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가 만든 불안증, 기후 불안(Climate anxiety)을 아시나요?

기후변화가 만든 불안증, 기후 불안(Climate anxiety)을 아시나요?

미래에 대한 불안. 두려움으로 일상생활의 지장을 주기도

▲ 이미지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기후변화로 인해 온 지구가 몸살을 앓았다. 혹독한 겨울로 유명한 러시아와 캐나다에서 이상 고온현상과 폭염으로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는가 하면, 미국, 터키, 그리스 등 세계 곳곳에서 일어난 초대형 산불로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이 생겨났다.

이에 지난 10월 31일 부터 11월 13일까지 영국에서 개최된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는 200여 개국이 참가해 지구 온도 상승폭을 1.5도 이내로 제한하자는 '글래스고 기후 조약(Glasgow Climate Pact)'을 만장일치로 채택하며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 노력을 강조했다. 하지만 기후변화로 인한 암울한 미래에 대한 불안은 날로 커지고, 사람들의 일상은 흔들리고 있다.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최근 기후위기로 인한 불안과 슬픔이 심리치료 영역으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고 한다.

기후 불안(Climate anxiety)'은 2011년 기후 전문 심리학자인 토마스 J. 도허티(Thomas J. Doherty) 박사가 우스터대학 심리학 교수인 수잔 클레이튼(Susan Clayton) 교수와 함께 발표한 논문에서 처음으로 제안한 개념이다.

기후변화가 그 영향을 직접 받는 사람들 뿐 아니라 관련 뉴스나 연구 정보를 읽는 사람들에게도 강력한 심리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내용의 주장이었다. 

지난 9월 *영국 베스대학교(University of Bath) 엘리자베스 막스(Elizabeth Marks) 교수 연구팀은 호주, 브라질, 핀란드, 프랑스, ​​인도, 나이지리아, 필리핀, 포르투갈, 영국, 미국의 10개국에서 16~25세 청소년 1만 명을 대상으로 어린이와 청소년의 기후 불안과 기후변화에 대한 설문을 실시했다.

응답자의 84% 이상이 기후 불안을 경험했다고 답했으며, 50% 이상이 슬픔, 불안, 분노, 무력함, 무력감, 죄책감 등의 감정이 느껴진다고 답했다. 또한 45% 이상이 기후 변화에 대한 자신의 감정이 일상 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으며, 75%는 미래가 무섭다고 생각하고, 83%는 사람들이 지구를 돌보는 데 실패했다고 여겼으며, 56%는 인류가 멸망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 기후 변화 및 기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 / 출처=The Lancet
 

우스터 대학 클레이튼 박사는 "기후 불안이 젊은이들의 신뢰에 미치는 타격은 핵전쟁 같은 이전의 위협보다 더 큰 것으로 보인다"며 "이전에도 큰 문제에 직면했었지만, 기후 변화는 실존적 위협으로 묘사되고 있고, 근본적 방식으로 사람들의 안전 의식을 약화시킨다"고 지적했다.

정신건강 분야 전문가들은 기후위기에 대한 불안이 테러나 학교 총격 등 다른 사회적 위협으로 인한 불안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일부 환경운동가는 기후에 대한 불안을 진정시키거나 치료해야 하는 대상으로 보는 것을 경계했다.

그러나 최초의 주장이 나온 후 10여 년이 흐른 지금, 당시 연구자들이 주장한 것 처럼 불안과 공포심으로 일상생활에까지 지장을 받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아직 효과적인 치료법에 대한 실증적인 데이터는 많지 않지만, 많은 사람들이 위기를 느끼고 있는 만큼 기후 관련 심리학 분야는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의학저널 란셋(The Lancet), Volume 5 에 실린 글로벌 설문조사.
(원제 : Climate anxiety in children and young people and their beliefs about government responses to climate change: a global survey / 원문 : https://doi.org/10.1016/S2542-5196(21)00278-3)


글. 김선희 기자 sopinera@brainworld.com│자료출처=The Lancet(www.thelancet.com), NYT(www.ny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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