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페트병으로 CO2 흡착, 기후 위기-플라스틱 오염 동시 해결

버려진 페트병으로 CO2 흡착, 기후 위기-플라스틱 오염 동시 해결

고려대 옥용식 교수 공동연구팀, 폐페트(PET)병 열분해해 CO2 포집·활용하는 기술 발표...국제학술지 표지논문 게재

최근 환경 오염의 큰 요인으로 꼽혔던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을 국내 연구팀이 개발했다. 

고려대학교 생명과학대학 환경생태공학부 옥용식 교수와 고려대, 홍콩시티대학, UNIST 등의 공동 연구 결과 폐페트(PET)병을 열분해하여 CO2를 포집·활용하는 기술을 발표했다. 21세기 인류가 직면한 대표적인 환경문제인 기후 위기와 플라스틱 오염,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이다.

세계 각국은 온실가스 배출을 제로로 만드는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CO2 포집·저장(CCS) 기술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CO2 포집 공정은 CCS 기술의 전체 비용 중 50~80%를 차지해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기술의 도입이 시급하다. 

공동 연구수팀이 개발한 신기술은 폐플라스틱에서 CO2를 분리·저장하는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여 플라스틱 오염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 (왼쪽부터)오정리질리언스연구원 Xiangzhou Yuan 연구교수, 환경생태공학부 옥용식 교수 (사진출처=고려대학교)

해당 기술은 순환경제 분야 최상위 국제학술지인 '녹색화학(Green Chemistry, IF: 10.182)'에 발표한 논문으로, 해당 학술지의 표지논문으로 소개했다. (논문명: Sustainability-inspired upcycling of waste poly ethylene terephthalate plastic into porous carbon for CO2 capture)  

▲ Green Chemistry 저널 표지논문으로 선정된 옥용식 교수팀 설계도 (사진출처=고려대학교)

연구팀은 폐페트(PET)병을 열분해하여 생성된 다공성 물질에 물리·화학적 활성화 과정을 거쳐 이른바 '폐 PET 플라스틱 유래 다공성 탄소(WPDPC)'를 제작했다. 처리 조건을 달리해 3종의 다공성 탄소, PET6-CO2-9, PET6-K7, PET6-KU7을 합성했으며, CO2 포집을 향상시키기 위해 표면에 질소 성분을 첨가했다. 

최종 생산된 다공성 탄소의 기공 (지름 0.8 nm 이하)은 CO2를 흡착하는 역할을 한다. 다공성 탄소는 산업 공정에서 배출되는 배기가스와 같이 CO2가 다량 함유된 기체에서 CO2를 선택적으로 흡착한다. CO2를 흡착한 다공성 탄소에 질소(N2) 가스를 가하거나 100~150℃로 가열하면 CO2를 분리해낼 수 있고, 이를 모으면 다른 화학 공정의 재료로 활용할 수 있다. 

다공질 탄소는 다시 CO2 흡착에 재사용할 수 있다. 다공성 탄소를 이용해 CO2 흡착-탈착 실험을 진행한 결과, PET6-CO2-9은 2.68 mmol/g을, PET6-K7은 3.03 mmol/g, PET6-KU7은 3.28 mmol/g을 안정적으로 흡착했다. 현재 CO2 흡착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모노에탄올아민의 흡착 능력(1.5 mmol/g)과 비교했을 때 최대 약 2.2배 더 높은 효과를 나타냈다. 
 

▲ 폐페트병을 활용한 CO2 포집 기술 도입 시 달성가능한 UN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사진출처=고려대학교)

추가적으로 실험을 통해 얻은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전과정 평가(life-cycle assessments, LCA)와 기술경제 평가(techno-economic assessments)를 수행하여 CO2 포집 기술 산업화의 환경 영향과 경제성을 평가했다. 

CO2 흡착능을 고려했을 때는 PET6-KU7이 가장 우수했으나, 전 과정평가 결과에서는 PET6-CO2-9가 플라스틱 문제 해결과 탄소 중립 달성에 가장 크게 기여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또, 자본 투자와 운영 수익 등을 고려했을 때 다공성 탄소 생산과 활용 시스템을 산업적으로 확대해도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 시간당 1톤 규모 폐페트병 업사이클링 공정을 통한 PET6-KU7다공성 탄소 제작 시 CO2 포집 공정 흐름도 (사진출처=고려대학)

특히, 시간당 1톤의 다공성 탄소를 생산하는 시설(투자비 약 60억 원)을 15년 동안 가동한다고 했을 때 순 현재가치(NPV)가 최소 260억 원에서 최대 645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됐고, 투자비는 2년 이내에 회수 가능한 것으로 예상됐다.  

이 CO2 포집 기술 산업화 모델은 폐페트병을 열분해하여 생산한 에너지로 다공성 탄소를 생산하고, 이 때 배출되는 CO2를 다공성 탄소로 재포집하면서 플라스틱 폐기물과 온실가스 문제를 해결한다. 여분의 다공성 탄소와 에너지는 외부에 판매해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 

옥용식 교수는 "폐페트병을 활용한 CO2 포집 기술은 기후변화와 플라스틱 오염을 동시에 완화할 수 있기 때문에 유엔이 제시한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SDGs)를 충족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란 관점에서 잠재력이 크다"고 덧붙였다. 

글. 김효정 기자 needhj@naver.com | 사진 및 자료출처=고려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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