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와 폭력으로 죽어가는 아이들, 진짜 해법은?

왕따와 폭력으로 죽어가는 아이들, 진짜 해법은?

뇌교육연구소 '학교폭력'주제로 학술대회 개최

교사 및 아동상담 전문가들이 모여 학교폭력의 원인을 짚어보고 그 대책을 찾아보는 학술대회가 열렸다. 인간의 뇌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뇌를 운영하는 원칙과 방법을 교육하는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부설 뇌교육연구소(소장 심준영)는 지난 6월 23일 '공교육을 위한 뇌교육적 접근 방법'이라는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특히 이번 학술대회에는 고등학교 현장에서 직접 학생을 가르치는 3명의 뇌교육 박사들이 학교폭력에 대해 발표 및 토론의 시간을 가졌다.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뇌교육학과 교수이자 오랫동안 아동상담 전문가로 활동해온 오미경 교수는 "상담이나 치료 사례를 살펴보면 학교폭력은 2~3개월만 당해도 평생 씻지 못할 만큼의 심각한 부작용을 불러온다"며 모든 폭력은 '애정부족'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뇌기반 교육의 일환으로 뇌를 잘 쓰는 원칙과 기술을 훈련함으로써 삶이 보다 더 건강하고 행복하고 평화로워질 수 있도록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목표를 둔 '뇌교육'이야말로 학교폭력의 대처방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화영 교수(인천기계공고 교사)는 “2009년 국제교육협의회(IEA)가 36개국 청소년을 대상으로 더불어 사는 능력을 측정하는 ‘사회적 상호작용 역량’ 지표에서 우리나라가 최하위로 나왔다. 우리나라 교육의 목적인 홍익인간의 이념이 실종된 것이 아닌가, 근본적으로 교육의 뿌리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대한민국의 교육은 지·덕·체를 골고루 발달시키는 전인교육을 지향한다. 뇌과학적 측면으로 보면 좌뇌와 우뇌를 균형 있게 발달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교과목을 편성하여 운영하지만, 현재 교육은 좌뇌만을 발달시키는 지식 전달 교육이 주가 되고 있다.

이 교수는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 볼 수 있는 공감능력을 향상시키는 인성교육이야말로 학교폭력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본다”며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서 생각해 보는 것은 좌뇌, 상대방이 된 것처럼 상상하는 것은 우뇌에서 일어나는 작용이다. 명상을 통해 좌·우뇌를 골고루 발달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송찬옥 박사(인천연수연고 교사)는 학생들의 학업성취에 영향을 미치는 교사와 부모, 학생 간의 관계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송 박사의 연구결과 가정환경에 따라 학생들의 자신감이 달라지고 이는 학업성취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선생님이 자신에게 기대를 한다는 것을 학생들이 자각할수록 자기주도적 학습을 하게 되며 이는 곧 학생들의 학업성취에도 영향을 끼쳤다. 송 박사는 “주체성과 자율성을 가진 전인교육을 위해 우리 전통사상인 홍익정신과 역사적 공동체에 뿌리를 둔 뇌교육을 교육과정에 도입하여 학생들의 인간성 회복과 홍익정신의 가치를 내면화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고병진 교수(경북북삼고 교사)는 뇌기공 프로그램이 고등학생의 흡연충동조절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발표했다. 현재 학생선도부장인 고 교수는 학생들의 일탈, 폭력, 약물 사용 문제 등은 항상 교육현장의 큰 문제가 되었다고 말했다. 다만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학교폭력 상황은 비슷하나 그것을 바라보는 사회 인식이 바뀌었다고 전했다.

고병진 교수는 “천만 명에 육박하는 전국의 학생들에게 문제는 생길 수밖에 없다. 우리가 좀 더 긍정적인 시각으로 문제를 바라본다면 효과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무엇보다 학교문화를 바꾸는 것이 우선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이번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연구 목적을 밝혔다.

 


고 교수는 학교폭력은 아주 사소한 것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하고 흡연하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뇌기공 프로그램을 적용해 보았다. 뇌교육 프로그램 중 하나인 뇌기공은 신체활동을 중심으로 의식, 정보처리 등을 향상시키는 프로그램으로 연구 결과, 흡연 학생들의 흡연충동이 억제될 뿐만 아니라 집중력도 향상시키는 결과가 나왔다. 고 교수는 "앞으로 프로그램을 연령별로 다양화한다면 폭력과 왕따로 심각한 문제를 겪고 있는 학교현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최근 대한민국 교육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뇌교육을 통해 학교폭력, 청소년 흡연 등을 비롯하여 학업성취를 위한 방안들에 대해 다양한 토론이 이루어졌다.

 


지난해 대구 중학생 자살 사건을 계기로 우리나라의 학교폭력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정부는 학교 전담경찰관 배치를 늘리고, 학교폭력신고센터 117을 활성화하며, 상담교사 배치 등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뭔가 부족한 감이 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지 모르지만 학교폭력이 이슈가 될 때마다 비슷한 대책들이 쏟아져 나왔다.

문제는 정부의 대책이나 법이 없어서 이러한 폭력이 난무하게 된 것은 아니라는 데 있다. 학교폭력의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논의가 없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학교현장에 있는 교사들이 발표자로 나온 이번 학술대회는 보다 본질적인 학교폭력의 원인과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한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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