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지방간, 당뇨병 등 대사질환 치료 가능성 열려

비만, 지방간, 당뇨병 등 대사질환 치료 가능성 열려

대사조절 핵심효소 조절 방법 국내 연구진이 찾아

비만이나 지방간, 제2형 당뇨병 같은 대사질환을 치료할 가능성이 열렸다.

광주과학기술원 생명과학부 박철승 교수 연구팀은 대사질환 유발에 관여하는 단백질 AMPK를 인위적으로 활성화하는 데 성공했다.

우리 몸의 세포는 에너지가 부족할 때 에너지 소비를 억제해 신진대사를 조절하지만, 이 메커니즘이 깨지면 비만과 당뇨병 등 대사질환이 유발된다. 여기에는 세포가 굶주릴 때 활성화되는 세포 내 에너지 센서 AMPK 단백질이 관여한다.

AMPK는 대사조절의 핵심효소로 효모에서부터 사람에 이르기까지 모두 존재하지만, 대사질환 환자는 활성도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대사질환을 치료할 때 AMPK 활성도를 다시 증가시키면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AMPK에 세레브론(Cereblon, CRBN)이라는 단백질이 결합하면 기능이 억제된다는 사실을 밝혀낸 박 교수 연구팀은 세레브론을 억제해 에너지 센서인 AMPK를 인위적으로 활성화하는 데 성공했다.

아직까지 AMPK에 직접 작용해 활성도를 조절하는 단백질은 발견되지 않았다. 현재 널리 쓰고 있는 제2형 당뇨병 치료제 메트포민도 AMPK를 조절하는 상위조절자(LKB1)에 작용하여 AMPK의 활성을 증가시켜 혈당을 떨어뜨리는 간접적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박 교수 연구팀은 세레브론이 AMPK의 억제자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高지방식을 섭취하면  AMPK 활성도가 낮으나, 세레브론이 제거되면 高지방식을 섭취해도 AMPK의 활성이 높아져 당흡수 또는 지방산화를 촉진시켜 혈당을 낮추거나 체지방을 감소하는 등의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세레브론을 발현하는 유전자를 제거한 유전자조작 생쥐와 정상생쥐를 대상으로 14주간 高지방식을 먹이는 실험을 했다. 그리고 14주가 지난 후 몸무게와 체지방량, 혈당증가량 등을 비교해 보았다.

실험 결과, 세레브론 유전자가 제거된 생쥐는 高지방식을 먹었으나 정상생쥐보다 몸무게나 체지방, 혈당의 증가폭이 낮았다. 세레브론 유전자를 제거한 생쥐는 정상생쥐와 비교했을 때, 몸무게는 70%, 체지방량은 63%로 대사증후군 증상에 대한 개선 효과를 보였으며, 혈당증가량 또한 정상생쥐 대비 약 82%로 낮은 수치를 나타냈으며, 정상생쥐에서 나타난 지방간도 보이지 않았다.

박철승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비만 및 지방간 등의 대사질환을 예방하고, 나아가 치료할 수 있는 약물을 개발하는데 직접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연구의의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미국 당뇨병학회지(Diabetes) 온라인 판에 1월 24일 게재되었으며,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이주호)와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이승종)이 지원하는 선도연구센터(세포다이나믹스연구센터) 사업과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을 통해 수행되었다.

글. 김효정 기자 manacula@brainwor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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