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장군이 위세를 떨치던 맹추위가 어느새 사라지고, 길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의 가벼워진 옷차림에서 어느새 겨울이 끝나가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하지만 겨울이 끝나기 때문에 아쉬워하는 사람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특히, 겨울에만 즐길 수 있는 특수한 것들이 주는 즐거움에 푹 빠져 본 사람이라면 겨울이 끝나는 것에 왠지 모를 아쉬움에 시달리고 있을 터이다. 겨울이 지나고 나면 ‘겨울에는 그런 것들을 즐기는 맛이 제대로인데’라고 아쉬움을 남기는 것들을 겨울을 보내는 길, 마지막 끝자락을 잡고 마음껏 만끽해 보자.

(사진 출처 : 아침고요수목원 홈페이지 http://morningcalm.co.kr/sub4.htm)
겨울 풍경
소복하게 눈이 쌓인 풍경은 화려한 색조 대신 하얀색으로 통일된 모노톤이 주는 평화로운 느낌을 우리에게 선사한다. 눈이 하얗게 쌓인 공간을 보면, 어느새 머릿속이 하얗게 정화된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을 것이다. 눈 쌓인 풍경은 우리에게 동심의 마음을 선사하며 뇌에서 편안함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차가운 눈 속에서도 나뭇가지 끝에 피어 다음 해에 필 새싹을 준비하는 꽃눈을 보면 생명의 강인함을 느끼게 해준다. 결국, 겨울의 풍경은 황량함이 아닌, 봄을 채우기 위한 여백인 것. 물러나는 겨울의 끝자락 풍경을 아직까지 즐길 수 있는 곳은 경기도의 가평군에 있는 아침고요수목원으로 3월 6일까지 오색별빛정원전이 개최된다.
겨울철 제철음식, 매생이와 굴
겨울철 제철음식이라고 하면 딱 떠오르는 것이 매생이와 굴인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굴은 양식기술의 발달로 산란기간인 5월~9월경만 피하면 쉽게 구할 수 있다. 굴에 비해 매생이는 자연채취가 매년 11월에서 이듬해 2월까지, 1년에 딱 3개월만 먹을 수 있다. 겨울철이 지나면 맛보기 힘든 매생이에는 철분, 요오드, 칼륨 등이 포함되어 있어 어린이 성장발육과 골다공증 예방 효과가 높다.
매생이를 고를 때는 광택이 있고 선명한 녹색을 띤 어린잎을 고르는 것이 좋다. 손질하는 법도 간편해 넉넉한 물에 담가서 풀어지면 조금씩 집어서 흔들어가며 씻어서 건져내면 된다. 이렇게 손질해 놓은 매생이는 한 번 먹을 분량만큼 냉동보관하면 오래 두고 먹을 수도 있다. 부드러운 식감과 향긋한 향을 자랑하는 매생이는 굴과 궁합이 좋아 국을 끓어 먹거나 기름을 두르고 따끈한 전을 부쳐 먹으면 좋다.
겨울철 온천
어렸을 때, 어른들이 뜨거운 온탕에서 ‘시원하다’라고 하는 것을 듣고 겁 없이 들어갔다가 ‘앗 뜨거’하고 뛰쳐 나온 기억, 한 번씩은 있을 것이다. 예로부터 우리 선조는 ‘수승화강’이라 하여 머리는 시원하게 하고 아랫배는 따뜻하게 하라 하였는데, 겨울철 온천욕은 ‘수승화강’을 그야말로 제대로 체험할 수 있다. 기온이 낮은 겨울철, 온천에 몸을 담그면 머리에 있는 열은 아래로 내려주고 몸의 차가운 기운은 머리로 올라가 두뇌 노화에 좋을 뿐 아니라 면역력이 올라가 겨울철 잔병치레도 막아 준다.
조선 시대에 왕도 곧잘 즐겼다는 온천에는 온천마다 각기 다른 특징이 있는데 특히 충청남도 아산시의 도고온천이나 충청북도 충주시의 수안보 온천 등이 몸에 좋은 효능으로 유명하다. 도고온천과 수안보온천은 음용이 가능해 각각 위장병과 충치예방에 좋은 효과를 보인 뿐 아니라 몸을 담그게 되면 신경통, 관절염, 위장병, 부인병, 피부병 등에도 좋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