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다이어트와 나쁜 다이어트 구분하기

좋은 다이어트와 나쁜 다이어트 구분하기

헬스의 정석

브레인 118호
2026년 08월 25일 (화)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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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만큼 정보가 넘쳐나는 분야는 없을 겁니다. 그 한편으로는 다이어트만큼 엉터리 정보가 한가득한 곳도 없습니다. 사실 살을 빼는 일은 그토록 많은 정보가 필요한 것도 아니고, 어마어마하게 복잡한 이론을 바탕으로 하는 것도 아닙니다. 다이어트에서는 얼마나 많이 아느냐보다는 얼마나 ‘제대로 아느냐’와 ‘추진력’이 더 중요합니다. 엉터리 정보의 홍수 속에서 유용한 정보를 가려내고, 다이어트를 하는 동안 자신의 심리를 제어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본 틀과 도구를 안내합니다. 
 


맞는 속설, 틀린 속설

다이어트와 관련해서는 속설이 참 많습니다. 속설 중에는 맞는 것도 있고, 완전히 틀린 것도 있고, 절반만 맞는 것도 있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세 번째가 가장 많습니다. 특수한 경우에만 적용되거나, 전제조건이 빠진 채로 결론만 마치 모든 경우에 통하는 사실인 것처럼 통용되는 것이죠. 그럼 지금부터 웬만한 다이어트 사이트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속설들을 하나하나 짚어보겠습니다.

밤에 먹으면 더 살찐다? (×)

하루 전체의 섭취 열량이 같다면 저녁을 오후 5시에 먹든, 잠들기 직전 11시에 먹든 체지방과는 상관없습니다. 다만 취침 시간 대비 너무 일찍 저녁을 끝내면 배가 고파 잠들기 힘들고, 너무 늦게 먹으면 소화기에 부담이 될 수 있을 뿐입니다. 아마도 낮보다는 밤에 고열량을 섭취하는 사람이 많고, 밤에 음식을 먹은 후 다음날 아침에 얼굴이 붓는 것 때문에 생겨난 속설이 아닐까 합니다.

아침을 굶으면 점심을 폭식해서 더 살찐다? (△)

이 속설은 아침 식사용 시리얼을 만드는 모 다국적기업의 광고로 유명해졌습니다. 실제 실험에서도 아침을 안 먹으면 점심을 약간 더 먹는다는 건 사실로 밝혀졌습니다. 그런데 점심에 더 먹은 양이 아침에 건너뛴 식사의 열량을 상쇄할 만큼은 아니었습니다. 

결론은 아침을 거르는 것이 식사 패턴을 망가뜨리거나 근육 성장에 문제가 될 수는 있을지라도 점심에 그것을 상쇄할 만큼 더 많이 먹게 하지는 않습니다. 아침을 거른다고 해도 나머지 식사를 통제할 수 있다면 살을 빼는 데는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니 절반만 맞는다고 해야겠군요.

생리 직후에 운동하면 살이 잘 빠진다? (△)

여성들 사이에 떠도는 속설로, 실제로 생리 후에 체중이 확 줄어든 여성들의 경험담을 타고 검증된 듯 보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여성은 운동과 무관하게 호르몬의 영향으로 생리 직전에 수분 증가로 체중이 약간 늘고 생리 후반부로 가면 체중이 줄어듭니다. 그러니까 어차피 빠질 무게가 빠진 것이지 생리 후에 운동을 했다고 빠진 체중이 아닌 거죠.

이론상으로는 생리 직전에 체중이 늘고 컨디션이 최악인 때가 지방 연소량은 아주 조금 더 많습니다. 하지만 생리 직후에는 대체로 여성들의 컨디션이 좋아서 다른 때보다 고강도 운동도 잘 소화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생리 직후의 고강도 운동이 간접적으로 감량에 도움이 될 수는 있습니다.

땀을 흘려야 살이 빠진다? (×)

땀의 양은 주변 환경과 개인별 체질, 운동 강도나 방법의 합작품입니다. 특히 기온과 습도의 영향이 절대적이죠. 이런 모든 조건이 같다면 땀의 양이 운동 강도를 어느 정도는 반영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저 더워서, 혹은 옷을 두껍게 입어서 흘리는 땀이라면 체지방 연소와는 관계가 없습니다. 운동 중에 땀을 흘려 빠진 체중은 어차피 물 한 잔 마시면 돌아옵니다. 도리어 땀이 많이 나는 더운 날씨보다 으슬으슬 추운 날씨가 에너지를 더 많이 태웁니다.

식물성 음식은 살이 안 찐다? (×)

이 역시 잘못된 속설의 전형입니다. 식물성이든 동물성이든 몸에 들어가면 영양소가 되고, 많이 먹으면 살이 찝니다. 먹는 양이 관건이지 동물성이냐 식물성이냐는 살찌는 것과 무관합니다. 고구마나 현미밥도 많이 먹으면 살찌고, 돼지고기도 살코기로 적당히 먹으면 살 빼는 데 도움을 줍니다.

오리 기름은 불포화지방이라 많이 먹어도 살이 안 찐다? (×)

이것도 어처구니없는 속설로, 오리고기는 가금류 중에서는 가장 지방이 많습니다. 오리의 기름도 그저 기름일 뿐입니다. 먹는 만큼 살이 찌는 건 당연합니다. 오리고기의 지방 조성은 돼지고기와 유사하며 그 자체는 특별할 것이 없습니다. 단 오리의 살점은 고단백이고, 지방도 돼지고기와 달리 껍질 주변에 몰려 있어서 국물에도 잘 흘러나옵니다. 껍질을 제거하고 국물만 피하면 고단백 저지방의 양호한 식품으로 변신할 수는 있습니다.

염분을 많이 먹으면 살찐다? (×)

염분 그 자체는 체지방 축적과는 무관합니다. 과도한 염분이 몸에 수분을 잡아두게 해 일시적인 붓기와 체중 증가를 유발할 수는 있지만 체지방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습니다. 다만 염분은 식욕을 돋우는 효과가 있어 그 때문에 음식을 더 먹게 된다면 간접적으로는 체지방 관리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염분에 대한 오해는 보디빌더나 사진 촬영을 앞둔 모델들이 계체와 근선명도 향상을 위해 일시적으로 저염식을 했던 것이 일반인에게 와전된 측면도 있습니다. 염분은 혈압이나 신장 등 일부 내과질환에서는 제한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건강한 정상인의 경우라면 염분을 적절히 섭취하는 것이 장기적인 컨디션 유지에도 좋습니다.
 

좋은 다이어트는 느리게 빠진다

제 블로그에도 많은 분들이 살을 단기간에 얼마나 빨리 뺄 수 있을지를 묻지만 사실 답이 거의 불가능한 문제입니다. 한 달이나 일 년이라면 모를까, 일이나 주 단위로 얼마를 뺄지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합니다. 체중 감량은 쭉 뻗은 내리막이나 오르막 도로를 달리는 게 아니라 울퉁불퉁 험준한 산을 오르내리는 것과 비슷합니다. 갑자기 쭉 내려갔다가 한동안은 제자리만 맴도는 정체기에 접어들기도 하죠. 하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 몸에서는 천천히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여성의 경우는 더 골치가 아픕니다. 여성은 생리 주기에 따라서도 체중이 들쑥날쑥합니다. 하루 이틀의 체지방 변화는 고작해야 몇십 그램이지만 생리 주기에 따른 수분량은 하루 사이에 킬로그램 단위로 변합니다. 아침저녁으로 체중계에 올라봤자 일희일비하며 스트레스만 받습니다. 따라서 감량 속도는 여성은 월 단위로, 남성도 최소 주 단위로 보아야 합니다.

· 현실적인 감량 속도

감량 속도는 어느 정도가 현실적일까요? 전적으로 지금 체중에 달려 있습니다. 비만할수록 빠르고, 체중이 가벼울수록 더딥니다. 비만했을 때는 빨리 빠지지만 갈수록 더뎌지고, 결국 아무리 다이어트를 해도 거의 빠지지 않는 선에 이르게 되죠.

가장 무난하고 안전한 감량은 자신의 체중에서 매월 평균 1퍼센트 정도씩을 빼는 것입니다. 70kg 여성이 12개월 동안 매월 1퍼센트씩 빼면 약 62kg(70×0.9912)이 됩니다. ‘에게? 겨우?’라고 생각하겠지만 현실에서는 이 정도의 성공 사례도 많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원하는 수준에 그나마 근접한 빠른 감량은 매월 2~3퍼센트 정도입니다. 위의 70kg 여성이 (비록 현실에선 드물지만) 탈 없이 이 감량 속도를 유지한다면 1년 후 49~55kg 정도가 되겠죠.

이 정도도 만족스럽지 않다면 애당초 감량에 대한 개념을 잘못 잡았습니다. 일부 매스컴에서 소개하는 쇼킹한 감량 사례나 감량 전후를 비교한 사진에 속는 분들이 많습니다. 여름을 코앞에 둔 봄이면 “8월까지 20kg 뺄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이 봇물을 이루는데, 제 대답은 간단합니다. “내년 8월까지는 가능하겠죠.” 이런 분들이 욕심을 못 버리면 내년 여름을 앞두고도 똑같은 질문을 하고 있을 겁니다.

· 빠른 감량의 정체는 뭘까?

그럼 터무니없는 판타지 버전의 감량은 일단 접어두고, 빠른 감량과 느린 감량 중 어느 쪽이 좋을까요? 느리게 빠지는 게 ‘원칙적으로’ 좋다고 말하면 듣는 분들은 화가 확 치밀지도 모르겠네요. 그럼 말을 조금 바꿔보겠습니다. “좋은 다이어트는 느리게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어감이 조금 다른가요? 지금부터 그 이유를 설명하겠습니다. 살을 빼려면 섭취 열량보다 쓰는 열량이 많아야 합니다. 상식적이고 간단한 물리 법칙이죠. 들어오는 열량이 부족한 만큼 몸에서는 무언가를 태워 없앴을 테고, 줄어든 체중계 바늘을 보면서 다이어터는 행복할 겁니다. 그런데 대체 내 몸에서 뭐가 타서 없어졌을까요?  

이때 후보는 체지방(지방)과 글리코겐(탄수화물), 근육(단백질) 셋입니다. 그런데 글리코겐은 다 합쳐야 2,000kcal 남짓이고, 초반에 확 줄어들고 끝나니 남는 건 나머지 둘입니다.  

체지방은 열량 효율이 가장 우수해서 1kg만 태워도 건강한 성인이 약 2~4일간 소모하는 7,700kcal가 나옵니다. 즉 열량이 7,700kcal 부족해야 1㎏이 없어진다는 말이죠. 그에 비해 근육은 1kg을 다 태워도 1,000kcal 남짓밖에 안 나오는 형편없는 연료입니다. 이 말은 지방보다 근육이 빠질 때 체중은 8배 가까이 빨리 줄어든다는 뜻입니다. 살을 뺄 때 근육은 최대한 지키면서 체지방을 빼야 한다죠? 근육이 줄면 그만큼 에너지 소모량이 줄어 살을 뺀 후에 역풍을 맞기에 십상이고, 몸매도 망가지니까요.  

영희와 영미의 사례를 보겠습니다. 영희와 영미는 각고의 노력으로 둘 다 먹은 양보다 10,000kcal를 더 태웠습니다. 그런데 그 내용이 다릅니다. 근력운동을 겸해서 근육을 지켜낸 영희는 거의 지방만 빠져서 고작 1.5kg쯤 줄었을 겁니다. 반면, 무작정 굶어서 뺀 영미는 에너지 부족분의 1/5은 근육으로, 나머지 열량은 지방을 태워서 냈습니다. 그렇다면 대충 지방 1kg, 근육 2kg 해서 총 3kg의 몸무게가 줄었을 겁니다. 그럼 2배나 체중을 많이 뺀 영미의 승리인가요? 답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이미 알 겁니다.
 

좋은 다이어트, 나쁜 다이어트 구분하는 법 

지방이 집중적으로 줄수록 몸무게는 느리게 줄어듭니다. 얄궂게도 근육과 글리코겐 같은 ‘안 빠져야 할 것들’일수록 무게는 더 빠르게 줄어듭니다. 그래서 좋은 다이어트, 성공한 다이어트일수록 느리게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걸 어떻게 확인하느냐고요? 성공한 다이어트인지 판별하는 데는 백 원짜리 줄자만 있으면 됩니다. 체성분 검사기보다 훨씬 유용할 겁니다. 

•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잰 허리 사이즈가 줄고 있다면, 성공입니다.  

• 허리는 줄거나 그대로인데 몸무게가 늘었다면, 근육량 늘리기가 목표인 분에게는 가장 반가운 소식입니다.  

• 허리는 안 줄고 체중만 줄어든다면 근육을 잃었다는 빨간불일 수 있습니다. 근력운동을 더 하세요.  

• 허리가 늘어난다면 체중이 늘었든 줄었든 무조건 잘못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살을 뺀 후에 피부가 처지거나 심하게 트는 경우가 많은데, 천천히 뺀다면 이런 문제도 상대적으로 덜합니다. 그러니 일반적으로 느린 감량이 몸에 탈이 날 우려가 적은 게 맞습니다. 뺄 살이 10~20kg 이내라면 느긋하게 6개월~1년쯤 잡고 빼면 건강에도 미용에도 가장 좋습니다.
 

남자 VS 여자, 다이어트 대전의 승자는?  

체중 관리를 시도하는 분 중에는 남성도 있고 여성도 있습니다. 남자와 여자의 살 빼기에 차이가 있을까요? 

신체적인 조건만을 봤을 때 남녀 중에 살을 빼기 쉬운 쪽을 꼽자면 당연히 남성입니다. 남성은 몸이 대체로 크고, 같은 체중에서도 근육이 많고 기초대사량도 높습니다. 호르몬에서도 테스토스테론이 10배가 넘는 남성의 압승입니다. 테스토스테론은 신진대사를 높이고 근육까지 늘리는 강력한 부스터인 반면, 에스트로겐은 부족해도 과도해도 비만을 유발하는 매우 복잡하고 까다로운 호르몬입니다. 결론적으로 여성의 몸은 여분의 열량을 지방으로 저장하는 데 최적화되었고, 남성은 근육을 늘리는 데 최적화되었습니다.  

하지만 사회, 심리적인 면에서는 여성이 더 큰 압박을 받습니다. 세상이 달라져 남자도 꾸며야 하는 세상이라지만 여성에게 요구하는 미의 기준이 더 가혹한 건 사실이니까요. 긍정적으로만 보자면 강한 동기 유발로 불리한 신체 조건을 만회할 수도 있겠지만, 거꾸로 절망으로 이끌기도 쉽습니다. 잘못된 다이어트에 빠져들거나, 후유증을 앓는 사례도 여성이 훨씬 많습니다. 거식증, 폭식증, 비만으로 우울증에 걸리는 대부분이 여성인 것도 그렇고요. 결론은 분명합니다. 다이어트 전반을 따지면 (개인차는 있겠지만) 여성이 훨씬 힘듭니다.
 

폭식했는데 어떡하죠?

일시적인 과식이나 폭식은 체지방 관리의 큰 틀에서는 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설사 다이어트 중이라 해도 어쩌다 피치 못하게 폭식을 했다면 잊어버리고 다음 끼니부터는 이전의 감량식으로 돌아가면 됩니다. 몸은 일시적인 열량 증가는 신진대사를 늘리고 글리코겐으로 저장해서 흡수해버리지 바로 체지방으로 딱딱 붙이지는 않으니까요. 불안해서 흔들리지만 않으면 정말로 별문제 없으니 자신의 몸을 믿으세요.  

제일 나쁜 대응은 어쩌다 한 폭식을 너무 심각하게 대할 때 생깁니다. 몇 시간씩 무리한 운동을 하거나 ‘다 끝장났어!’라고 자포자기해 더 폭식을 해버리는 건 최악의 상황을 불러옵니다. 사람들이 폭식 후 당혹스러워 하는 건 급격한 체중 증가 때문입니다. 때에 따라서는 자고 나니 3kg 이상이 훅 불어나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계산을 해도 안 맞습니다. 먹성이 보통인 사람이라면 한 끼 정도 폭식을 해도 대개 1,000~2,000kcal 사이일 테고, 잘 먹어 봤자 여기서 몇 배씩 더 먹지는 못합니다. 이 중 상당량은 소화에 쓰고, 발열 반응이나 기타 이런저런 신진대사 증가분이 또 일부를 흡수해서 실질적으로는 최대 70~80퍼센트 정도까지 체지방이 됩니다. 결국 폭식 한 번으로 늘어나는 체지방은 크게 잡아도 100~150g 남짓밖에 안 됩니다. 그렇다면 그 20배도 더 되는 무게가 갑자기 몸에 달라붙은 이유가 뭘까요?

· 폭식 후 체중이 ‘너무 많이’ 불어나는 이유  

많은 사람을 패닉에 빠뜨리는 주인공 치고는 맥 빠지는 결론이지만, 늘어난 대부분은 체지방과는 별반 관계가 없는, 곧 빠질 무게입니다.  

음식물 그 자체 
종류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음식의 상당 부분은 물이고, 몸에 흡수되어 영양소로 쓰이는 건 일부입니다. 나머지가 소변으로 빠져나가거나 위와 장을 돌아 대변으로 나올 때까지는 그 무게도 체중의 일부가 됩니다. 섬유소가 많은 음식을 먹었다면 물까지 잔뜩 머금고 내 장 속을 유람 중일 테니 화장실 소식이 올 때까지는 참읍시다. 음식이 대변으로 나올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빠르면 하룻밤이지만 최대 2~3일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글리코겐
저장 탄수화물인 글리코겐은 열량에 비해 무게가 많이 나갑니다. 특별히 다이어트를 안 하는 일반인이라면 평상시에도 무려 2~3kg의 무게를 글리코겐 혼자 끌어안고 있죠. 그런데 다이어트 중이라 글리코겐이 깡통 상태라면 조금만 먹어도 순식간에 이만큼이 확 늘어날 테고, 일반인도 폭식 후엔 일시적으로 글리코겐이 평소보다 많아지면서 몸무게가 늘어납니다. 다행히 글리코겐은 한 번 쓰면 또 훅 빠져버리는 허당이라 더 이상 폭식만 하지 않고 평소대로 운동과 다이어트를 지속하면 정상으로 돌아갑니다.

나트륨, 인슐린 증가
짠 음식을 먹으면 몸이 염분 농도를 맞추기 위해 계속 물을 마시려 하는 건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염분을 전혀 먹지 않아도 고열량, 특히 탄수화물 섭취 후에는 목이 타고 물을 많이 마시게 됩니다. 이는 나트륨(염분)처럼 인슐린도 몸 안에 물을 붙들어놓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폭식은 열량과 염분 모두를 한 번에 많이 먹게 되죠. 먹성이 아주 좋은 청년이 라면 2개에 계란, 공깃밥까지 살뜰하게 말아 먹었다면 대충 1,500kcal쯤 될 겁니다. 나트륨도 일일 권장량의 약 2배에 해당하는 4,000mg을 단숨에 먹은 셈이겠죠.

인슐린과 나트륨의 원투펀치를 맞은 격이니 이 청년은 체지방 변화와 무관하게 몇 킬로그램의 물 무게를 떠안게 될 겁니다. 종종 체중이 늘어난다고 목이 타도 물을 안 마시는 분들도 있는데, 그럴수록 빠져야 할 전해질이 잘 빠지지 않아 부종이 오래갑니다. 이상한 고집 부리지 말고 몸이 원하는 대로 물을 왕창 마셔줍니다. 이 수분 역시 몸이 항상성을 찾아가면서 소변이나 땀으로 빠져나갑니다.
 


가짜 체중을 되돌리는 몸 화장법 

지금까지 살펴본 폭식 후 체중이 불어나는 세 가지 원인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대부분이 ‘물’입니다. 어차피 2~3일 내로 빠질 허수 체중이라는 점입니다. 그런데 좀 이따 빠진다고 해도 어쨌든 기분은 나쁩니다. 뱃속에 음식이 가득해 아랫배가 툭 튀어나오고, 얼굴이 퉁퉁 붓기라도 하면 더 짜증이 나겠죠. 당장 다음날 출근해야 하거나 중요한 데이트라도 있다면 이만저만 신경 쓰이는 게 아닙니다. 이런 수분은 근육과 피부 사이에도 쌓이는데, 이 때문에 어젯밤까지 멀쩡히 잘 보였던 식스팩이 다음날 아침 실종되는 사태를 맞기도 합니다. 그럼 이 보기 싫은 물과 뱃속을 유람하는 미래의 대소변을 조금이라도 빨리 쫓아내는 방법은 없을까요? 명심할 것은, 지금부터 얘기하는 방법은 살을 빼는 다이어트 비법이 아닙니다. 그저 폭식과 수분으로 퉁퉁 부은 가짜 몸무게를 1시간이라도 빨리 정상치로 되돌리는 일종의 ‘몸 화장법’입니다.  

·사우나  

우리나라에는 웬만한 곳마다 찜질방이 있으니 퍽 손쉬운 방법입니다. 사우나에 가서 땀을 쭉 빼면 혈액순환이 촉진되면서 염분과 물이 동시에 빠집니다. 착각하지 말아야 할 것은 사우나는 운동이 아니고, 체지방을 태워 없애주지도 않는다는 점입니다. 땀 뺐다고 미역국이나 식혜를 들이키면 말짱 도루묵이니 물 이외에는 마시면 안 됩니다. 

·땀 빼는 운동  

땀을 많이 빼는 운동과 살을 빼는 운동은 다릅니다. 땀을 많이 흘린다고 살이 빠진다고 착각하는 건 흔히 저지르는 실수입니다. 하지만 최소한 물을 뺀다는 면에서는 땀을 빼는 운동이 도움이 됩니다. 더운 곳에서 하거나 땀복을 입고 하는 유산소운동이면 됩니다. 덤으로 글리코겐도 좀 뺄 수 있다면 금상첨화고요. 다만 자칫 탈수로 구급차를 타게 될 수도 있으니 이때도 물은 충분히 드세요.  

·수분 배출을 촉진하는 음식  

칼륨이 많고 이뇨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대표적인 식품은 바나나, 강낭콩, 팥, 늙은 호박, 단호박 등입니다. 살을 빼는 중이 아니라면 이것들이 최선의 선택이겠지만 다이어트 중에는 탄수화물이 많아 부담스럽습니다. 개인적인 추천은 애호박, 주키니 호박, 토마토, 오이로 모두 열량이 낮고 칼륨이 많은 음식입니다.

차 종류 중에는 옥수수수염차나 민들레차 등이 알려져 있는데, 문제는 음료로 팔리는 액상차입니다. 관련 업체에서는 이뇨 효능을 이슈로 광고하고 있지만 정작 함량은 밝히고 있지 않습니다. 식약처에서 하루 100병 이상을 마셔야 칼륨 허용치에 도달한다고 했으니, 바꿔 생각하면 시판되는 액상차에서 이뇨 효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한편 커피는 카페인을 통해 수분 배출을 촉진합니다. 단, 이뇨 작용을 하는 식품들은 신장에 자칫 무리를 줄 수 있으니 신장에 문제가 있는 분들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물  

이상하게 들릴지 몰라도 몸에서 물을 빼려면 물을 많이 마셔야 합니다. 과도하게 마신 물을 내보내려면 소변과 땀을 만들어야 하고, 이때 많은 염류도 함께 빠집니다. 염류가 빠지면 부종으로 들어앉은 물은 뒤따라 소변으로 빠집니다. 

물로 물을 빼는 셈이죠. 실제로 비非약물 보디빌더나 계체를 앞둔 운동선수 중 일부는 몸에서 수분을 빼기 위해 2~3일 전 아주 많은 양의 물을 먹기도 합니다. 그러니 물 뺀다고 미련하게 갈증을 참지 마시고, 사우나가 됐든 운동이 됐든 물을 충분히 마시면서 합시다. 단, 너무 많은 물을 마시면 일시적으로 전해질 균형이 깨지면서 현기증이나 구역질 등 ‘물 중독’ 증상이 올 수 있으니 그때는 바로 중단합니다. 심한 경우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습니다.

·커피, 식초  

커피를 마시거나 물에 희석한 식초를 마시면 배변이 빨라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커피는 이뇨 작용까지 있어서 일석이조입니다. 단, 둘 다 소화기에 부담이 될 수 있으니 이 둘을 함께 마시는 건 좋은 방법은 아닙니다. 둘 중 하나만 마시거나 시간 간격을 두고 섭취합니다. 식초는 치아를 부식시킬 수 있으니 가능한 한 많은 양의 물에 희석해 빨대로 마시되, 마신 뒤 바로 이를 닦으면 치아가 손상될 수 있으니 30분 이상 지난 뒤 양치질을 합니다.

·당분이 적은 식사  

당분을 먹었을 때 분비되는 인슐린은 물과 나트륨을 몸 안에 잡아둡니다. 폭식 후 식단에서는 인슐린과 염분을 줄여야 물이 빨리 빠져나갑니다. 그럼 저녁에 폭식을 하고 난 다음날 아침은 뭘 먹어야 할까요? 탄수화물이 풍부한 죽이나 과일주스, 짭짤한 해장국이 속은 편할지 몰라도 붓기를 빼는 면에서 역주행입니다. 그보다는 달걀 프라이와 우유, 토마토로 아침을 시작하는 편이 체중을 빨리 원상 복귀시킬 수 있습니다.
 

다이어트 할 때, 식사 순서도 고려하자 

식사 순서도 식사량이나 다이어트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전채요리와 후식 개념이 있는 서구에서 관심을 가질법한 문제죠. 밥과 반찬을 같이 먹는 한국식 백반에는 다소 안 맞을 수 있지만 외식이나 별식 등에서는 충분히 적용 가능합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단백질, 섬유소가 많고 탄수화물이 적은 메뉴를 먼저 먹습니다. 일반적으로 서구에선 빵, 파스타를 전채로 먹고 본 음식인 고기를 나중에 먹습니다.(물론 그들도 일상의 가정식은 한 접시에 함께 담아 먹습니다.) 이 순서를 거꾸로 해서 본 음식을 먼저, 빵과 파스타는 뒤에 먹습니다. 탄산음료나 주스는 어느 다이어트에서든 피하는 게 좋지만 굳이 마신다면 마지막에 둡니다.  

이 방식을 한국화해 보겠습니다. 뷔페로 치면 회, 드레싱이 없는 샐러드, 쌈채소, 양념 없는 고기를 먼저 먹습니다. 이때의 음료는 맹물이나 차가 좋습니다. 그 뒤 양념요리나 볶음요리를 먹고 마지막에 김밥이나 초밥, 빵, 죽, 과일을 먹습니다. 이런 식사 순서는 두 가지에서 다이어트에 영향을 줍니다.  

① 단백질, 섬유소는 다른 영양소보다 흡수가 느리고 포만감이 커서 뒤에 먹는 탄수화물을 다소 줄일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단백질이나 섬유소 식품을 먹은 후 잠시 시간 여유를 두고 탄수화물 식품을 먹는 게 낫습니다. 몸이 포만감을 최대로 느끼는 데는 적어도 15~30분 정도의 시간이 걸리니까요.  

② 두 번째는 혈당 관리입니다. 먼저 들어간 단백질과 지방이 나중에 들어오는 탄수화물의 흡수에 완충 작용을 해서 GI를 낮추는 역할을 합니다.

실제로 당뇨 환자 스무 명을 대상으로 단백질과 지방, 탄수화물 중 어느 쪽을 먼저 먹어야 혈당 상승이 완만해지는지 확인한 실험이 있었습니다. 모든 환자에게 같은 메뉴의 다이어트 식단을 주되, 전채와 본 음식의 식사 순서만 다르게 했습니다. 8주간의 실험 후 체중은 양쪽이 비슷한 정도로 빠졌지만 ‘탄수화물→단백질, 지방 섭취’ 실험군보다 ‘단백질, 지방→탄수화물 섭취’ 실험군이 혈당도 덜 올랐고 근육보다는 체지방의 감소가 컸습니다.  

이 효과는 ‘프리 로딩Pre-Loading’이라는 이름으로 전부터 경험적으로는 알려져 있었습니다. 주의할 건 프리 로딩을 ‘실컷 먹어도 안 찐다’는 다이어트 업체의 단골 광고 문구처럼 과대평가해선 안 됩니다. ‘쓰는 것보다 덜 먹어야 빠진다’는 살빼기의 대전제가 달라지는 건 아니니까요. 

일상의 식단에서는 밥보다 반찬을 먼저 먹으면 됩니다. 열량이 없는 나물, 샐러드, 삶은 달걀 등을 먹고 잠시 기다린 후 본격적으로 밥을 먹습니다. 식당이라면 메추리알이나 물미역, 채소 등 먼저 나오는 반찬 중 당분이 없고 배부를 만한 것을 재빨리 먹고 본 음식을 기다립니다.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이 조리법입니다. 달달한 제육볶음이나 갈비찜처럼 강한 양념으로 조리한 육류는 단백질이 많지만 설탕이나 물엿, 전분이 많이 들어갑니다. 이런 음식은 다른 음식으로 배를 조금이라도 채운 후에 먹는 편이 낫습니다.
 

글의 출처_수피 《헬스의 정석》 시리즈 중 《다이어트의 정석》
좋은 것은 물처럼 널리 흘러야 한다고 하죠. 건강 분야의 스테디셀러로 오랜 기간 독자의 선택을 받아온 《헬스의 정석》 시리즈 중에서 약수처럼 우리 몸을 살릴 정보를 길어 올려 다시금 흘려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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