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구진, 인종·성별 아우른 '탈모 가이드라인' 최초 개발

국내연구진, 인종·성별 아우른 '탈모 가이드라인' 최초 개발

신체·정신적 스트레스 등 건강문제로 젊은 나이에 탈모 증상을 겪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집계한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탈모인구는 천만 명을 넘어섰다.

최근 국내연구진이 인종과 성별에 관계없이 적용할 수 있는 최초의 탈모치료 가이드라인을 개발했다. 이는 기존의 서양인을 대상으로 한 포괄적 탈모 유형 분류체계인 '바스프(BASP)'에 다른 유형 분류법을 보완한 세계 첫 알고리즘 가이드라인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연세대 원주의과대학 피부과학교실 이원수 교수가 주도한 아시아 컨센서스위원회는 한국, 중국, 싱가포르 등 아시아 7개국 연구진이 참여해 인종이나 성별에 관계없이 적용할 수 있는 최초의 탈모치료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이번 가이드라인은 서양인 대상의 연구를 기반으로 한 기존 가이드라인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됐다”면서 “기존 분류법으로는 구분할 수 없는 특이 유형의 탈모 패턴을 모두 포함시켜 치료의 혼선을 줄이도록 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남성형 탈모증 ‘안드로겐성 탈모증’은 안드로겐 호르몬과 유전적 영향으로 발생하며, 탈모증을 가진 환자들은 대부분 부정적인 자아상이나 낮은 자존감이 형성돼 직장생활 등 사회생활 전반에서 다양한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원수 교수는 “그동안 국제학계에서 널리 통용되어 온 기존의 가이드라인들은 남성에게서 나타나는 여성형 탈모 등 비전형적 남성형 탈모 유형을 포괄하지 못하는 근본적인 한계를 갖고 있었던 데다, 탈모의 성별 차이를 반영하지 못해 남성용 가이드라인과 여성용 가이드라인으로 이원화되어 있는 문제를 갖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앞머리 선의 모양과 남아 있는 두정부 모발의 밀도를 기반으로 탈모 정도를 경증∼중등도(mild/moderate), 중등도~중증(moderate/severe), 중증(severe)의 3단계로 나눴다.

그리고 각 단계에 적합한 치료법을 권장 정도에 따라 A, B, C 3등급으로 분류했다. 탈모치료 및 관리법에는 약물치료(경구용 피나스테리드, 외용 국소 미녹시딜 등), 수술치료(모발이식), 비의학적 미용 보조도구(가발, 부분가발, 모발 연장, 국소 파우더 메이크업) 등 크게 3가지가 있다.

의료진은 "이 가이드라인을 적절히 활용함으로써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고, 환자들의 지속적인 치료를 유도해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2013년 유럽피부과학회지에 실렸고, 오는 5월 제주도에서 열리는 제8차 세계모발연구학회에서 소개될 예정이다.

글. 전은애 기자 hspmaker@gmail.com

ⓒ 브레인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 뉴스

설명글
인기기사는 최근 7일간 조회수, 댓글수, 호응이 높은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