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주원의 뇌기반 심리상담 이야기] 사회적 관계 속에서 삶을 긍정하는가

[오주원의 뇌기반 심리상담 이야기] 사회적 관계 속에서 삶을 긍정하는가

오주원의 뇌기반 심리상담 이야기

브레인 113호
2025년 11월 04일 (화)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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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건강을 유지하는 데는 적절한 운동과 수면, 영양 섭취뿐 아니라 가까운 사람들과 정을 나누는 것 같은 사회적 행위도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미국의 신경심리학자 존 아덴John B. Arden은 자신의 저서 《The Brain Bible》에서 뇌 건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소를 다섯 가지로 정리해 ‘SEEDS’라고 이름 붙였다.

SEEDS의 다섯 가지 요소는 사회적 관계(Social Connections), 운동(Exercise), 교육(Education), 식단(Diet), 수면(Sleep)이다. 

SEEDS는 인간의 긍정적인 사고와 기분을 유지하는 데 매우 필요하며, 아덴은 이들 요소를 꾸준히 관리함으로써 뇌 건강과 전반적인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 사회적 관계가 뇌건강에 미치는 영향 [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사회적 관계가 뇌 건강에 미치는 영향

SEEDS의 첫 번째 요소인 ‘사회적 관계’는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뇌를 건강하게 한다는 내용으로 이어진다. 왜 사회적 관계가 뇌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지, 어떻게 하면 더 건강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지 알아보자. 

우리가 가족이나 친구와 편안한 대화를 나눌 때, 뇌에서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된다. 이 호르몬은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마음의 안정감을 주며, 사람들과의 유대감을 더욱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옥시토신은 단지 감정적인 위안만을 주는 것이 아니라, 뇌와 몸의 건강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반면, 외로움을 많이 느끼면 뇌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더 많이 분비한다. 코르티솔은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면역력을 약화해 결국 몸에 더 큰 스트레스를 주게 된다.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이 감기 같은 질병에 더 자주 걸리고, 그만큼 몸과 마음의 건강이 더 취약해지는 이유이다. 

또한, 주변 사람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은 뇌에서 세로토닌이 활발히 분비되어 좋은 기분과 만족감을 더 쉽게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사회적 고립이 계속되면 우울증 위험이 커지고, 인지 기능도 떨어지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흥미로운 사실은 사회적 관계가 뇌의 구조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서로 공감하는 과정에서 뇌에 주어지는 긍정적인 자극이 신경망의 연결을 더 튼튼하게 하고, 이는 기억력을 비롯한 뇌 기능 향상으로 이어진다. 

이 같은 변화가 가능한 것은 뇌가 ‘가소성’이라는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신경 가소성이 줄어들기도 하지만, 활발한 사회적 활동을 통해 이 과정을 유지하거나 향상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실제로 대인관계가 활발한 노인들은 그렇지 않은 노인들보다 치매 발병률이 낮다고 한다. 사회적 관계가 단지 감정적 위안뿐 아니라, 뇌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사회적 연결을 강화하는 방법

그렇다면 사회적 연결을 늘리는 방법은 무엇일까? 사실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첫 번째는 ‘자주 연락하기’다. 가까운 이들과 안부를 나누는 전화 통화만으로도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작은 관심이 쌓여 돈독한 관계로 나아가는 법이니. 짧은 메시지나 영상 통화도 활용하는 습관을 들인다. 

두 번째는 ‘함께하는 활동 찾기’다. 동호회나 운동모임 등에 참여하면 자연스럽게 새로운 사람을 만나게 된다. 운동을 혼자 하는 것보다 여럿이 함께하면 더 즐겁고, 꾸준히 지속할 가능성도 더 높아진다. 무언가를 함께하는 경험은 관계를 더욱 깊게 만들어 사회적 관계 학습의 이점을 배가한다.

세 번째는 ‘경청하기’다. 사람들은 자기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사람에게 호감을 느낀다. 특히 공감하는 태도를 보이면 상대방도 편안함을 느끼고 관계가 더 돈독해진다.

네 번째는 ‘디지털 소통 적극 활용하기’다. 대면 만남 외에 SNS와 문자 메시지, 영상 통화 등을 활용해 소통을 이어간다. 

마지막으로 다섯 번째는 ‘새로운 만남을 두려워하지 않기’다. 새로운 관계를 맺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경직된 자세를 풀고 그저 사람들에게 관심을 좀 가져보는 것만으로도 괜찮다. 

때로는 처음 만난 사람과의 대화에서 뜻밖의 위로와 지지를 받을 수도 있다. 그러니 작은 모임에 참석해 보거나, 관심 있는 활동을 함께할 사람을 찾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물론 사람을 단지 많이 만나는 것보다 서로 진심을 나눌 수 있는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변에 사람이 아무리 많아도 진심이 통하는 사람이 없다면 오히려 더 외로움을 느낄 수 있다. 그러니 무조건 많은 사람과 소통하려고 하기보다는, 믿을 수 있는 사람과 편안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감정을 나누며 서로 지지하는 관계는 뇌 건강뿐 아니라 전반적인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뇌 건강을 지키는 데는 영양분을 잘 섭취하고,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잠을 잘 자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즐거움을 느끼고, 감정을 나누고, 서로를 지지하는 경험을 통해 삶을 긍정할 때 뇌는 건강한 상태로 최적화될 수 있다. 

글_오주원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 뇌기반심리상담연구원 원장 
 


▲ [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SEEDS; 
뇌 건강과 전반적인 삶의 질을 향상하는 데 중요한 5가지 핵심 요소

 S_Social Connections (사회적 관계)

가족, 친구 등과 긍정적인 사회적 관계를 맺고 활발하게 소통하는 것은 뇌 건강에 필수적이다. 고립되거나 외로운 사람들은 치매 증상을 더 일찍 겪을 수 있다.

 E_Exercise (운동)

유산소 운동은 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운동은 스트레스를 줄이고, 기억력 향상을 돕는다. 또한 새로운 뇌세포의 성장을 촉진하고, 세로토닌이나 도파민처럼 기분을 좋게 하는 호르몬 분비를 증가시킨다.

 E_Education (교육)

새로운 것을 배우고 지적 호기심을 유지하는 것은 뇌가 새로운 시냅스 관계를 형성하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나이 들어서도 새로운 도전을 계속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가 이 때문이다.

 D_Diet (식단)

건강한 식단은 뇌 건강에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단순 탄수화물과 설탕을 피하고,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S_Sleep (수면)

충분한 수면은 뇌의 재충전을 위해 필수적이며, 특히 밤에 마시는 술은 중요한 수면 단계를 방해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이 다섯 가지 요소는 일시적인 해결책이 아니라, 평생에 걸쳐 꾸준히 가꾸어야 할 중요한 습관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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