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고민, ‘좋은학교’에서 만나요

10대 고민, ‘좋은학교’에서 만나요

뇌교육 현장 속으로

브레인 36호
2012년 11월 20일 (화)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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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반에 필리핀에서 온 친구가 있는데 한국말도 서툴고 공부도 못해서 왕따를 당해요. 그애는 다른 애들이 놀리고 때리면 울고만 있고요. 2학기엔 그 친구가 즐겁게 보낼 수 있게 도와줄 방법이 없을까요?’ 반에 왕따가 생기면 왕따인 학생도 힘들지만 그걸 지켜봐야 하는 다른 학생들도 마음이 편치 않다. 이런 고민을 터놓고 말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

바로 '좋은학교(http://cafe.naver.com/brainbreath)' 다. 십대들이 서로의 고민에 대해 공감하고 댓글로 해결방법을 함께 찾는 온라인 공간이다. 왕따 문제뿐 아니라 공부, 진로 등 십대들이 겪고 있는 다양한 고민과 취미생활도 나눈다. ‘좋은학교’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친구 6명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브레인
좋은학교 카페에서 하고 있는 활동은 무엇인가요?

sky(고1) 주로 ‘왕따해결’ 게시판과 ‘SOS도와줘’ 게시판에 올라오는 글들을 보고 댓글을 달아요. 매일 세 번 이상 들어가는데요, 왕따해결 게시판에 글이 계속 올라오는 걸 보면서 왕따 문제의 심각성이 느껴져서 슬퍼요. 그래서 작은 힘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진심을 다해 위로와 격려의 댓글을 달아요. 또 ‘동물’ 게시판 스태프로서 제가 아는 한 도움이 될 만한 관련 자료와 팁을 올려요.


달팽이(중1) 저도 좋은학교에서 ‘고민상담방’에 자주 들어가요. 친구들이 올린 고민거리를 읽고 같이 고민하고 왕따 문제도 같이 해결책을 찾아봐요. 그러면서 제가 초등학교 때 했던 친구에 관한 고민, 공부에 관한 고민들이 정말 값진 경험이었다는 걸 느꼈어요. 주변 어른들, 친구들한테 듣고 힘이 되었던 말들이 제 안에 쌓여 다른 사람을 도와주게 되니까요.


김희윤(중3) 왕따를 당하고 있는 친구를 돕고 싶지만 같이 놀았다가 자기도 따돌림을 당할까 봐 망설이는 친구들에게 용기를 내라고 말해줘요. 돕고 싶어하는 마음부터가 참 멋있는 거라고 말해주고요.

그리고 얼마 전에 게시판에 올라온 글에 완전 공감했어요. 그 글처럼 우리 반에도 선생님께 대들고 자기 기분이 안 좋으면 욕하고 친구들한테 함부로 하는 친구가 있거든요. 비슷한 고민들을 나누면서 위로도 되고 해결방법을 찾아가는 게 좋아요.

더블플레이(중3) 저는 ‘운동’ 게시판 스태프를 맡고 있어요. 좋은학교에는 봉사, 댄스, 여행, 과학등 특별활동 게시판이 있어요. 운동 중에서도 야구에 관심이 많아서 야구에 관한 글들을 올리죠. 






브레인  ‘좋은학교’ 카페에 들어가보니 왕따 문제로 힘들어하고 또 해결하고 싶어하는 친구들의 이야기가 많이 올라오더군요. 여러분들은 왕따 학생을 도와준 경험이 있나요?

잠만보(홈스쿨링) 중학교 3학년 때 우리 반에 약간 정신 지체가 있다는 이유로 왕따를 당하는 친구가 있었어요. 하지만 저를 포함한 반 애들이 그 친구에게 관심도 가져주고 말을 많이 걸어주니까 상태가 많이 나아지는 걸 봤어요. 관심을 갖고 먼저 다가가는 것이 중요해요.




김희윤(중3)
저는 지난해 왕따가 돼서 죽고 싶다는 생각까지 한 적이 있어요. 같이 다니던 친구들한테 따돌림을 받은 이후부터는 반에 같이 놀 친구가 없었어요. 하지만 방학을 보내고 와서는 저도 그 친구들을 무시하기로 하고 공부에 더 전념했어요. 그래서 성적이 올랐고 담임선생님께 인정도 받았어요. 그러자 그 친구들이 다시 다가왔어요. 정말 어이없었죠.

중학교 3학년에 올라와서는 좋은 친구들을 사귀었어요. 예전의 그 친구들과는 아직도 사이가 좋지 않지만 그렇다고 서로를 따돌리는 정도는 아니에요. 서로에게 다른 친구가 있고 그저 저랑 사이가 안 좋은 거죠. 제가 직접 겪었고 극복했기 때문에 왕따 문제로 고민하는 친구들에게 자신감을 갖고 노력하면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해주고 있어요.

더블플레이(중3) 저도 초등학교 6학년 때 심하진 않았지만 왕따가 된 적이 있어요. 그냥 무시하고 중학교 올라와서 친구들을 다시 만들었어요. 그리 심한 편이 아니었는데 그때 외로워봐서 왕따 학생을 보면 도와주게 돼요. 말은 못해도 많이 외로울 거예요. 우리 반에서 왕따인 애는 쓸데없이 잘난 척을 많이 해서 애들이 싫어해요. 그 친구가 보이면 가서 말도 걸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눠요. 그리고 친구들과 어울리라는 말도 해줘요. 학기 초보다 그애가 밝아진 모습을 보면 뿌듯해요.

동글동글동글(중2) 우리 반 왕따는 화를 많이 내서 애들이 멀리하고 싫어해요. 저는 선생님의 권유로 친구의 옆자리에 앉게 되었어요. 제가 학급반장으로 있거든요. 그 친구가 다른 친구들과 말다툼을 하려고 하면 중재를 해줘요. 그래도 싸우게 되면 화해하도록 돕고요. 그 친구가 감정 조절을 잘 못하더라고요. 옆에서 제가 다른 친구의 입장도 설명해주곤 하니까 그 친구도 좀 변하고 1학기가 끝나갈 때는 그 친구를 이해하려는 애들도 몇 명 생겼어요. 

달팽이(중1) 급식을 받기 위해 줄 설 때 아이들이 왕따인 친구를 무시하고 새치기를 많이 해요. 그러지 말라고 해도 애들은 재미로 계속 해요. 그래서 저라도 새치기 안 하고 청소할 때면 옆에 가서 도와줘요. 웃으면서 말도 걸고 그래요.  



브레인
자신이 다니고 있는 학교를 좋은 학교로 만들기 위해 직접 하는 활동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달팽이(중1) 얼마 전에 조금 노는 아이의 고민을 듣고 위로를 해줬어요. 주변에 친구는 많은데 깊은 고민을 나눌 친구는 없었나 봐요. 그랬는데 그 친구가 요즘 공부를 하려고 해서 뿌듯해요. 또 반 아이들에게 뇌체조도 가르쳐줘요. 머리를 두드리고 지압하는 방법을 알려주면 시원하다고 좋아해요. 또 저는 ‘좋은학교’ 카페를 친구들에게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우리 카페를 알리는 편지를 써서 반 전체에 뿌렸어요. 그랬더니 열한 명이나 가입해서 엄청 기분이 좋았어요.

sky(고1) 누구나 공부를 잘하고 싶어하잖아요. 그러려면 수업시간이 정말 중요하고요. 그래서 저도 선생님 말씀을 잘 듣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하는데요. 나만 잘 듣는 것이 아니라 옆 친구가 졸거나 자면 깨워서 같이 공부해요. 피곤해하면 쉬는 시간에 안마도 해주고요. 그리고 요즘 욕을 쓰는 애들이 많아요.

주변 친구들에게 욕은 나쁜 거니까 쓰지 말자고 계속 말해줬더니 두 명 정도는 전보다 욕을 많이 안 해요. 평소에 교실과 복도를 다니다 쓰레기가 보이면 줍고, 주번이 칠판 닦는 걸 깜박하면 제가 가서 닦아요. 그리고 좋은학교 카페를 알리기 위해 ‘네이버 지식in’에 왕따 관련 고민을 올린 분들에게 조언과 함께 좋은학교도 소개해요.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홍보하고요.


김희윤(중3) 준비물 안 갖고 온 친구에게 준비물을 빌려주거나 같이 써요. 좋은학교 카페도 친구들에게 많이 알려주고 싶은데 컴퓨터를 안 하는 애들이나 게임만 하고 신경도 안 쓰는 애들이 대부분이라 힘들어요.


동글동글동글(중2) 좋은 학교를 만드는 방법은 많겠지만 자신이 잘하고 자신 있어 하는 걸로 활동하게 되더라고요. 저는 사실 중학생이 된 이후에 줄곧 전교 1등을 했어요. 제가 잘할 수 있는 ‘공부’를 갖고 친구들을 도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마침 우리 학교에서 ‘멘토&멘티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성적이 좋은 학생과 성적이 조금 부진한 학생이 서로를 돕는 건데요. 거기에 참여해서 다른 친구에게 제가 아는 것을 설명하려고 노력하다 보니 저도 좀 더 확실하게 알게 되고 그 친구도 성적이 향상돼서  기뻤어요. 이 활동을 하고 나서 반 친구들이 제게 공부에 관한 것을 물어오는 일이 잦아졌고, 저도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다 보니 함께 공부하는 분위기가 잡혀서 뿌듯했어요.

브레인 학교생활을 즐겁게 하는 나만의 비결이 있다면 살짝 알려줄래요?

더블플레이(중3) 친구들에게 먼저 다가가서 말을 걸고 서로를 존중해주면서 생활하는 거요.

동글동글동글(중2) 아무래도 친구관계가 좋아야 즐겁죠. 그러려면 자신의 마음가짐이 제일 중요해요. 먼저 자신이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고 자신감을 갖고 친구들을 배려하고 도와주려고 노력해보세요. 그럼 친구들도 저절로 저를 도와주려고 할 것이고 그러면서 친해지는 거죠. 친구들과 즐겁게 지내야 공부도 즐겁고 성적도 올라가요. 그럼 엄청나게 행복한 학교생활이 이루어져요.

달팽이(중1) 일단 제가 할 일을 잘하는 게 중요해요. 안 하면 기분도 썩 좋지 않아요. 힘들어하는 친구에게 먼저 다가가서 이야기를 들어주고 도와주는 일도 학교생활을 즐겁게 해줘요. 그리고 사소한 것들에 크게 웃을 때 참 행복해요.

sky(고1) 배려가 최고죠. 친구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그 기분까지 떠올려보면 다툴 일이 없어요. 그러다 보면 학교생활이 즐거워져요. 

→  좋은학교 카페(http://cafe.naver.com/brainbreath)에서는 9월 20일까지 ‘얼쑤 콘테스트’를 진행한다. 친구를 도와준 이야기를 보내면 그 중에 1등은 아이비리그 탐방, 2등은 아이패드, 3등은 상품권을 준다. 관심 있는 학생들의 많은 참여를 기다린다.

글·김보희 kakai23@hanmail.net | 사진·박여선 pys03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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