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월 초 서울에서 열린 ‘스마트 클라우드 쇼 2014’의 메인 주제는 미래 교육 환경의 핫 트렌드로 급부상 중인 ‘MOOC(무크)’였다. ‘MOOC’란 ‘Massive Open Online Course(대규모 공개 온라인 강의)의 약어로, 말 그대로 수천·수십만 명의 사람이 동시에 온라인을 통해 강의를 듣는 교육 서비스이다.
MOOC는 수강자 수의 제한이 없는 대규모 강의로(Massive), 별도 수업료 없이(Open), 인터넷(Online)으로 제공하는 교육 과정(Course)을 말한다. 하버드·MIT·스탠퍼드 등 세계 유수 대학의 강의를 원하는 시간에, 어디에서나 들을 수 있다는 장점 덕에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대표적인 ‘무크’ 서비스인 ‘코세라(Coursera)’ 수강생이 800만 명을 넘어섰을 만큼 그 변화는 혁명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무크’의 탄생으로 전 세계 어느 누구라도 언제나, 얼마든지, 집 안방에서 세계 명문 학교의 강좌를 자유롭게 듣고, 수료증까지 딸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 EdX 첫 강의 수강생 15만 명, MIT 150년 동문 수 넘어

2012년 하버드 대와 MIT가 공동으로 시작한 에드엑스(EdX)의 경우 첫 강의 수강생이 15만여 명이었는데, 이는 지난 150년간 MIT를 졸업한 동문 수보다 많았다. 현재 누적 수강생 수가 250만 명을 돌파했으며, 향후 10년간 10억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EdX는 하버드 대와 MIT 외에 전 세계 34개 대학과 협약을 맺고 각 대학의 우수한 강좌를 전 세계 학습자에게 온라인 형태로 제공하고 있는데, 교내에서 이뤄지는 모든 강의의 동영상과 자료, 과제까지 전부 열람할 수 있고, 필요하면 시험도 치를 수 있다. 과목을 통과하면 수료증도 발급해준다.
무크 서비스는 강의에 따라 무료 또는 유료(시험료)로 수료증을 발급하는데, 수료증이 대학 진학의 ‘스펙’으로 활용되기 시작하고 있다. 지난해 MIT는 온라인으로 제공한 전기공학 강의를 우등으로 이수한 몽골 출신 17세 학생을 신입생으로 선발했으며, 무크의 수료증은 ‘링크드인(Linked in)’ 등 SNS의 프로필에 등록할 수 있어 외국 기업들이 채용에 참고하기도 한다.
2001년 MIT는 “지식이 공개적으로, 그리고 자유롭게 공유될 때 교육이 가장 발전할 수 있다”라며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강의를 전 세계에 무료로 공개하는 ‘지식 기부’를 선보이며 세계 유수 대학들의 온라인 강좌를 촉발시킨 바 있다. 하지만 현재 ‘무크’가 일으킨 변화는 그 전개 면에서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혁명적인 교육 패러다임의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 칸 아카데미, 코세라 등 온라인 교육 혁명 선두

‘무크’의 대표적인 사이트로 코세라(www.coursera.org)가 있다. 2012년 1월 오픈한 코세라는 당시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사용자 수가 170만 명으로 늘어나면서 페이스북보다 빠른 증가세를 보여 주목을 받았다.
‘코세라’의 인기는 단순한 온라인 강좌가 아니라는데 있다. 첫째, 코세라의 강의는 효과적인 온라인 교육을 위해 따로 제작했다. 둘째, 강의 비디오 중간에 퀴즈가 나온다. 셋째, 숙제가 있고, 채점이 된다. 넷째, 스케줄에 맞춰 새로운 강의가 업데이트 된다.
‘무크’를 얘기할 때, 칸 아카데미Khan Academy도 빼놓을 수 없다. 코세라가 탄생하기 전, 2011년을 뜨겁게 달군 웹사이트이다. 칸 아카데미는 2006년 살만 칸Salman Khan이 만든 비영리 교육 서비스. 2012년 한 해에만 4,300만 명의 학생이 칸 아카데미를 방문해 동영상 강의를 들었다. 그중 65%는 미국, 나머지 35%는 전 세계 210여 개국에서 방문했다. 설립자 살만 칸은 “교육은 사치재가 되어서는 안 되며, 기술의 발달로 전 세계 누구든지 무료로 교육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될 것”임을 강조했다.
100% 기부금으로 운영하고 있는 칸 아카데미는 4,000개의 동영상 강의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으며, 강의 범위도 초·중·고교 수준의 수학, 화학, 물리학뿐만 아니라 컴퓨터공학, 금융, 역사, 예술까지 넘나든다.

● 21세기 온라인 교육 혁명, 한국은 어디에 있나
2013년 1월 <뉴욕타임즈>의 유명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이 ‘(무료 온라인 수업)혁명이 대학을 강타하고 있다Revolution Hits the Universities’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언젠가는 당신이 원하는 수업만을 모아 대학 커리큘럼을 구성하는 날이 올 것이다. 너무나 저렴한 가격으로 스탠퍼드 대학 교수에게 컴퓨터를, 와튼 스쿨 교수에게 창의를, 에딘버러에서 문학을 공부하는 날 말이다. 새로운 세상이 열리고 있으며, 모든 사람이 이에 적응해야 할 것이다”라는 기고글을 실은 바 있다. ‘무크’로 촉발된 변화가 어디까지 갈지를 상징적으로 드러낸 칼럼이라 볼 수 있다.
‘무크MOOC’의 탄생과 발전은 전통적으로 학교라는 건물에서 사람들이 모여 교육을 받던 20세기형 교육 방식의 변화를 상징한다. IT 기술의 발달로 전 세계가 하나로 연결되면서 촉발된 온라인 교육혁명이 ‘21세기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는 셈이다.
20세기 산업화 시대 교육 모델의 최고 성공 국가로까지 평가받는 한국이 이러한 거대한 교육 패러다임의 흐름 속에서 어떤 선택과 준비를 해야 하는지, 21세기를 이끌 우리 학생들에게 어떤 교육 환경을 제공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의 답은 무엇일까.
글·《브레인》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