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받는 남자의 요리 이야기

아기 받는 남자의 요리 이야기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

브레인 30호
2011년 10월 14일 (금)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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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받는 남자의 요리 이야기
‘아기 받는 남자’라는 닉네임으로 요리 블로그를 운영 중인 산부인과 의사 황인철 교수의 블로그에는 사람을 잡아끄는 묘한 매력이 있다. 그가 블로그를 시작한 동기는 둘째 아이를 임신한 아내와 뱃속의 아이를 위해 시작한 요리가 나날이 일취월장하자 이왕이면 여러 사람과 함께 요리 정보를 나누는 게 어떻냐는 주위의 권유 때문이었다. 꼼꼼하고 세심하게 요리 스타일별로 분류된 카테고리와 건강 정보를 보고 있자니 참 믿을 만한 의사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요리는 즐거운 휴식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요리하는 횟수가 늘자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더 많아졌다고 한다. 또 여러 사람들과 소통 창구가 생긴 것도 아주 좋은 점이다. 병원에서는 환자들이 궁금한 것이 있어도 의사에게 묻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블로그에서는 이웃들이 그에게 의료에 관한 궁금증을 마음껏 묻게 된 것. 황 교수는 이웃 블로거들의 질문에 성의껏 답해준다. 블로그를 통해 소통하는 체험은 진료실에서도 환자들의 이야기에 더 귀 기울이게 한다.

병원일이 바쁜 와중에도 요리를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음식 만드는 것이 고된 일이 아니라 즐거운 취미활동의 효과를 주기 때문이다. 때로는 일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푸는 휴식이 되기도 한다.

그러고 보면 아기 받는 일과 요리는 닮은 점이 많다고 한다. “아기를 기다리는 건 산모뿐 아니라 의사도 마찬가지예요. 아이의 얼굴을 보기까지 40주라는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한 것처럼, 요리도 뭉근하게 끓이고 삭힌 것이 맛있고 몸에도 좋죠. 또 태어난 아기를 처음 대면하는 사람이 의사인 것처럼, 산해진미를 만들어 처음 맛을 보는 것도 요리사이고요.

그리고 저는 출산의 고통을 느껴본 적은 없지만 제가 아프다는 생각으로 진료에 임하려고 노력해요. 음식을 만들 때에도 내 취향보다 그 음식을 먹을 사람의 입맛에 맞추려고 합니다. 진료하는 마음이나 음식을 만드는 마음이나 같아요. 모든 게 건강하고 행복하기 위한 것이니까요.”


진료하는 마음과 요리하는 마음은 같아
사람들이 그의 레시피를 좋아하는 이유는 ‘저 정도면 나도 해볼 수 있겠네’ 하는 자신감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는 복잡한 재료가 들어가는 생소한 요리든,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요리든, 재료가 없으면 없는 대로, 있으면 있는 대로 자신만의 레시피를 만들어간다.

“재료가 다 갖춰지지 않았다고 음식 만드는 것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해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요리란 끊임없이 반복하며 맛을 찾아가는 작업이에요. 처음부터 맛을 잘 내는 절정의 요리 고수는 많지 않죠. 지금 실력이 없다고 해도, 재료가 다 갖춰지지 않았다고 해도 일단 시도해보세요. 그래야 자신의 손맛을 찾을 수 있어요.”

앞으로는 블로그에서 건강과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더 많이 다룰 생각이라는 그는 특별한 영양 보조제나 약 없이 음식만으로도 건강한 식단을 만들어보고 싶단다. 블로그 이웃들이 반길 소식이겠다.

글·정소현 nalda98@brainmedia.co.kr
사진·황인철(블로그 ‘아기 받는 남자의 아주 특별한 레시피’ http://blog.daum.net/drc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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