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활동 패턴을 변화시키는 브레인트레이닝 과정

뇌 활동 패턴을 변화시키는 브레인트레이닝 과정

브레인트레이너

브레인 108호
2025년 01월 03일 (금)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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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뇌 활동 패턴을 변화시키는 브레인트레이닝 과정 [이미지=게티이미지]


>>사람들과의 소통을 어려워하는 아홉 살 학생의 사례 

브레인트레이닝을 현장에 적용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관점은 에릭 젠슨이 제시한 결합성의 원리이다. 뇌는 통합된 기관으로서 모든 인간의 활동은 신체, 정서, 인지의 복합적 상호작용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최근 학교에 적응이 어려웠던 9살 민지(가명)에게 진행한 브레인트레이닝 프로세스를 통해, 이러한 원리가 어떻게 적용되는지 살펴볼 수 있었다.

민지는 원래 밝은 성격으로 과학자, 피겨 스케이팅 선수, 발레리나 등 꿈이 많고 친구들과도 잘 지내고 싶어 하지만 학교에서는 다른 사람과의 소통을 어려워했다. 부끄럼이 많고 자신감이 부족해 의사 표현도 힘들어했다. 선생님과의 소통은 물론이고 반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지 못하는 민지를 도우려는 학교의 의뢰로 트레이닝을 진행하게 되었다. 
 

▲ 뇌파측정 중인 아동 [사진=브레인트레이너협회 제공]


첫 단계로 스마트브레인을 이용해 민지의 뇌파를 측정했다. 측정 과정에서 민지는 화면에 나오는 여러 표시들에 관심을 보였다. 검사에 대한 이해가 충분하여 무리 없이 진행되었으나, 눈을 감은 상태에서 실눈을 뜨려 하고 다소 흔들리는 모습도 나타났다. 과제에 오답했을 때 감정적 반응은 거의 없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오른쪽 어깨가 올라가며 다소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테스트가 끝난 뒤 “괜찮았어?”라는 질문에는 대답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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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닝 전에 뇌파 측정으로 알 수 있는 것들

▲ 뇌파측정 사전 검사 결과 [사진=브레인트레이너협회 제공]


민지의 뇌파 측정 결과, 두뇌활용능력지표(48) 대비 Brain Test(55) 지표가 높은 것으로 보아 과제에 성실히 임한 것을 알 수 있었다. 인지강도(47), 인지속도(45), 집중력(52)이 표준범위 내에 있어 인지능력은 무난함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좌뇌 활성도(59)가 우뇌 활성도(41) 보다 18포인트 높은 편차를 보였다. 

또 안정상태 뇌파 분포에서 알파파(47) 출현이 H베타파(70)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세로 나타났고, 세타파(75)가 강하게 나타났다. 여기서 현재 민지가 겪는 불편함의 맥락을 추정할 수 있었다. 보상에 민감하며, 상황의 구체적인 내용을 분석적으로 인지할 수 있고, 불안감과 억압된 감정이 내재되어 충동성이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집중력을 유지하기 어려운 점도 있어 보였다. 
 

>>브레인트레이닝의 방향과 진행 과정

이러한 뇌파 측정 결과를 바탕으로 브레인트레이닝의 방향을 다음과 같이 설정했다.

• 대칭적이고 리드미컬한 움직임으로 뇌 내 리듬의 동시성 만들기
• 업악된 감정을 표출함으로써 내적 긴장감 해소하기. 이를 통해 수면의 질 높이기
• 자기 이해와 지지를 통해 긍정적 자기 인식 형성하기
• 주의 집중력 강화하기 

지나치게 긴장해 자기 의사를 잘 표현하지 못하는 점을 개인의 성격 특성으로만 보지 않고 뇌의 균형도, 자기 인식, 근력 상태를 두루 향상함으로써 행동의 변화를 도모하는 접근을 하고자 했다. 아동•청소년 브레인트레이닝 전문 회사인 BR뇌교육에 18년간 근무한 경력이 있는 브레인트레이너를 통해 본격적인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트레이닝 첫 단계에서 가장 중요하게 적용된 모듈은 즐겁고 신나는 신체 활동을 통해 트레이너와 라포(유대감, 신뢰감)를 형성하는 것이었다. 우리의 뇌는 상호 관계를 통해 영향을 받고 변화한다. 따라서 트레이너와 편안하게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하고 행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트레이닝의 성패를 좌우한다. 
 

▲ 브레인트레이닝 중인 아동 [사진=브레인트레이너협회 제공]


숙련된 트레이너가 민지와 함께 뇌체조와 감각 깨우기 게임 활동을 진행했다. 민지는 처음에는 소극적이었지만 활동이 진행될수록 밝아지는 모습을 보이며 프로그램에 몰입하기 시작했다. 

뇌파 측정 결과를 설명해 줄 때는 트레이너가 해석 과정에서 “민지가 열심히 하고 있다”고  이야기해 주었는데, 이 말이 나오면 민지는 항상 자고 싶다고 답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집중력이 떨어진 것인데, 엄마가 있으면 집중하다가도 없으면 집중력이 떨어져 자고 싶어진다고 하기도 했다. 평소 수면 시간이 짧거나 수면의 질이 좋지 않아 활동 시간에 피로도가 높은 것으로 추정되어 생활 습관 개선에 대한 부모님의 협조를 요청드렸다.

점토로 뇌 모형을 만드는 활동에서는 계속 터지는 웃음을 참으며 활동에 임했고, 자신의 뇌를 인식하는 체험을 하도록 이끌었지만 눈을 편안하게 감지 못하는 특성이 나타나기도 했다. 분주한 뇌 활동을 안정시키는 접근이 필요해 보였다. 
 

>>좌우뇌의 편차를 줄이고, 긴장을 해소하는 프로그램

이어서 뇌파에서 두드러졌던 좌우뇌의 편차에 주목하며 이를 완화할 수 있는 브레인트레이닝 모듈을 진행했다. 먼저 손유희와 좌우 교차 체조를 했다. 몸의 좌측과 우측을 교차해 움직이는 활동을 통해 뇌량의 신경세포를 활성화하는 접근이다. 민지는 처음에는 어색해하고, 교차 동작이 익숙하지 않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았지만 트레이너의 격려 속에 동작을 점차 익혀 나갔다.

다음은 무한대 그리기를 하였다. 엄지손가락을 들고 무한대(∞)를 그리는 손가락 끝을 눈동자가 따라가는 동작은 눈 주변의 근육과 신경을 자극하여 좌우뇌의 편차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또한 바닥에 그린 무한대 모양을 따라가는 활동을 통해 신체의 좌우를 고루 자극하고 균형을 찾는 감각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민지는 트레이너에게 의존적이면서도 자기 의사나 감정을 표현하는 것에 어려움을 나타냈다. 

다음 과정에서는 감정을 표출하고 이완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뇌의 작동 원리를 바탕으로 감정이 생기는 이유를 알고, 스스로 감정을 다룰 수 있게 하는 것이 이 모듈의 목표이다. 

감정 카드를 활용해 감정을 표현하는 상황에서 “몰라요”라고 답하며 긴장하는 모습을 보여 트레이너가 자신감 있게 말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지지했다.

감정을 이완하는 과정으로는 신문지 찢기 활동을 신나게 즐겼다. 활동 전에 작성한 활동지에는 30퍼센트 정도 채워진 하트를 그렸는데, 신문지 찢기를 한 후에는 100퍼센트 채워진 하트를 그렸다. “자신을 사랑하는 정도가 100퍼센트가 된 것이냐”고 트레이너가 묻자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변화의 시작

자율 댄스를 할 때는 다소 어색해하고, 명상 중에는 몸을 계속 움직이며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후 회차에서는 프로그램 진행의 양상이 달라졌다.

민지는 기대감을 담은 눈빛과 밝은 표정으로 트레이닝 공간에 들어섰고, 프로그램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6차시 정도가 되니 손 유희와 교차 체조를 자신있게 수행했고, 이전에 실수했던 교차 체조도 틀리지 않고 해냈다. 트레이너의 질문에 대답하는 목소리도 이전보다 커졌다.

생각-감정-행동을 알아채는 활동에서 트레이너가 상황을 제시하는 즉시 그에 해당하는 감정 카드를 선택했고, 이전보다 훨씬 또렷한 목소리로 조리 있게 말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기억에 남는 장면을 이야기하는 중에 ‘친구들이 나만 볼 때’와 ‘잠이 오지 않을 때’를 선택한 것에 주목했다. 이 두 가지 상황에서 민지가 선택한 감정은 각각 부끄러움, 슬픔, 당황, 소심, 부러움, 후회였다. 자신이 어떤 상황을 맞닥뜨린 순간에 적절한 행동을 하지 못하고 얼어버렸던 것을 이렇게 표현한 것이고, 이렇게 감정을 풀어낸 것은 매우 고무적이었다. 그렇지만 이를 긍정적으로 표현하고 인식하는 데는 어려움을 보였고, 트레이너의 격려와 지지에도 자신감이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프로그램 종반부에 접어들면서부터는 이전에 했던 활동을 종합하여 다양한 트레이닝을 시도하였다. 민지는 목표를 설정한 게임 활동에 특히 높은 몰입도를 보였다. 표현에 자신감을 가지도록 데시벨 측정기를 활용한 소리 지르기 게임을 했는데, 수치로 나타나는 소리 크기에 대한 피드백을 보고 목표 의식을 갖고 더 큰소리를 냈고, 목표를 달성하면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우뇌 활성화를 위한 왼손으로 컵 뒤집기를 재미있어했고, 웃음과 댄스 활동에서는 이전처럼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고 훨씬 더 자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더불어 2차시에 했던 스트룹 과제 수행 시간(63초)이 9차시에는 38초까지 단축되는 등 인지 속도의 변화도 나타났다.
 

>>브레인트레이닝 이후의 뇌파 측정 결과

▲ 뇌파측정 사후 검사 결과 [사진=브레인트레이너협회 제공]


프로그램을 마무리하며 트레이닝 이전에 측정한 스마트브레인 뇌파 측정을 다시 한번 진행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전반적인 뇌의 상태를 나타내는 두뇌활용능력지표(48→51)와 Brain Test 지표(55→57)로 상승했고, 인지강도가 상승(47→54)했다. 

집중력 또한 전반적으로 상승(52→59)했고, 변화 추이 그래프의 기울기가 상향하여 유지되는 변화가 나타났다. 스트레스도 감소(53→47)했다. 무엇보다 제일 첫 번째 과제였던 좌우뇌 편차가 18퍼센트에서 0퍼센트로 감소하는 획기적인 결과를 보였다.

이로써 좌우뇌 활동의 편차를 줄이고 주의 집중력을 향상시키고자 한 트레이닝 목표를 달성했다. 또한 두뇌 활성도가 상승하고 인지강도와 집중력이 상승한 데 비해 스트레스는 감소하여 두뇌 활동 효율성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안정상태의 뇌파 분포에서 알파파 출현이 다른 뇌파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세이고 세타파는 강세인 패턴은 그대로 유지돼 이는 추후 트레이닝 과제가 남았다.
 

>>뇌파 측정을 통해 파악한 뇌 활동 패턴을 변화시키는 과정 

프로그램 종료 후 트레이너가 민지에게 약 한 달 반 동안 진행한 트레이닝을 통해 변화된 점을 설명하며 격려할 때 민지는 미소를 띠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동안의 노력에 대해 칭찬받으며 기뻐하고, 자신의 변화를 신기해하면서 인정하는 모습도 보였다.

민지는 트레이닝을 통해 신체적 긴장을 완화하고,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믿음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특히 웃음 트레이닝과 에너지 느끼기 활동에서 숨어 있던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며 마음의 문을 열었고, 친구들과도 조금씩 소통하기 시작했다. 이후 민지의 부모님은 “아이의 자신감이 많이 올라갔다”며 프로그램의 효과에 감사를 표했다. 

민지의 행동 변화를 이끄는 과정은 뇌의 신경망을 통합적으로 변화시키는 과정이었다. 뇌파 측정을 통해 파악한 뇌 활동 패턴을 변화시킬 수 있는 신체적, 정서적, 인지적 트레이닝 방법을 복합적으로 동원했다. 

신체 활동을 통해 몸의 긴장이 완화되면 정서적으로도 편안해지고, 또 인지적으로 원하는 곳에 주의를 기울여 집중하는 힘이 커진다. 스트레스에 민감하고 쉽게 긴장하는 특성은 좌우뇌의 편차를 줄이는 신체 활동을 통해 완화하고, 좀 더 균형 잡힌 사고와 행동을 할 수 있게 한다. 무엇보다 신경망의 균형을 바탕으로 긍정적인 정보를 받아들이고 이를 체화하는 경험을 함으로써 자신을 새롭게 인식할 수 있다. 
 

글_노형철 사단법인 브레인트레이너협회 사무국장.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뇌교육대학 겸임교수.
유튜브 채널 ‘브레인트레이너 노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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