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개봉한 영화 <아바타>는 하반신 마비로 장애를 갖게 된 전직 해병 출신 주인공이, 인간과 나비족의 DNA를 결합해 만든 인공 육체 '아바타'를 생각만으로 조종한다는 상상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당시로선 SF적 상상력에 불과했던 이 설정은, 어느새 현실의 기술이 되어가고 있다.
▲ 영화 <아바타 리마스터링> 스틸컷 [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일론 머스크가 창업한 뇌-기계 인터페이스 기업 '뉴럴링크'가 대표적이다. 2024년, 다이빙 사고로 사지가 마비된 29세 남성 놀런드 아르보는 뇌에 '텔레파시' 칩을 이식받은 뒤, 눈동자의 움직임만으로 마우스 커서를 조작하는 데 성공했다. 영화 속 상상이 실험실을 거쳐 실제 삶으로 옮겨오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뇌를 둘러싼 상상력이 현실화되는 속도만큼, 뇌에 대한 관심의 범위도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뇌는 더 이상 과학이나 의학의 전유물이 아니다. 심리, 교육, 경제, 일상생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뇌'는 핵심 키워드로 등장하고 있으며, 매달 관련 연구와 도서가 수십 종씩 쏟아져 나올 만큼 이제는 뇌를 빼놓고 시대를 설명하기 어려워졌다.
23년, '뇌'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온 시간
국내 유일의 뇌 전문 매거진 <브레인>은 이러한 흐름을 일찍이 내다봤다. 뇌가 과학의 연구 대상에 머무르지 않고 건강, 교육, 문화 등 삶 전반과 맞닿아 있다는 문제의식 아래 2002년 <뇌>라는 이름으로 창간했고, 2006년 <브레인>으로 제호를 바꾸며 재창간했다. 이때부터 지향점은 명확했다. 누구나 갖고 있는 뇌를 단순한 탐구 대상이 아니라, 삶의 긍정적 성장과 변화를 이끄는 도구로 '활용'하자는 것이었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반응은 엇갈렸다. "이건 과학이 아니다"라며 인터뷰나 취재를 거절하는 전문가가 있었고, 어렵고 딱딱한 과학 잡지일 거라 지레짐작하며 책장을 펼쳐보지도 않는 독자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뇌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찾아보는 매체로 자리 잡았다.
<브레인>은 지난 23년간 이러한 인식 변화를 현장에서 직접 지켜봐 왔다. 그리고 그 시간 동안 축적한 경험과 통찰을 여섯 개의 주제로 엮어 단행본 《브레인 리부트》로 펴냈다.
지식의 시대에서 활용의 시대로
한때는 얼마나 많은 정보를 알고 있느냐가 곧 경쟁력이었다. 그러나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한 오늘날, 필요한 정보는 누구나 손쉽게 얻을 수 있게 됐다. 이제 중요한 것은 지식의 축적량이 아니라,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찾는 일이다.
역설적이게도 인공지능이 발전할수록 '뇌활용'의 중요성은 더 커지고 있다. 정보를 아는 것이 더 이상 인간의 고유 영역이 아니라면, 그 정보를 어떻게 해석하고 판단하고 활용하는지가 인간과 기계를 가르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이 기획은 그 질문에서 출발한다. 나라는 존재의 의미와 가치를 다시 확인하고, 더 나은 '나'가 되기 위한 답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1편] 누구나 자신의 뇌를 바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 뇌는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변화시켜 나가야 하는가
[2편] 인공지능의 시대, 인간의 가치
— AI가 흉내 낼 수 없는 인간 뇌의 6가지 능력
[3편] 인공지능의 시대, '뇌활용'
— 컴퓨터에 운영체제가 있듯, 뇌에도 운영체제가 필요하다
글. 전은애 수석기자 hspmaker@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