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채식과 뇌

건강한 채식과 뇌

Body & Brain

브레인 35호
2012년 08월 02일 (목)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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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와 과일은 우리를 아름답게 가꿔주고 각종 질병을 물리쳐주며 노화를 방지해주고 뇌 기능을 촉진해주는 젊음의 묘약이다. 뇌는 ‘채식주의자’라는 말도 있다. 하지만 채식을 한다고 하면서 ‘풀’만 먹는 식사를 한다면 우리의 뇌가 만족할까? 흰 쌀밥과 빵, 파스타와 과자, 콜라와 커피로 식사를 때우는 것도 채식일까? 고기를 먹지 않는다는 것으로 채식을 한다고 할 수 있을까?


채식 인구가 점점 늘고 있다. 사회적·환경적 이유로, 체중조절을 이유로, 치료와 회복 등을 이유로 채식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채소와 과일을 ‘천상의 식품’이라고 말하는 학자도 있다. 하지만 많은 채식주의자들이 영양과 건강 면에서 상당히 낮은 점수를 받는다. 바꿔 말하면 무턱대고 채식을 하다간 위험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뇌가 좋아하는 채식. 정말 뇌에 좋은 것일까?

왜 뇌는 채식주의자라고 불릴까?

채소와 과일에는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 식이섬유, 유익한 지방, 피토케미칼 등 인체의 기능을 원활하게 하는 데 꼭 필요한 영양소가 잔뜩 들어 있다. 이러한 화합물들은 서로 상승작용을 하며 인체의 모든 기능을 촉진하고 최적화한다. 뇌 속 뉴런들의 신호전달 및 근육의 기능을 원활하게 하고, 심장혈관을 튼튼하게 하며, 상처를 치료하고 피부성장과 재생, 질병 퇴치를 돕는다.

뿐만 아니라 기분과 식욕, 에너지 수치까지 조절해준다. 특히 과일과 채소에는 뇌의 노화 및 인지기능 저하, 알츠하이머와 관련 있는 항산화물질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날마다 과일과 채소를 많이 섭취하면 산화스트레스도 줄이고, 뇌 세포를 보호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뇌를 건강하게 하고, 치매를 예방할 수 있게 된다.


뇌를 건강하게 하는 것뿐 아니라 식물성 식품(과일과 채소, 통곡물, 콩류, 견과류)을 많이 섭취하는 사람들은 서구식 식사를 하는 사람들에 비해 치매·심혈관질환·당뇨병의 발병률이 낮고, 수명이 길며,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고,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은 것을 보여주는 연구결과가 있다. 식물성 음식을 더 많이 섭취하면 더 건강한 삶을 사는 데 큰 도움이 되는 것만은 분명하다.

왜 채식이 뇌를 위축시킨다는 오해를 받는가?

영국 옥스퍼드대학 약학교수 데이비드 스미스 박사 연구진은 비타민B가 노인성 치매 예방 및 억제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노인성 치매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노화에 따른 뇌 수축인데, 비타민B가 뇌 수축을 상당 수준 늦춰준다는 것이다.

경도인지장애(MCI)를 갖는 70대 이상의 노인 중 약 절반 정도가 알츠하이머성 치매 질환으로 진행하게 된다. 연구진은 이러한 알츠하이머병의 초기 단계에 있는 노인 168명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에만 엽산, 비타민B6, B12를 혼합한 고단위 비타민B를 2년 동안 투여했다. 그 결과 비타민B 투여 그룹이 대조군에 비해 뇌 위축 속도가 평균 30% 지연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노인들은 뇌 위축 속도가 53%까지 지연돼 정상 노인들과 그 속도가 같아졌다.

비타민 B12는 동물성 식품을 통해서만 섭취할 수 있다고 알려져왔다. 때문에 채식주의 식단의 약점으로 비춰진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해조류(김, 미역, 다시마, 파래 등)에 다량 함유되어 있으며, 최근에는 된장·간장·김치 등의 발효식품에도 많이 들어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더욱이 김은 하루 2장(4g)만 먹어도 권장량을 넘게 섭취할 수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채식을 하면 비타민 B12가 결핍된다’는 영양학 교과서의 내용은 수정돼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해조류와 발효식품을 많이 먹지 않는 서구의 채식주의자들은 비타민 B12 보충제를 먹는다.

또한 채식을 하지 않더라도 65세 이상의 노인들은 비타민 B12 결핍증에 걸릴 위험이 매우 높기 때문에 비타민 B12 보충제를 섭취해주는 것이 좋다. 연구진이 처방한 비타민B는 하루 권장 섭취량의 4~300배까지 많은 고농축 알약이었다.



몸과 뇌가 좋아하는 채식이란?

❶ 어떤 지방을 선택할까?

채식을 하는 많은 사람들이 ‘지방’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가지고 있다. 살코기에 붙어 있는 지방덩어리를 먼저 떠올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뇌가 좋아하는 진정한 채식을 위해 우리의 몸은 지방과 친해져야 한다. 단지 어떤 종류의 지방을 선택하느냐, 그것이 문제다. 뇌 혹은 뉴런이 지방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하지만 놀랍게도 뇌의 3분의 2가 지방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우리가 섭취하는 지방의 종류가 뇌의 기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뉴런이 신호를 얼마나 잘, 그리고 빨리  전달하느냐는 우리가 어떤 지방을 섭취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럼 어떤 지방을 선택해야 할까? 좋은 지방이라고 불리는 불포화지방은 상온에서 액체 상태이며 대체로 식물에서 얻는다. 올리브유, 카놀라유, 호두유, 땅콩유, 참기름, 아마씨유, 아보카도유 등의 기름뿐 아니라 호두·아몬드·잣·땅콩·해바라기씨 등의 견과류도 불포화지방산이다.

하지만 식물성 지방이라고 다 같은 것은 아니며, 전부 다 몸에 좋은 것도 아니다. 코코넛유와 팜유, 팜핵유는 포화지방으로, 상온에서 고체 상태이며 동물성 기름 못지않게 건강에 해롭다. 채식으로 오메가3 지방산을 섭취하려면 아마씨, 아마씨유, 들기름, 콜리플라워 등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➋ 단백질이 부족하지 않을까?

육류를 먹지 않으면 단백질이 부족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단백질이 부족하면 세로토닌, 멜라토닌, 엔도르핀과 같은 각종 호르몬의 이상이 나타난다. 모든 육류에는 9가지 필수 아미노산이 들어 있지만 식물에는 1~2가지씩 빠진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역시 여러 종류를 섞어 먹으면 보완이 된다.

하루 한 끼 현미 콩밥을 먹고, 견과류 한 움큼만 먹어도 단백질 부족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현미는 모유보다 단백질 함량이 높다. 완벽하게 채식을 하는 사람들도 하루에 최소 필요량을 훨씬 상회하는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➌ 칼슘, 철분의 보충

채식주의자는 유제품을 섭취하지 않기 때문에 칼슘 섭취가 어렵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하루 한두 끼 녹황색 채소 쌈이나 샐러드를 먹는 것만으로도 칼슘 섭취는 충분하다. 케일, 시금치 등에 칼슘이 많다. 칼슘이 많이 들어 있는 채소일수록 잎이 두껍고 단단하다. 채소가 우유보다 칼슘 함량이 낮지만, 칼슘 흡수를 방해하는 인산이 들어 있는 우유보다 칼슘 섭취는 용이할 수 있다.

철분 부족도 채식을 할 때 우려하는 부분이다. 고기의 빨간색 부분에 철분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특별한 질병이 있거나 임산부가 아니라면 철분 부족을 우려할 필요는 없다. 현미에는 100g당 철분이 2.1㎎ 들어 있어(쇠고기 4.8㎎/100g) 세 끼 현미를 먹는다면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꼭 채식을 해야 하는가?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해지기 위해 채식주의 식사가 절대적으로 필요한가? 그 대답은 ‘No’이다. 대부분의 채식주의자가 비채식주의자보다 더 오래 산다고 하지만, 모든 채식주의자가 건강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가공 채식 식품, 흰 빵과 흰 쌀밥, 흰 밀가루, 파스타 등을 많이 먹고 살이 찌거나 건강이 좋지 않은 완전 채식주의자도 적지 않다.

단순히 채식주의자가 되는 것으로 건강해지지는 않는다. 육류와 유제품을 피하는 사람들이 현대인의 주요 사망 원인인 심장병, 암, 고혈압, 당뇨병, 비만을 훨씬 더 적게 가진다고 알려주는 연구가 많이 있다. 그러나 다양한 채소와 과일, 통곡물, 콩류, 견과류 등을 많이 섭취하면 채식주의자 못지않게 장수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완전한 채식주의자가 아니더라도 채식주의의 장점을 가질 수 있다. 

육식과 아이들의 성장 관계
많은 연구들이 성장을 촉진하는 ‘동물성 식품이 많은 식사’로 인해 아이들의 성장이 빨라졌다는 사실을 일관되게 보여준다. 단백질과 지방이 풍부한 식사로 인해 요즘 아이들은 유전자로 예측할 수 있는 키보다 훨씬 크다. 그러나 일찍 성숙하고 유전 요소보다 더 크게 성장하는 아이들은 유방암, 전립선암, 직장암, 백혈병, 난소암, 자궁내막암에 걸릴 위험성이 더 높다. 성장은 노화와 동일시된다. 느린 성장이 느린 노화와 장수로 이끈다.

채식을 실천하는 의사·치의사·한의사 모임인 '베지닥터(vegedoctor.com)' 선정
건강과 환경을 살리는 10대 권장식품

➊ 현미  베지닥터가 ‘현대인 건강에 필수’라며 첫 번째로 꼽은 장수식품. 항암효과와 중금속 오염의 강력한 해독작용이 있다.
➋ 콩 암세포를 억제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대로 먹는 것보다 두부 등 가공식품으로 먹는 것이 더 좋다. 
➌ 들깨 변비, 기침, 갈증 등에 좋으며 뇌신경을 튼튼하게 해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➍ 미역 비타민12 등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 칼슘이 풍부하다. 상처 회복을 빠르게 해준다.
➎ 마늘 노화 억제, 피부탄력 유지, 중금속 제거, 간의 독소 해독 등에 좋다. 방사선 보호 효과도 있다.
➏ 당근 비타민A와 베타카로틴이 풍부하다. 눈의 영양 공급에 좋다.
➐ 양배추 피부 관리, 염증 예방, 암세포 억제, 다이어트 등에 좋다. 익혀 먹어도 영양소 파괴가 덜 된다.
➑ 브로콜리 미네랄이 많고 비타민C와 상승작용을 일으킨다. 데치는 것보다는 쪄 먹는 편이 좋다.
➒ 고구마 비타민C가 풍부하다. 칼륨이 많아 체내의 염분 밸런스를 조절해준다. 혈압이 높은 사람에게 좋다.
➓ 청국장과 된장 항암작용 및 전체적인 대사에 좋은 식품이다. 효소가 들어 있어 영양분 흡수에도 좋다.

글·최유리 yuri2u@hanmail.net
도움받은 책·《아이를 변화시키는 두뇌 음식》 조엘 펄먼,
《두뇌 건강 푸드 처방전》 사만다 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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