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를 관리하라

에너지를 관리하라

몸과 마음의 에너지를 관리해야 하는 시대, 에너지 관리가 나의 미래를 바꾼다.

브레인 105호
2024년 06월 30일 (일)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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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의 에너지를 관리해야 하는 시대, 에너지 관리가 나의 미래를 바꾼다.

피곤하거나 지쳤을 때 “에너지 충전이 필요해”라고 말하곤 한다. 긴 근무시간과 높은 업무강도, 성과에 대한 압박으로 과도한 피로와 압박감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대한민국 직장인의 56퍼센트가 충분한 휴식을 취해도 피로감을 느끼는 ‘만성피로증후군’을 겪고 있다고 한다. 스트레스를 줄이고 에너지를 끌어올리고 싶은 것은 우리 모두의 소망이다. 자신의 에너지를 관리하고 효율적으로 충전하는 방법을 알아본다.
 

 

시간 관리보다 에너지 관리가 더 중요하다.

‘에너지Energy’라는 용어는 환경학계뿐 아니라 경영·행정학계에서도 주목하는 개념이다. 에너지의 물리학적 정의는 활동하는 근원이 되는 힘이다. 글로벌 기업들은 직원들의 에너지 상태에 관심을 기울인다. 충분한 직무 지식과 경험, 노하우를 갖고 있더라도 직원들의 에너지 수준이 떨어지면 업무효율도 떨어지므로 직원에게 휴식을 보장하고 에너지를 높이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직원 개인뿐 아니라 기업 이익과도 직결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에너지 컨설턴트 토니 슈워츠를 비롯한 많은 학자가 시간 관리보다 에너지 관리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과거에는 시간 관리를 통한 효율적인 생산성 향상에 초점을 맞췄지만, 지금은 관리의 대상이 몸과 마음의 에너지로 전환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직원들의 에너지 재충전을 강조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경영학자들은 직원의 복리 후생 차원이 아니라 기업의 전략적 자원관리 차원에서 직원들의 에너지를 높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기업의 에너지 절감에는 인적 자본 관리도 포함된다. 직원들이 건강한 습관과 충분한 휴식, 적극적인 마인드 컨트롤로 긍정적인 에너지를 유지하는 것이 앞서가는 기업의 경쟁력이 되어가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실시하는 에너지 충전 프로그램의 효과 시간을 아무리 효율적으로 사용한다고 해도 몸과 마음의 에너지 상태에 따라 효율이 달라진다. 100퍼센트 몰입하여 24시간 업무에 집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단거리 달리기를 하듯 순간 집중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그만큼 방전도 빠르다. 순간의 파워로 지금 당장 업무성과를 높일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건강을 잃거나 번아웃증후군에 빠질 수 있다. 잃어버린 건강, 번아웃증후군 회복에 오히려 더 많은 에너지와 시간이 들기도 한다.

20년 전, 토니 슈워츠는 ‘에너지 프로젝트’ 경영 컨설팅 회사를 만들어 구글, 스타벅스, P&G, IBM, 마이크로소프트, 코카콜라 등 민간 글로벌 기업뿐 아니라 미국 국가안보국(NSA), 연방수사국(FBI), 국방정보국(DIA) 같은 정부 기관의 직원을 대상으로 신체-마음 에너지를 관리해 에너지 활력을 높이고, 높은 수준의 에너지를 유지할 수 있도록 ‘에너지 충전 프로그램(Energy Renewal Program)’을 운영했다.

2006년 미국의 와코비아Wachovia 은행은 1백여 명의 직원을 선발해 에너지 충전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이 프로그램은 직원들의 육체적 에너지(몸), 에너지의 질(감정이성), 에너지의 포커스(마인드), 일의 의미와 목적에 따른 에너지(일과 비전) 관리를 위해 생체물리학에서 에너지의 근원으로 꼽는 몸, 감정이성, 정신에 초점을 둔 4개의 모듈을 적용했다.

그 결과 많은 직원이 뚜렷한 개선 효과를 보였다. 은행의 여·수신 수익 실적이 각각 13퍼센트와 20퍼센트, 고객과의 관계와 서비스 지표는 68퍼센트 개선되었고, 직원 개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 직무 몰입도와 개인 생활 만족도가 높아져 응답한 직원의 71퍼센트가 업무 생산성 향상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 충전 프로그램 이후 와코비아 은행의 기업문화도 달라졌다. 정기적으로 임원과 직원들이 함께 식사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서로 감사하는 마음을 나눴다. 이전에는 연간 성과 면담과 월간 실적 보고를 할 때 직원들을 마주한 게 전부였는데, 직원들과 함께 식사하면서 업무 외의 개인 생활과 그들이 가진 생각을 듣고 업무성과에 감사하는 대화를 나눈다고 한다. 구성원들이 서로 존중하는 분위기가 되면서 개인의 긍정적 에너지가 상승하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고도 한다. 

에너지가 떨어져 힘겨운 상황에 맞닥뜨리면 자신을 피해자로 여기는 태도를 갖게 되지만, 에너지를 충전하면 스스로 부정적인 생각에 벗어나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쉴 때도 뇌가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이유

뇌는 우리 몸의 기관 중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다. 뇌의 무게는 체중의 2퍼센트에 불과하지만, 몸이 사용하는 전체 에너지의 20퍼센트를 쓴다. 부피에 비해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것이다. 뇌가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이유는 인체의 다양한 활동과 기능을 조절하고 조율하는 중추신경계의 중심이기 때문이다. 

전기적·화학적 신호로 정보를 전달하는 신경세포는 대기 상태일 때도 약한 전위 차이를 유지하며 에너지를 소비한다. 이 밖에도 뇌는 인체의 대사활동 조절, 호르몬 분비, 자율신경계 조절, 체온 조절, 수분 및 전해질 조절, 수면 및 각성 조절, 식욕 및 포만감 조절, 운동제어 등 다양한 생리적 활동과 감정, 인지 기능, 기억 및 학습, 의사소통, 사고 과정 등 다양한 정신적 활동에 에너지를 소비한다.

식물인간이 된 경우에도 뇌는 여전히 많은 양의 에너지를 사용한다. 의학적으로 식물인간이란 대뇌의 손상으로 의식과 운동기능을 상실하고 호흡·소화·흡수·순환 등의 기본적 기능만 유지하고 있는 상태이다. 인간의 뇌는 그 같은 비활성 상태에서도 포도당의 소비가 정상 상태의 절반 정도만 감소한다.

최근 미국 코넬 의대 연구팀이 ‘쉬고 있을 때도 뇌가 여전히 다른 기관에 비해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이유’를 알아냈다. 실험 내용에 관한 설명은 다소 복잡하지만 요약하자면 이렇다. 신경전달물질의 작용에 관한 것이 핵심인데, 신경전달물질은 시냅스 전 뉴런에서 시냅스 소포(synaptic vesicle)를 통해 활동전위(action potential)나 차등전위(graded potential) 등에 의해서 시냅스 간극(synaptic clef)으로 분비된다. 시냅스 간극에 분비된 신경전달물질은 시냅스 후 뉴런의 수상돌기 표면에 있는 ‘특정수용체’에 붙어서 그 기능을 수행한다.

시냅스 소포는 뉴런에서 다양한 신경전달물질을 저장하고 방출한다. 신경전달물질의 방출은 전압 개폐 칼슘 채널이 조절한다. 신경전달물질을 시냅스 소포에 포장하는 활동 시 화학 에너지를 소비한다. 연구팀은 이 과정에서 화학 에너지가 본질적으로 누출되므로 소포가 채워진 후 시냅스 말단이 비활성화된 경우에도 상 당한 에너지를 계속 소비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소포에 이미 신 경전달물질 분자가 가득찬 상태에서도 소포의 특별한 효소가 계속 작동해 에너지가 누출되는 ‘양성자 유출’ 현상을 발견한 것이다. 이 같은 양성자 유출의 유력한 원인으로 연구진은 수송단백질(transporter)을 지목했다. 막을 통해 다양한 물질을 세 포 내·외부로 운반하는 이 단백질은 신경전달물질을 소포로 가져와 운반하기 위 해 모양을 변경하는데, 양성자가 탈출할 수 있도록 한다. 비활성 뉴런에서 에너지 소비의 주요 원천이 ‘시냅스 소포’라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이러한 현상이 생기는 이유는 수송단백질의 형태 변화에 대한 에너지 기준점이 낮게 설정되어 시냅스 활동 중에 신경전달물질이 더 빨리 재장전됨으로써 더 빠른 사고와 행동이 가능하도록 진화했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1]

 

뇌가 소비하는 에너지 총량에는 상한선이 있다.

뇌가 소비하는 에너지 양의 최대치는 일정하게 유지된다. 뇌는 대기 상태에 있을 때조차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데, 머리를 많이 쓴다고 해서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면 신체의 다른 기관에서 사용할 에너지가 부족해진다. 이렇게 되면 다른 기관의 기능이 떨어지므로 뇌가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 총량을 제한한 것이다. 

뇌는 수많은 작은 뇌의 영역으로 구성된 복합체이고, 영역에 따라 에너지 배분이 달라진다. 뇌는 전두엽, 두정엽, 측두엽, 후두엽, 뇌섬엽 등으로 영역이 나뉘는데, 이를 세분하면 더 많은 하위 단위로 구성된다. 각각의 하위 단위들은 저마다 다른 기능을 발휘한다. 소비하는 에너지의 비중은 뇌에서 발휘해야 할 기능을 충족시키게 하는 뇌의 각 영역들과 연관된다. 머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능력을 발휘하게 하는 뇌의 특정 영역에서 혈류량이 증가한다. 이때 뇌의 특정 영역 이외의 영역에서는 증가한 만큼 혈류량을 감소시키기 때문에 뇌가 소비하는 전체 에너지양은 거의 비슷하게 유지된다.

머리를 많이 쓸 때 뇌의 에너지 총량에는 변화가 없지만 신체에는 변화가 나타난다. 뇌에서 에너지 소비가 많은 활동을 하면 신체에는 상대적으로 더 높은 긴장감이 요구된다. 긴장 상태에서 근육은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데, 이러한 신체 반응은 결과적으로 에너지를 갈망하는 상태로 이어진다.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 허기 반응을 일으켜 음식을 먹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몰입하면서도 지치지 않으려면

머리를 많이 쓰면 정신적으로 피로해지는데, 이 피로감을 감당하려면 신체가 건강해야 한다. 그래야 뇌의 특정 영역이 과도하게 활성화하고 신체 긴장도가 높아지더라도 에너지 소비를 많이 한 상황이 끝나면 바로 정상적인 신체 환경으로 돌아가 에너지 효율을 회복할 수 있다. 

최근 영국의 UCL대학교 인지신경과학연구소는 ‘에너지 수요는 두뇌의 정보처리 능력을 제한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에 참가한 16명(18~34세)은 정상 또는 교정된 시력과 색맹(Color blindness, 시력의 이상으로 인해 색상을 정상적으로 구분하지 못하는 증상)을 가졌다. 이들을 대상으로 BNIRS를 사용하기 위해 외부 빛을 최소화한 어두운 방에서 실험이 진행되었다. BNIRS는 수백 개의 NIR파장(광대역 근적외선 분광법)을 활용하여 뇌를 측정할 수 있는 광학 기반 신경 영상 기술이다. BNIRS를 이용하면 뇌 혈역학/산소화(산소화-탈산소화 헤모글로빈 측정) 및 대사를 관찰할 수 있다.

연구팀은 BNIRS를 통해 참가자들이 작업에 주의를 집중할 때 뇌 영역이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는지, 그리고 작업이 정신적으로 더 까다로워질 때 에너지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확인했다. 그 결과, 뇌는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복잡한 작업을 수행할 때 일부 정보를 처리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뇌의 에너지 효율이 높을수록 집중도와 수행도가 높았다.[2]

중요한 일을 하고 있을 때 옆에서 누가 말을 걸어도 인식하지 못하거나, 다른 일에 집중하다가 중요한 스케줄을 놓치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일 것이다. 신체 에너지와 정신 에너지는 어느 한쪽만 높아서는 좋은 결과를 내기 어렵다. 두 에너지가 균형 있게 작용해야 몰입하면서도 지치지 않고, 더 많은 집중력과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
 

 

성과를 높이는 4가지 에너지 관리 원칙

자신이 바라는 대로 일이 일어난다는 ‘샐리의 법칙’은 자신에게 유리한 일만 계속되는 경험법칙으로, 나쁜 일이 오히려 좋은 방향으로 이어지는 상황을 가리키기도 한다. 전화위복과 같은 의미로 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약속 시간보다 늦게 도착했는데 상대방이 더 늦게 온 경우나 시험 직전에 급하게 공부했던 곳에서 시험문제가 나온 경우 등이 샐리의 법칙에 해당한다. 이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라는 영화에서 유래했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 샐리는 좋지 않은 일을 계속 겪다가 결국에는 해피엔딩을 맞는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에게는 좋은 일이 이어지고,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안 될 거라고 믿으며 행동하는 사람에게는 나쁜 일이 이어진다는 ‘머피의 법칙’과는 반대되는 개념이기도 하다.

샐리의 법칙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뇌 속 긍정 회로의 작용이 아닐까. 긍정 회로는 마음의 에너지를 높이고, 부정 회로는 에너지를 고갈시킨다. 마음 에너지가 충만하면 긍정적 행동을 하게 되고, 그 파장에 의해 에너지가 다시 충전된다. 부정 회로의 작용은 그 반대일 것이다. 에너지는 그냥 소비하는 것이 아니다. 에너지를 관리하는 의식과 감각이 있으면 에너지를 잘 분배해서 쓰고, 효과적으로 재충전하면서 회복탄력성을 키울 수 있다. 끝으로 토니 슈워츠가 《완전한 참여의 힘》에서 제안한 ‘성과를 높이는 4가지 에너지 관리 원칙’을 소개한다.[3]

✚ 원칙 1 : 서로 분리되어 있지만 서로 관련된 네 가지 에너지원(신체적, 감정적, 정신적, 영적)을 활용해야 한다.

✚ 원칙 2 : 에너지 용량은 과도하게 사용하거나 적게 사용하면 감소하므로 에너지 소비와 재생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

✚ 원칙 3 : 역량을 강화하려면 엘리트 운동선수처럼 체계적인 방식으로 훈련하면서 한계를 넘어서야 한다.

✚ 원칙 4 : 에너지 관리를 위한 긍정적 의식은 높은 성과를 지속하는 열쇠다.


글_조용환

국가공인 브레인트레이너. 재미있는 뇌 이야기와 마음건강 트레이닝을 소개하는 유튜브 채널 ‘조와여의 뇌 마음건강’을 운영하고 있다.


참고자료

[1] Camila Pulido, Timothy A. Ryan (2021), ‘Synaptic vesicle pools are a major hidden resting metabolic burden of nerve terminals’, Science Advances, Vol 7, Issue 49, 3 Dec 2021.

[2] Merit Bruckmaier, Ilias Tachtsidis, Phong Phan and Nilli Lavie (2020), ‘Attention and Capacity Limits in Perception: A Cellular Metabolism Account’, Journal of Neuroscience 26 August 2020, 40 (35) 6801-6811 (https://www.jneurosci.org/content/40/35/6801) 

[3] Jim Loehr, Tony Schwartz (2003), The Power of Full Engagement: Managing Ener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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