게 됩니다. 통증을 일으키는 원인을 찾아 그것의 의미를 알아채야 하는데, 몸이 발신하는 메시지를 놓치면 상황이 더 악화할 수 있습니다.
통증의 메시지에 주의를 기울이고 그 의미를 이해하는 것이 일상생활에서 쉬운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통증이 있을 때 본능적으로 올라오는 긴장을 줄인다면 통증을 더 키우지 않고 차츰 완화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통증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훈련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통증에 저항하거나 거부하지 않고 통증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긴장을 키우지 않을 수 있습니다.
우리 고유의 명상 전통 원리를 담은 《삼일신고》에는 ‘사람의 본성에는 본래 좋아함(선善)과 싫어함(악惡)이 없었는데 이를 분별하는 마음과 함께 기쁨, 슬픔, 두려움, 분노, 욕망, 짜증 같은 감정이 생기기 시작했다’라고 설명합니다.
그리고 ‘지감止感’을 통해 감정 반응을 그치고 본성을 회복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줍니다.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분별심에 의해 감정이 생기니, 감정 반응을 멈춤으로써 마음을 고요히 하는 것이 본성의 상태라는 것입니다.
본래의 고요한 마음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곧 통증에 대한 저항에서 벗어나 건강을 회복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통증이나 불편한 감정 등 우리가 겪는 삶의 모든 상황은 어떤 원인에 의해 발생한 결과입니다.
이를 가만히 바라봄으로써 몸과 마음의 긴장을 줄이고, 치유가 시작되는 환경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의 수련 전통 속 ‘지감’의 원리를 따른 명상법이자 마음 훈련법입니다.
통증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치유의 시작
통증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훈련으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내관법, 즉 바디스캔입니다. 바디스캔은 자기 몸의 느낌이나 반응을 분별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이완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바디스캔을 통해 스스로 관찰자가 되는 감각을 키우는 훈련은 몸과 마음에 매우 중요한 변화를 가져옵니다.
몸의 통증을 줄이는 바디스캔
1. 편안한 자세로 앉거나 눕습니다.
2. 머리부터 얼굴, 목, 어깨, 팔, 손, 가슴, 복부, 다리, 발의 순서로 몸을 느끼며 스캔합니다.
3. 가만히 몸 전체를 느끼며 이완합니다.
4. 몸에서 통증이 있거나 가장 긴장된 곳을 찾습니다.
5. 통증이나 긴장이 있는 곳을 가만히 느껴봅니다.
6. 느낌을 깊고 섬세하게 바라보며 호흡을 합니다.
7. 편안한 느낌이 들면 다른 통증 부위로 집중점을 옮깁니다.
8. 5번과 6번 과정을 반복합니다.
9.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내쉬며 마무리합니다.
바디스캔을 하며 어떤 느낌을 받으셨나요? 이완한 만큼 통증이 줄어든 것을 경험하셨기를 바랍니다. 통증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길은 통증을 외면하거나 저항하지 않고 이를 인정하면서 바라보는 과정에 있습니다. 왜 이런 통증이 일어나는지 그 이유를 아는 것이 각성이고, 각성하는 순간 통증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치유가 시작됩니다.
부는 바람을 바꿀 수는 없지만 돛은 조정할 수 있다는 말이 있죠. 삶에서 맞닥뜨리는 여러 부딪침이나 갈등, 그리고 몸의 통증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고통의 순간에 어떻게 반응하고 대처할지는 스스로 조절하고 선택할 수 있습니다.
바디스캔을 통해 내면에 존재하는 관찰자의 눈을 크게 뜬다면, 삶에 저항하며 갈등을 키우지 않고 마음을 다스려 상황을 지혜롭게 풀어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관찰자의 감각을 키워 스스로 자기 몸과 마음의 주인으로서 건강한 삶을 이뤄가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글_오보화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뇌교육학과 특임교수. 유튜브 채널 ‘오보화의 K명상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