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못해 살아가는 힘든 삶의 시간들을 생각하면 ‘삶을 축제로’ 살아간다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하지만 그 비현실적인 바람은 우리에게 삶에 대한 꿈을 가지게 해주고 현재를 즐기게 한다. 공연장, 집, 레스토랑이 함께 자리한 아트포라이프Art For Life의 관장이자 오보이스트인 성필관 관장은 ‘삶을 축제로’라는 비석을 세워두고 누구보다 열심히 축제의 삶을 예술 속에 구현하고 있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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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이 소통하는 축제
그의 축제에 초대받기 위해 우리는 머리와 가슴을 열어두어야 한다. 인간의 풍부한 감정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볼 때 “녹슨 감성의 안테나를 닦아서 잃어버린 감성을 찾아야 도덕성이 회복된다”는 그의 말은 공허하지 않다. 이러한 감성을 회복시키는 인도자로 그는 예술을 든다. 예술이야말로 인간의 부족함과 타락을 스스로에게 각성시키는 거울의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전율을 주는 연주가 눈을 적시는 것은 단순히 연주의 훌륭함 때문이 아니다. 자신과 스스로 마주 볼 수 있는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음악뿐 아니라, 문학, 미술, 건축 등도 마찬가지다. 그는 예술을 통해 우리가 죽은 자와 영혼을 나눌 수 있다고 말한다. 모차르트, 베토벤, 톨스토이, 헤르만 헤세, 카르티에 브레송, 로버트 카파 등등. ‘예술은 죽은 자와 나누는 우정이며, 그들이 산자들의 삶 속에 거는 말’이라는 것이다.
나눔으로 완성되는 축제
아트포라이프는 부암동 산기슭에 자리한 소나타 형식의 집이다. 1악장 알레그로인 공연장은 활기차고, 2악장 아다지오인 한옥은 고요하며 자연에 가깝다. 3악장 알레그로 론도인 레스토랑은 사랑, 슬픔, 분노를 함께 끌어안는다. 건축가가 아닌 음악가가 지은 집이라 아트포라이프는 형식으로부터 더욱 자유롭다. 곳곳에 맛이 살아 있는 공간들처럼 그는 음악가의 명성을 가지고 있으나 건축, 사진, 미술, 공예 등 여러 방면의 예술을 즐긴다. “사진을 찍으면 음악이 보여요. 음악을 하면 그림이 보이고, 그림을 하면 건축이 보이죠. 그런 순환이 가능한 것이 모두 인간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에요.”
재능이라는 것이 서로 통하는 것처럼 나누는 삶도 예술과 통한다고 그는 말한다. 예술은 나눔의 한 형태이기 때문이다. 성필관 관장과 그의 아내는 부모가 투병 중인 자녀들을 위한 펀드를 만들고 가난한 예술가를 지원하며 다각적인 나눔을 모색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가 말하는 진정한 축제는 나누는 삶인지 모른다. 예술은 그 축제를 더욱 풍요롭게 하는 삶의 리듬일 것이다. 나로부터 우리로 삶의 영역을 넓혀나갈 때 우리의 뇌도 더 큰 비전을 가지고 성장해나갈 것이다.
글·최유리 yuri2u@brainmedia.co.kr│사진·강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