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리포트] '수면의 발견' 알아두면 쓸모 있는 결정적 수면 상식

잘 깨어 있기 위해 잘 잘 것

▲ 수면의 발견 (사진_게티이미지 코리아)


“나는 수면이라는 주제가 매우 흥미로웠다. 무언가를 ‘놓는’ 가장 궁극적인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수면을 너무나도 당연하게 여긴다. 물론 아무 일도 없을 때까지만. 쉽게 잠들지 못하게 되는 순간부터 수면은 아무리 노력해도 결실을 맺지 못하는 헛수고가 되어버리고, 뒤쫓을수록 멀리 달아나버린다. 완벽한 수면에 대한 강박관념은 오히려 편안한 잠자리를 방해할 뿐이다.”

《수면의 과학》을 쓴 헤더 다월 스미스의 말이다. 그는 ‘완벽하게 온전한 잠을 자는 사람은 없으며, 그래도 괜찮다’고 한다.

수면에 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이는 그만큼 많은 이들이 수면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매일 밤 잠자리에 들면서 잠들기까지 얼마나 걸릴지, 자다가 몇 번이나 깰지, 깼다가 다시 잠들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면 그 불안감이 바로 수면의 방해요인으로 작용한다.

우리 몸은 잠을 자도록 생물학적으로 설계되어 있다. 안 자는 게 어렵지, 자는 건 몸이 알아서 하는 일이다. 숙면하는 밤을 보내기 위해 우선 ‘못 자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을 거두고, 잘 자는 몸으로 돌아가려면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해보자.

가장 먼저 수면이 자기 삶의 중요한 부분임을 받아들여야 한다. 최대한 깨어 있다가 쓰러져서 자는 잠이 아닌, 잠을 잘 자고 나서 활동을 시작하는 것으로 수면에 대한 인식을 바꾸면 숙면에 도움이 되는 요소들을 하나씩 더해나가는 실행력이 생긴다.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맞는 수면 습관을 찾는 것이다. 그렇게 하는 데 도움이 될 이야기들을 꾸려본다.
 

▲ 사진_게티이미지 코리아


몇 시간을 자야 충분히 잔 걸까?

잠을 적게 자면서 공부하거나 일하는 시간을 늘리는 것은 이제 더 이상 권장되지 않는다. 어쩔 수 없이 잠자는 시간을 줄여야 할 때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잠을 충분히 자야 다음 날 좋은 컨디션으로 활동할 수 있다. 그런데 얼마나 자야 충분히 잔 걸까? 평균 8시간이고, 최소한 6시간은 자야 한다고 하지만 충분함의 정도는 연령대에 따라 다르고 사람마다 다르다.

극단적으로 적게 자는 사람들도 있다. 인구의 1퍼센트 정도인 이들 ‘쇼트 슬리퍼short sleeper’는 3~5시간을 자고도 일상생활에 지장을 느끼지 않는다. 반대편 극단에는 9~10시간을 자는 ‘롱 슬리퍼long sleeper’들이 있다. 이들은 그 정도 자야 일상생활이 가능하다고 한다. 극단적으로 적게 자든 많이 자든, 자신에게 맞는 수면 시간을 찾는다는 점에서는 수긍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수면 시간이 짧게든 길게든 질병과 연관되는 이슈는 있다. 숏 슬리퍼는 심혈관계 질환, 롱 슬리퍼는 정신질환과의 연관성이 언급된다.

자신에게 맞는 수면 시간을 찾기 위해 먼저 자신의 수면 습관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수면 습관을 파악하는 데는 수면 일기가 유용하다. 수면에 관련된 사항을 기록하는 것이다. 취침 시각과 기상 시각, 총 수면 시간과 함께 그날의 컨디션을 기록한다. 이밖에 그날의 운동량, 저녁 식사를 마친 시각, 누워서 잠들기까지 걸린 시간, 자다가 깬 횟수와 시각을 부가적으로 기록하면 좋다. 이 같은 내용의 수면 일기를 일정 기간 기록하다 보면 자신에게 적합한 수면 패턴을 알아낼 수 있고, 조절해야 하는 생활 습관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다.

수면을 기록하는 행위는 일상의 여러 요소 중에서 수면을 중요하게 인식하게 하고, 수면의 비중을 높이는 변화로 이어지게 한다. 자신에게 맞는 수면 시간을 찾으면 취침 시각과 기상 시각을 정해 규칙적인 수면 습관을 만드는 단계로 나아간다.
 

그런데 왜 잠을 자야 하지?

잠을 자는 동안 우리 뇌는 기억을 형성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감정을 해소한다. 낮에 활동하면서 몸에 쌓인 독소를 제거하고, 대사경로를 재구축하고, 비축된 에너지의 균형을 맞춘다. 수면이 부족하면 뇌와 신체 기능에 문제가 생기고, 이것이 누적되면 건강이 무너진다. 수면 부족과 심혈관계 질환의 관계는 이미 많이 밝혀져 있다. 하루에 6시간 이내로 자는 45세 이상 성인들은 7~8시간 자는 성인들보다 심장마비나 뇌졸중이 생길 확률이 200퍼센트 더 높다고 한다.

중년에는 잠을 우선순위에 놓는 것이 건강관리를 위해 대단히 중요하다는 점을 알려주는 연구이다. 수면 부족은 당뇨, 감염병, 암에도 더 취약해지게 한다. 깨어 있는 동안 제대로 기능할 수 있는 능력을 규정하는 것은 수면이며, 수면 부족과 수면의 일주기리듬 교란은 전체적인 안녕과 행복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 사진_게티이미지 코리아


일주기리듬(cradian rhythm)이란?

수면에 있어서의 일주기리듬을 간략히 말하면, 해 지면 자고 해 뜨면 일어나는 것이다. 인간은 지구의 자전으로 인해 낮과 밤의 일주기에 따라 생활하도록 진화했다. 생리학에서의 일주기리듬은 24시간의 주기성을 갖는 모든 생리현상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일주기 현상이 수면−각성 리듬이고, 소화기, 내분비, 심혈관계도 일주기리듬을 갖는다.

일주기리듬을 조절하는 생체조직을 생체시계(biological clock)라고 하며, 시상하부의 시신경교차상핵이 일주기의 리듬성을 조절한다. 시교차상핵은 망막−시상하부 회로를 통해 빛의 자극을 인식하여 빠르게 일주기리듬을 설정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하루는 24시간이지만 인간의 생체시계는 하루 약 24.2~ 24.5시간 주기로 움직인다. 그럼에도 우리가 24시간 리듬으로 생활하는 것은 생체시계가 상황에 맞춰 동화하는 기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실험실에서 24시간 중 6~8시간 동안은 불을 꺼서 실제와 유사한 야간 환경을 만들면, 실험 참가자가 시간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음에도 어두워지면 자고 불을 켜면 깨어난다. 생체시계가 방의 불빛에 동조한 것이다. 다시 말하면 생체시계를 외부 시간에 동조시키는 데 빛이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일주기리듬의 신경생물학’, 주은연,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 신경과학교실).

사람의 일주기리듬은 지구의 자전주기인 24시간보다 길기 때문에 일주기리듬을 24시간에 맞게 일치시키려면 아침에 햇빛을 봐야 한다. 빛이 동조화를 유도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주기리듬을 유지하려면 밤에 취침하는 시각보다 아침에 기상하는 시각을 일정하게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밤에 늦게 잠자리에 드는 습관을 바꾸기 위해 잠자리에 일찍 드는 것은 거의 효과가 없다. 그보다는 일단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일어나서 밝은 빛을 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아침에 일정한 시각에 일어나면 밤에 잠드는 시각은 낮에 활동하면서 누적되는 수면압력에 의해 자연스레 결정된다.

해가 늦게 뜨는 겨울에는 일어나는 시각이 늦춰지는 게 자연스러운 일인데, 일정한 시간에 학교에 가고 직장에 가야 하니 문제가 된다. 이 역시 생체시계의 동조화 기능을 활용해 아침에 밝은 조명을 켜두면 일주기리듬을 조절할 수 있다.

시각을 통해 들어온 빛은 시교차상핵을 통해 송과체에 전달되고, 송과체는 인식된 빛의 양에 따라 멜라토닌 분비를 관리한다. 멜라토닌은 수면−각성 주기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어두운 밤에는 멜라토닌 분비가 증가해 수면을 유도하고, 깊은 잠이 잘 유지되게 한다. 분비가 감소하는 밝은 시간대에는 교감신경이 활성화되어 맥박과 체온을 상승시키고 각성상태를 유지하게 한다. 또한 멜라토닌은 수면−각성작용과 함께 스트레스에 대한 신체의 저항력을 높이고, 항산화적 방어 시스템과 면역체계 활성에 의한 항노화작용, 항암작용을 하는 등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수면압력이 충분히 올라가야 잠들 수 있다고?

잠은 억지로 잘 수가 없다. 다음날 중요한 일정이 있어서 수면 시간을 늘리려고 일찍 잠자리에 들어도 대개는 잠이 오지 않는다. 잠은 의지로 깰 수는 있지만, 어떤 방법을 쓰더라도 억지로 잘 수는 없다. 잠을 자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뇌는 더 각성된다.

음식을 먹고 소화가 된 다음 일정 시간이 지나면 배고픔이 자연스레 찾아오듯, 잠도 낮에 활동을 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수면압력이 차올라야 자연스럽게 잠들 수 있다. 수면압력은 깨어 있는 시간이 16시간 정도 지나야 임계점에 도달한다. 또한 수면압력에는 낮의 활동량이 영향을 미친다. 낮에 신체활동과 인지 활동을 왕성히 하면 아데노신 같은 수면유도물질이 원활하게 분비되면서 수면압력이 정점에 오르게 한다.

주변에 ‘머리만 대면 잔다’, ‘자고 싶을 때 언제든 잔다’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이런 사람은 잠을 잘 자는 사람이라기보다는 일상적으로 수면압력이 높은 상태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이다. 즉 만성적인 수면 부족이거나 수면의 질이 떨어져 피곤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는 뜻이다.

잠자리에 들어 잠들기까지 30분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 것은 정상 범주이다. 수면압력은 졸음기로 나타나지만, 졸음기를 느끼지 않아도 낮에 충분히 활동했다면 정해진 시간에 누워 30분 안에 잠들 수 있다. 수면압력을 쌓는 생활방식이 자연스러운 숙면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을 기억하자.

▲ 사진_게티이미지 코리아


수면위상지연증후군은 또 무엇?
 

수면위상지연증후군은 생체시계가 뒤로 밀리는 현상이다. 다른 이들보다 훨씬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 일상생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수면위상지연증후군은 용어가 낯설지만 꽤 흔한 증상이다. 일반적인 수면 습성은 밤 10~12시에 졸음기와 함께 잠들고, 아침 6~8시에 눈을 뜨는데, 수면위상지연증후군이 있으면 새벽 3시에서 더 늦게는 아침 7시에 졸음을 느끼고 잠자리에 든다. 늦게 잠들더라도 충분히 잠잘 수만 있다면 괜찮겠지만, 학교에 다니거나 사회생활을 하는데 이러한 증상을 겪는다면 매우 곤란한 상황에 처할 것이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하루 중 어느 시간대에 자는가가 결정적으로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총 수면 시간이고 수면의 질이니까. 다만 낮 시간대의 수면은 방해 요인이 많다는 점을 간과할 수는 없다. 빛과 소음이 수면 위생을 해치고, 낮 시간 동안의 비활동은 인간관계와 생활 관리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아침형 인간’과 함께 알려진 크로노타입(일주기리듬에 따라 하루 중 가장 활발한 시간대와 잠드는 시간대의 경향을 구분한 지표)에 따르면 아침 종달새형, 낮 비둘기형, 밤 올빼미형이 있다. 이 만큼 스펙트럼이 넓으니 종달새형이 아니라고 바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닌 것이다. 실제로 종달새형과 올빼미형은 소수이고, 대부분의 사람은 비둘기형이라고 한다. 비둘기형이 어떤 이유로 종달새형으로 갈 수도 있고 올빼미형으로 기울 수도 있는 것이다.

수면위상지연증후군은 크로노타입의 극단이고, 어느 정도 유전자의 영향이 있을 수 있으나 이 또한 본인이 수면습관의 변화를 원한다면 빛과 운동을 이용해 적극적으로 일주기리듬을 조절하는 시도를 해볼 수 있을 것이다.
 

올빼미형이 종달새형으로 바뀔 수 있을까?

아침형 인간이 사회적인 성공요건이라는 인식은 이제 거의 없어졌다. 사회가 전반적으로 이른 출근 형태를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아침 일찍 일어나서 활동할 수 있는 종달새형이 다소 유리하기는 하다. 그러나 한편으로 우리 사회에 야간 근무자가 얼마나 많은가. 이들이 없으면 기업도 우리의 일상생활도 유지하기 어렵다.

올빼미형이 게으르다거나 불성실하다는 오해까지 사라지게 하려면 생체시계와 일주기리듬의 개인 차가 어디서 비롯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일주기리듬에는 생활습관이 많은 영향을 미치지만 생체시계 유전자에 따른 경향이라는 것이 관련 연구를 통해 밝혀지고 있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거나,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등의 일주기 유형은 유전적 소인, 생활습관, 나이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이 중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유전적 소인이다. 성인 3만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연구를 보면, 종달새형과 올빼미형의 중간 유형이 73퍼센트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일주기 유형은 고정돼 있는 것이 아니라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점차 변한다. 사춘기 이전에는 종달새형이다가 사춘기에 접어들면 점차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패턴으로 생체시계가 늦춰진다. 이 같은 청소년기의 생체시계 지연은 20대 초반까지 계속되다가 이후부터 노년기까지 지속적으로 생체시계가 당겨진다.

늙으면 잠이 없어진다고 하는데, 노년기에 초저녁부터 잠자리에 들고 새벽에 일찍 깨는 이유는 노화에 의해 생체시계의 생물학적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생체시계의 리듬을 개인의 의지만으로 간단히 바꾸기는 어렵다. 단순히 습관이나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유전적인 소인이 강하고 나이에 따른 변화가 병행되기 때문인데, 이를 바꾸려면 체질을 바꾸는 것만큼이나 많은 시도와 꾸준한 노력을 들여야 할 것이다.

타고난 체질에 환경적 요인이 작용하듯, 생체시계도 유전적 소인이 있지만 환경에 동화하는 속성을 함께 지니고 있기에 변화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이 점을 활용해 유용한 노력을 한다면 일주기리듬을 바꿀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올빼미가 되겠다는 종달새는 없는데, 올빼미들은 왜 종달새가 되려고 하는지는 한번 생각해 보자. 주체적인 필요를 느낀다면 물론 바꾸려는 시도를 해봐야겠지만, ‘미라클 모닝’ 같은 트렌드에 움찔해 한번 해보려고 하는 것이라면 얻을 수 있는 유익이 별로 없다. 갑작스러운 이른 아침의 기상은 깨어 있는 동안의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피곤을 가중할 뿐 하루의 효율을 높이지는 않는다.

바람직한 수면의 목표는 자신에게 맞는 시간대에 숙면하고, 개운하게 일어나 활기차게 움직이는 것이다. 이것이 가능한 올빼미라면 굳이 종달새가 되어야 할 이유가 있을까? 자신이 올빼미인 줄 알고 있지만 사실은 중간형이 어찌어찌 올빼미가 된 경우라면 생활 습관을 조절해 차츰 종달새까지 옮겨가는 것이 좀 더 수월할지도 모른다.
 

▲ 사진_게티이미지 코리아


어느 정도여야 수면장애인가?

현재까지 알려진 수면장애는 몽유병, 불면증, 발작수면(기면병), 하지불안증후군, 수면무호흡증, 야경증, 수면마비(가위눌림), 수면섭식장애 등 1백여 가지가 넘는다.

수면장애로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 수가 매년 6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자신의 수면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사람이 이 정도인 걸 보면 수면장애 진단이 아니더라도 수면장애를 경험하는 이들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수면장애가 1백여 가지 이상이라는 점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 우리 몸은 하루에 한 번 자연스럽게 잠들도록 설계돼 있는데, 이 자연스러운 과정에 이토록 많은 장애요인이 발생한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사회적으로 매우 심각하게 짚어보고 개선해야 할 지점이 있다는 것 아니겠는가.

수면장애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불면증이다. 많은 이들이 불면증에 시달리는데, 한편으로는 불면증이 있음에도 아니라고 믿는 이들도 있다. 우선 수면이 부족한 상태는 불면증이 아니다. 수면 부족이란 잠을 잘 능력이 있지만 잠을 잘 기회가 부족한 상태를 말한다. 즉 수면이 부족한 사람은 잠을 잘 시간을 주기만 하면 잠을 잘 수 있다.

불면증은 잠을 잘 기회를 주어도 잠을 잘 능력이 부족한질과 양을 확보하지 못한다. ‘역설 불면증’이라는 것도 있다. 이들은 밤새 잠을 못 잤다고 말하지만 수면 검사장치로 측정한 기록을 보면 이들 자신이 믿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잠을 잘자고 있다. 실제로는 잘 자는데 잠을 못 잔다고 오인한 것이다. 이를 건강염려증 정도로 판단할 수도 있지만, 이런 상황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심리요법들이 있다.

불면증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하나는 ‘수면 시작 불면증’으로 잠이 들기 어려운 상태를 일컫고, 다른 하나는 ‘수면 유지 불면증’으로 잠자는 상태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태를 말한다. 이 두 가지는 어느 하나만 있을 수도 있고 둘 다 생길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증상이 있다고 해서 불면증으로 진단받는 것은 아니다. 일주일에 3일, 3개월 이상 이러한 증상이 있고, 이 때문에 스트레스가 올라가 생활에 지장이 되며, 수면을 방해하는 다른 정신장애나 질환이 없어야 불면으로 진단된다.

잠들기 어렵고, 자다가 깨고, 새벽에 너무 일찍 깨고, 다시 자려고 해도 잠이 안 오고, 낮 동안 몽롱함이 가시지 않고, 이런 상태가 여러 달 계속된다면 수면의학 전문의를 만나볼 필요가 있다.

불면증은 어느 정도 유전되는 경향이 있고, 그 비율이 28~45퍼센트로 추정된다고 한다. 뒤집어보면 이는 대부분의 불면증이 비유전적 원인과 관련 있다는 뜻이 된다. 카페인, 알코올, 밝은 조명, 너무 높거나 낮은 실내 온도 등 외부 요인을 제외하고 만성 불면증을 일으키는 심리적 요인은 크게 두 가지다. 걱정 그리고 불안.

두 가지 다 강한 스트레스 상태로 몰아가는 감정이다. 심리적 스트레스는 불면증을 일으키는 명확한 요인이다. 심리적 스트레스가 교감신경계를 만성적으로 활성화해 대사율이 증가하면서 심부 체온이 올라가면 잠이 들 상태이다. 그래서 불면증인 사람은 시간이 있어도 수면의 때문이다. 스트레스 때문에 코르티솔을 비롯해 심장 박동수를 높이는 호르몬들이 분비되어 잠을 방해하기도 한다.

불면증 진단의 짝은 수면제이다. 수면제 사용 문제는 매우 어려운 논의를 포함한다. 다만 분명히 알아두어야 할 점은 수면제가 자연적인 수면을 불러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수면제가 건강을 해칠 수 있고 질병에 걸릴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것도 연구를 통해 밝혀져 있는 사실이다.

수면제를 먹다가 끊으면 잠을 더 못 이루는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 이를 ‘반동 불면증’이라고 한다. 불면증 환자들의 소원은 수면제 없이 자연 수면에 드는 것이다. 자연 수면이 가능하도록 돕는 약물이 나오면 좋겠지만 아직 아니라 하니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사실 수면의 질을 높이도록 돕는 여러 방법이 있다. 식습관과 침실 환경을 바꾸고, 운동하고 명상하고, 감정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과정이 모두 필요하다. 수면 코칭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운동 습관 하나 만들기도 어려운 걸 알지만, 시간이 걸리더라도 숙면을 포기하지는 않아야 한다. ‘잘 자기’는 삶의 우선 과제로 삼아도 될 만큼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모두 잘 자기를, 그래서 내일의 안녕을 누리기를.
 

글_브레인 편집부

참고도서_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매슈 워커, 열린책들
《수면의 과학》 헤더 다월 스미스, 시그마북스
《잠의 힘》 정기영, 에이도스
《라이프 타임, 생체시계의 비밀 》 러셀 포스터,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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