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벤자민학교 학생들과 김나옥 교장
"그동안 클래식은 졸리고 지루한 것으로 생각했는데 오늘 공연은 듣는 내내 가슴이 두근거렸어요. 피아니스트가 우리 학교 멘토라니 너무 자랑스러워요. 무엇보다 부모님과 함께 오니 더 좋았습니다."
벤자민인성영재학교(교장 김나옥, 이하 벤자민학교) 김송연 학생(18)은 피아니스트 이지영의 피아노 독주회를 부모님과 함께 관람했다. 부모님과 함께 클래식 공연을 관람하는 것이 오랜만이라 그런지 송연 양도 함께 온 부모도 얼굴에 환한 미소가 가득했다.
피아니스트이자 벤자민학교 전문멘토인 이지영 씨는 지난 2일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열린 자신의 독주회에 벤자민학교 학생, 가족을 초대했다. 공연을 보기 위해 벤자민학교 학생, 부모, 관리교사 등 24명이 부산, 전주, 대구, 인천 등에서 서울을 찾왔다.
이지영 피아니스트는 현재 YTN 사이언스 투데이 'Music&Art' 진행자로 활동하며 그동안 '해설이 있는 청소년을 위한 음악회', '어린이를 위한 소나티네 콘서트', 'KBS홀 사랑나눔 콘서트' 등 청중들과 교감하는 피아니스트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번 연주회 역시 청중들에게 "순수했던 어린 시절을 회상하고, 본래 내면에 간직한 밝음을 되찾을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드뷔시 '달빛', 슈만 '어린이정경', 라흐마니노프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랩소디 18번', 베토벤 '열정' 등 대중들에게 친숙한 작품으로 구성됐다.
▲ 피아니스트 이지영이 벤자민학교 학생들을 자신의 연주회에 초청했다.
한편, 벤자민학교는 1년간 인성을 기본 바탕으로 학생 개개인의 재능을 일깨워주고자 체험식 교육과 뇌과학 기반의 뇌활용 교육프로그램으로 자기주도적 학습을 한다. 자기만의 시간표를 만들어 아르바이트, 어학, 독서토론, 봉사활동 등을 스스로 계획하고 실천한다.
항상 누군가 만들어 놓은 일정에 맞추어 살던 아이들은 스스로 아르바이트를 구하고, 시간을 관리하며 크게 달라졌다. 성장하는 아이들을 보며 부모들 역시 아이를 신뢰하게 되었고, 사이는 돈독해졌다.
실제로 벤자민학교 학부모들 역시 아이와 함께 공연을 보러온 것이 오랜만이거나 처음이라는 반응이었다. 부산에서 온 서성은 학생 어머니 박지원 씨는 “아이랑 공연 보러 온 건 처음이다. 벤자민학교 입학 후 파도를 타듯 컨디션이 오르락내리락하던 성은이도 이제는 자기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찾은 것 같다”고 밝혔다.
김송연 학생 아버지 김대영 씨는 “아이가 커서는 함께 할 시간을 내지 못했는데 이렇게 딸이랑 단둘이 공연 보러 오니 따뜻한 에너지를 교감할 수 있어 너무 좋았다. 벤자민학교 입학 후 스스로 삶을 개척해 나가는 면에서 또래 아이들보다 경험이 많이 쌓인 것 같다”고 말했다.
▲ 김송연 학생과 아버지 김대영 씨, 어머니 강명옥 씨
벤자민학교는 주 1회 온라인 교육과 월 1회 워크숍과 함께 학생 1명당 2명의 전문 멘토가 학생들의 멘토링과 상담 등을 진행한다.
김나옥 교장은 "우리 학생들은 지역사회를 학교 삼아, 그 안의 훌륭한 분들을 멘토로 학습한다. 이번 연주회 역시 멘토인 피아니스트가 학생들과 가족들을 기꺼이 초청해 주었고, 연주회 수익금의 일부를 벤자민학교에 후원한다. 이런 것이야말로 벤자민 학교만의 특성화된 교육과정 중의 하나이다"고 밝혔다.
벤자민학교 학생들의 남은 학교생활은 또래 아이들보다 더 바빠 보인다. 학교의 또 다른 멘토인 탱고연주자가 벌써 6월 공연에 초청하고, 방송국에 근무하는 멘토가 아이들을 초대했다. 이 일정에는 학생뿐만 아니라 그 가족들도 함께한다.
글, 사진. 전은애 기자 hspmaker@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