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이승헌 총장)는 세계 최초로 한국의 고유철학인 '홍익인간 이화세계'의 정신을 학문화하고 연구하는 학교다. 올해로 개교 10주년을 맞은 학교에 1호 외국인 뇌교육 박사가 나왔다. 오로지 뇌교육에 대해 공부하고 싶은 마음에 한국에 유학 왔던 제니퍼 셔우드(Jennifer Sherwood) 박사는 현재 고향인 캐나다에 머물고 있다. 셔우드 박사를 지난 1월부터 총 4차례에 걸쳐 이메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 제니퍼 셔우드 박사
박사 학위 취득을 축하한다. 박사 학위 논문 내용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해 달라.
박사 학위 논문에서 삶의 만족도와 친사회적 행동에 기여하는 심리사회적 요인에 관해 연구했다. 삶의 만족도는 개인의 웰빙 혹은 행복감에 따라 달라진다. 또한, 친사회적 행동은 '홍익인간'처럼 타인의 삶에 기여하는 웰빙에 따라 달라진다.
본 연구에서는 인터넷 조사를 통하여 대한민국 성인남녀 300명을 대상으로 여섯 가지 구성개념(셀프리더십, 자기효능감, 진정성리더십, 심리적 안녕감, 주관적안녕감, 친사회행동)을 측정하기 위한 문항과 연령, 성별, 직업, 종교 등과 같은 인구사회학적 변수를 측정하였다.
논문에서는 셀프리더십, 자기효능감, 진정성리더십, 심리적 안녕감이 개인적인 웰빙과 사회적인 웰빙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보았다. 그 결과 셀프리더십이 가장 중요한 설명변수로 나타났으며, 이러한 결과가 갖는 뇌교육적 의미를 살펴보았다. 이를 토대로 개인적인 웰빙과 사회적인 웰빙을 위한 뇌교육 프로그램 설계 시 고려하여야 할 핵심요인을 제시하였다.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첫 번째 외국인 학생이자 박사이다. 학교에 입학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처음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를 알게 된 것은 이승헌 총장을 통해서이다. 고향인 캐나다 온타리오 벌링턴에 있는 단요가 센터에 근무할 때였는데 캐나다를 방문한 이 총장의 강연을 통해 알게 되었다. 처음 학교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그런 학교가 있나 보다 생각했던 정도였다. 이후 미국 뉴욕에서 열린 뇌교육 콘퍼런스에 우연히 참석하고, IBREA(The International Brain Education Association, 국제뇌교육협회)에서 근무할 기회가 생겼다. 그때 대학원에 대해 잘 알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뇌교육의 국제개발 부문에 관심이 있었던 터라 뇌교육의 본고장인 한국에서 공부해야겠다 생각하게 되었고,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첫 외국인 특례 입학을 하게 되었다. 캐나다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이후 다시 공부하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는데도 뇌교육에 대한 관심이 한국으로 날 이끌었다.
캐나다에서는 어떤 일을 했나? 또 어떤 공부를 했는지 궁금하다.
캐나다에서 심리학과 교육학을 공부했다. 캐나다 퀸즈 대학에서 교육학을 전공하고,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했다. 이후 윌프리다로리에 대학 사회복지학 석사 학위 취득 후 사회복지사로 일하며 어린이, 부부, 가족 등 사회복지상담사로도 일했다.
지난 1월 대학원 부설 뇌교육연구소 학술대회에서 한국어로 발표하던 모습이 인상 깊었다. 한국어 실력은 어떤가?
처음 한국에 와서 일주일에 3번씩 천안에서 서울로 외국인 어학당에 다녔다. 한 학기 정도 다녔는데 시간과 돈이 많이 들어 인터넷을 통해 한국어 공부를 혼자 하기 시작했다.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졸업 요건이 TOPIK(Test of Proficiency in Korean, 한국어능력시험) 5급 이상을 취득해야 해서 열심히 공부했다.
전부터 외국어 공부하는 걸 좋아했지만 한국어 공부는 가장 어려운 외국어였다. 전공 공부보다 훨씬 더 열심히 했음에도 무척 어려웠다. 그렇지만 토픽 5급을 따야 하는 목표가 있었기에 포기하지 않고 한 것 같다.
지난 학술대회에서 박사학위 논문을 한국어로 발표하기 위해 오랜 시간 준비했다. 한국말을 잘하지 못해 스크립트(원고) 없이는 발표하기 어려웠다. 발표 원고를 한국어로 쓰고 말하는 연습을 계속했지만 아쉬움이 크다. 앞으로 계속 한국어 공부를 한다면 좀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한국 유학 생활에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
한국에서 공부는 생각했던 것보다 어려웠다. 지금 돌이켜 보면 스스로 캐나다와 한국의 문화 차이에 대해 미리 준비하지 못했던 것 같다.
무엇보다 첫 외국인 학생이라는 점이 가장 어려웠다고 생각한다. 학교도 외국인 학생에 대한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문제가 생기면 그때그때 해결해 나갔다. 학교의 많은 분이 도와주었다. 앞으로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에 오는 많은 외국인 학생들은 좀 더 쉽게 공부할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과정을 거쳐 스스로 많이 성장한 것 같다. 무엇보다 도전하는 것을 좋아하는 내 모습을 발견했다. 때로는 나의 도전 정신이 도움이 안 될 때도 있지만 말이다. 이러한 모습은 다른 사람들도, 심지어 나 자신도 미처 몰랐던 새로운 나의 모습이었다.
졸업 이후 계획은 무엇인가?
지난달 학술대회 이후 캐나다 고향으로 돌아왔다. 남편과 가족과 친구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 5~6년 간 갖지 못한 여유로운 시간이다. 사람을 만나고 수다떨고, 요리하고, 책 읽는 등 나만의 시간을 가지고 있다. 아직은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앞으로 무엇을 하든 박사논문을 쓰면서 익힌 것들을 활용하려고 한다. 그리고 내가 공부한 것들을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고 행복한 삶을 살고 싶다.
글/ 전은경 기자 hspmaker@gmail.com
사진/ 임선환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