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 고향 바다를 지키는 청소년들 ‘바다지기’

▲ 벤자민인성영재학교 부산학습관 3기 학생들이 지난 8월 한달간 9차례에 걸쳐 부산 해운대 바닷가를 정화하는 '바다지기'활동을 전개했다.


여름이 되면 부산 해운대 바닷가에는 1,400~1,500만 여명의 관광객들이 피서를 즐긴다. 인산인해를 이뤘던 휴가철을 지나면서 해변 여기저기에는 널린 쓰레기가 보는 이를 불쾌하게 한다.

10대 청소년들이 “이런 쓰레기가 버려진 모습을 고향 부산의 이미지로 보여주기가 싫다. 전 세계적으로 해양오염이 심각한데 오염을 막기 위해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겠다.”고 팔을 걷어부쳤다.

인성명문 벤자민인성영재학교(이하 벤자민학교) 부산학습관 3기 학생 16명은 지난 8월 9일~ 9월 1일까지 총 9차례에 걸쳐 부산 해운대 바닷가에서 ‘바다지기 활동’을 하였다. ‘바다지기’는 “바다를 지키다”라는 의미로, 8월 한 달 동안 해운대 해변에 있는 쓰레기와 오염물질들을 치워 바다를 지키는 활동을 하였다.

▲ 벤자민학교 바다지기 학생들이 모은 쓰레기(왼쪽). 쓰레기로 가득찼던 모래사장(오른쪽 위)이 바다지기 활동으로 말끔해진 모습(오른쪽 아래)

바다지기 활동을 시작했을 때 해운대 해변의 상태는 생각보다 심각했다. 오후6시 파라솔과 돗자리가 빠져나가면 맥주 캔, 치킨을 먹은 잔해, 찢어진 슬리퍼, 모래를 채워 넣은 물병들, 중국집 전단지 등 별의별 쓰레기가 버려져있었다. 비둘기 떼가 몰려와 그 쓰레기를 쪼아 먹는 모습은 저절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부산의 대표 자랑거리인 예쁜 바다, 그러나 가까이 보면 심각한 쓰레기 매립지

벤자민학교의 바다지기 학생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자.   

김민주(19세) 학생: 쓰레기 종류가 정말 여러 가지였는데 그 중 제일 어이없던 쓰레기가 음식물쓰레기였어요. 음식물을 해안으로 가져와서 다 먹지도 않고 버리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화가 났죠. 해안 구조대 아저씨가 ‘학생들이 참 착하다.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과 치우는 사람이 따로 있다는 게 너무 안타깝다’고 말씀하셨을 때 예전에 쓰레기를 무심코 버렸던 나를 곱씹게 되었습니다.

또 바다에 놀러만 가다가 쓰레기를 주우러 바다에 가게 되니 놀러갔을 때와 전혀 다르게 보였어요. 쓰레기 백사장에 태닝을 하며 누워있는 여자 분이 전혀 예쁘게 보이지 않더군요. 멀리서보면 부산의 대표 자랑거리인 예쁜 바다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심각한 쓰레기매립지역이예요. ‘남이 치우겠지!’라는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지구의 마지막도 먼 미래가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오늘 경험으로 지구를 아껴 쓰고 소중히 하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 벤자민학교 3기 부산학습관 바다지기 학생들을 격려해주는 해안가봉사단(왼쪽 파란조끼 착용).

벤자민학교 3기 부산 학생들의 바다지기 프로젝트의 여섯 번째 활동에는 내년에 입학할 예비4기 학생들도 함께 참여했다.

박세은(16세,벤자민 예비4기) 양: 많은 사람들이 해운대 바닷가에서 행복한 추억을 거져 가져간다는 게 피부로 느껴질 정도로 쓰레기가 정말 많았어요. 오랫동안 해운대에서 자원봉사를 하시는 분과 같이 쓰레기를 주웠습니다. 나는 하루하는 것도 힘들고 더웠는데 이 분들은 매일 이런 일을 하신다는 게 멋졌고, 이런 활동을 벤자민학교 선배 언니, 오빠들이 자진해서 한다는 게 자랑스러웠어요. 대가를 바라지 않고 우리가 사는 곳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봉사하니 깨끗한 바다뿐만 아니라 다른 것들도 많이 얻은 것 같아요. 이런 기회가 있으면 또 함께 하고 싶습니다.

예비4기 학생들은 힘든 기색 하나 없이 밝은 웃음 속에 바다지기 활동을 도왔다. 그날은 활동을 마치고 벤자민학교 3기 학생들과 4기 입학예정 학생들이 모여 완전자유학년제인 학교생활과 이번 바다지기 활동에 대해 묻고 답하며 공감하는 시간을 가졌다.

▲ 벤자민 바다지기학생들의 활동을 본 시민들이 나서서 돕기도 했다.

학생들은 POP예쁜글씨 멘토에게 배워서 “우리는 지구시민입니다”라는 푯말을 만들고 옷과 조끼에 붙여 입으며 바다지기활동을 했다. 쓰레기를 줍는 학생들을 보고도 그 자리에 쓰레기를 버리는 시민도 있었지만 가던 길을 멈추고 함께 도와주고 수고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 시민도 많았다. 학생들은 시민들에게 청소년들이 자신의 꿈을 찾아 도전하는 자유학년제와 지구시민활동을 알리기도 했다.

벤자민학교 부산학습관에서 학생들을 지원하는 선생님들도 바다지기 활동에 적극 참여했다. 학생들은 선생님들을 보며 “봉사는 저렇게 해야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존경스럽다. 선생님을 본받아 게으름 피우지 않고 열심히 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 해운대 앞바다에서 바다지기 활동을 전개한 벤자민학교 부산학습관 학생들.

벤자민학교는 우리나라 최초의 고교 완전자유학년제학교이다. 1년간 시험이나 평가, 숙제 없이 학업대신 스스로 프로젝트를 기획하여 세상을 무대로 도전하며 자신의 꿈과 진로를 찾는다. 이 과정에서 벤자민학생들은 지구시민 활동, 우리 역사 문화 알리기, 위안부 문제 알리기 등 다양한 사회참여와 봉사활동을 하며 더 큰 꿈을 그려나간다.

▲ 바다지기 활동을 마친 벤자민학교 학생들이 깨끗해진 고향 부산의 명물 해운대 바닷가에서 힘차게 뛰어올랐다.


글. 사진  이서현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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