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23일(일)까지
극단 프랑코포니(대표 임혜경)의 연극 ' 벨기에 물고기(Le poisson belge)'가 연장공연에 들어갔다. 지난 3월 대학로 소극장알과핵에서 개막과 함께 호평을 받았던 연극 '벨기에 물고기'는 수많은 평론가와 관객의 응원에 힘입어 4월 8일부터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공연되며 다시 그 인기를 이어갈 예정이다.
매년 전세계 불어권의 우수한 동시대 연극을 국내에 소개하는 극단 프랑코포니가 2017년 작품으로 선택한 연극 '벨기에 물고기'는 프랑스의 신예극작가이면서 여배우인 레오노르 콩피노의 최근작으로 사실적이면서도 환상적인 동화 같은 2인극이다. 2015년 초연 이후 2016년 몰리에르상 작가상 부분에 노미네이트 되었으며, 2016년 몰리에르상 연기상을 수상한 바 있다.
연극 '벨기에 물고기'는 픽션과 현실, 상상적인 것과 사실적인 것이 서로 만나게 되는 시적인 연극이다. 이 두 가지 요소는 배우의 연기에서뿐만 아니라, 바깥과 실내 공간, 그리고 폐쇄적인 아파트 속에 포함되어 있는 건조하고 습한 아주 상반된 두 공간의 구현에 많은 상상력이 필요하다.
미장센(연출)은 그래서 공간을 중요하게 파악하고, 상반된 이 두 공간 사이의 구분이 있게 될 것이다. ’남자’의 ‘사막같이 건조한 공간’과 ‘여자아이’의 ‘바다같이 물성이 많은 공간’인 대조적인 이 두 공간이 끝에 가서 어떻게 만나지게 될 것인가도 관건이다. 공연 리듬에 맞춰 조명 그리고 영상이나 애니메이션 작업을 효과적으로 받쳐줄 이중적 공간을 찾는 것도 흥미로워 보인다. 왜냐하면 타자 탐색과 마찬가지지만, 자아 탐색도 수많은 단계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여러 날에 걸쳐 진행되는 이야기는 처음에 보여지는 고독한 한 남자의 존재감에서부터 이 작품 끝을 맺는 여자의 목소리에 이르기까지, 통과의례를 보여주는 이 두 인물의 여정이 잘 표현되어야 하는 것도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다.
사운드 부분도 각 인물의 내적인 세계를 환기시키고 관객들에게 감각적인 메아리를 만들어낼 것이며, 영상이나 애니메이션으로 투사될 이미지들은 시각적으로 시적인 세계를 보여주게 될 것이다. 이러한 영상 이미지들은 어떤 영역, 구조, 분위기들을 나타내는데 더욱 효과적으로 사용되게 될 것이다.
영상과도 조화를 이뤄야 하는 조명 작업도 작품에 환상적인 것과 시적인 성격을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효과를 주게 될 것이며, 현실과 픽션 사이에 든 이 작품 세계의 이미지에 독특한 의미를 만들어주게 될 것이다.
이 작업은 사실주의와 환상성 사이에 있는 무대를 만들어내기 위해서 당연히 두 연기자의 에너지와 창의성에 기대게 될 것이다. 남과 다를 수 있다는 ‘다름의 권리’를 결론적으로 요구한다.
프랑스에서도 여전히 공연되는 이 작품은 루마니아에 이어 아시아에서는 이번에 최초로 한국에서 공연되었다. 전중용, 성여진 두 배우의 섬세한 연기력과 영상, 애니메이션이 더해져 더욱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무대로 많은 관객의 호평을 받았다.
연극 '벨기에 물고기'는 4월 23일까지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공연문의는 극단 프랑코포니 070-7664-8648.
글. 정유철 기자 npns@naver.com 사진. 극단 프랑코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