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아이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아요

* 뇌교육 Q & A

브레인 19호
2010년 12월 15일 (수)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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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초등학교 2학년 딸아이를 둔 맞벌이 엄마입니다. 남편과 저는 양육 방식이 많이 달라 자주 다퉜습니다. 그런 부모 사이에서 아이는 혼란을 겪었고, 남편은 다툼에 지쳤는지 이젠 아이에게 아예 관심을 보이지 않습니다. 남편은 집에 들어오면 TV부터 켜고 정규방송이 끝날 때까지 켜놓습니다. 딸아이와 좀 놀아주거나 숙제를 봐주면 좋겠는데 매번 이야기를 해도 그때뿐이에요.

저도 퇴근하고 오면 힘들지만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이의 성장에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 열심히 아이와 놀아주고 대화하려고 합니다. 이런 제 마음을 알아주지 않고, 문제를 풀기 위해 대화를 하려고 해도 말이 통하지 않는 남편을 보면 답답하고 밉습니다. 그리고 저도 이젠 지칩니다. 이런 분위기 때문인지 딸아이가 예전만큼 잘 웃지 않고 말수도 적어져 마음이 더 무겁습니다. 어떻게 해야 집안 분위기를 바꿀 수 있을까요?

A.  남편에 대한 분노와 아이에 대한 걱정으로 속상한 마음이 느껴집니다. 남편과 함께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데 뜻대로 되지 않아 애타는 심정이군요. 남편에 대한 원망과 무력감도 점점 더 커지는 것 같습니다. 남편과 대화를 시도하기 전에 먼저 자신의 감정 상태를 돌아봐야 문제 해결의 첫 단추를 꿸 수 있습니다.

부정적인 감정 상태에서는 다른 사람을 돌볼 수 없습니다. 부정적 감정에 빠진 자기 자신을 먼저 돌봐야 합니다. 운동을 하고, 좋은 친구를 만나고, 책을 읽고, 즐거운 모임에 참석하면서 활력을 되찾아보세요. 아이는 기분 좋은 엄마를 대하는 것만으로도 자신의 뇌가 편안해지는 경험을 할 것입니다. 엄마의 우울한 태도가 계속되면 아이는 자신의 존재가 엄마로부터 거절당했다고 느끼고, 자신이 가치 없는 인간이라고 생각해 자존감을 형성하지 못하게 됩니다.

아이가 정서적으로 건강하게 자라려면 부모가 사이 좋은 협력 관계를 보이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부모 중 한 사람이 아이에게 잘해준다 해도 부모가 서로 협력하는 환경이 아니라면 아이는 결핍을 느낍니다. 그러므로 남편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대화하려는 노력이 매우 중요합니다.

자신을 키우는 두 어른 사이의 메시지가 불분명하고 모순투성이라면 아이는 불분명하고 모순이 많은 방식으로 의사소통하는 것을 배우겠지요. 따라서 부부간에 진솔한 대화를 나누고 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 되리라 봅니다.


사랑받고 싶은 아내, 인정받고 싶은 남편



아내가 남편으로부터 사랑받고 싶은 만큼 남편 또한 아내에게 인정받고 싶을 것입니다. 가족에게 인정받고 싶었으나 그렇지 못했던 남편은 좌절감을 겪었을 겁니다. 남편을 대하는 자신의 태도를 돌아보세요. 남편의 감정 상태에 관심을 보이는지, 의견을 늘 무시하지는 않는지, 남편의 노력을 인정해 준 적이 있는지 생각해보세요. 남편이 집에서 느끼는 감정이 무엇일지를 헤아려가다 보면 남편의 상태를 차츰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다음에는 자신의 상태를 남편이 얼마나 알고 있을지 생각해보세요. 그리 잘 알고 있을 것 같지 않죠? 그렇다면 남편이 나의 상태를 알 수 있도록 표현을 해야 합니다. 남편에 대한 비난이나 원망을 담지 말고 자기 자신의 느낌만 표현해보세요. ‘답답하다, 걱정된다, 무력감이 든다, 자신감을 잃었다, 대화를 잘하고 싶은데 두렵다’ 같은 자기 심정을 솔직하게 얘기하다 보면 남편이 공감하는 부분이 있을 겁니다. 작은 공감이라도 이를 바탕으로 대화가 이어질 수 있습니다. 

대화에는 기술도 필요합니다. 한 사람이 자신의 불만사항을 말하고 다른 사람은 묵묵히 듣는 방법을 활용해보세요. 말하는 사람은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이야기해야 합니다. 이때 상대방을 비난하는 발언을 삼가고 설득하려 들지도 말아야 합니다. 또한 목소리를 높이거나 말을 중간에 끊거나 상대를 타인과 비교하는 말은 상황을 악화시킨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남편의 장점을 이야기하고 본인의 단점도 이야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듣는 사람은 반드시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듣기만 해야 합니다. 상대방이 느낄 수 있도록 진지하게 들어줘야 합니다. 그런 다음엔 서로 역할을 바꾸어 똑같은 방법으로 이야기하고 듣습니다. 자신의 의견을 끝까지 관철하려고 하면 대화하는 의미가 없어집니다. 서로 희망사항을 이야기하고 한 발 양보하면서 합의할 수 있는 지점을 찾다 보면 차츰 부부 사이의 문제를 풀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일단 문제해결을 한 후에도 문제는 계속 생기게 마련입니다. 대화하다 부득이 목소리가 높아진 경우에는 아이에게 “엄마 아빠가 서로 생각이 달라서 목소리가 커졌어” 하고 상황을 간단하게 설명해주는 것만으로도 아이의 불안감을 덜어줄 수 있습니다. 또 부부가 다툰 후에는 엄마 아빠가 왜 다퉜는지 쉬운 말로 설명해주고, 아이 앞에서 화해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도 잊지 마세요. 갈등과 화해의 과정을 아이에게 잘 보여주면 부부 싸움으로 말미암아 아이가 받는 상처를 최소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갈등을 건강하게 해결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글·오미경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뇌교육학과 교수 | 일러스트레이션·이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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