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가의 뇌는 천재의 뇌?

음악가의 뇌는 천재의 뇌?

집중 리포트

브레인 27호
2012년 09월 06일 (목)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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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가의 뇌는 일반인의 뇌와 확연히 구분된다. 신경과학자인 고트프리트 슐라우크는 자기공명영상 부피측정기술을 이용해 음악가와 일반인의 뇌의 크기를 비교했다. 그 결과 음악가는 뇌의 양측 반구를 연결하는 다량의 섬유조직인 뇌량의 앞쪽과 소뇌의 크기가 일반인에 비해 더 컸다.

운동, 청각, 시공간을 담당하는 피질 부위의 회백질 양도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음악가의 뇌간(좌우 대뇌반구와 소뇌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 뇌의 가장 심부에 위치한 생명중추)은 일반인에 비해 언어와 음악 자극에 빨리 반응하며, 반응하는 범위도 넓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음악가의 음악활동은 그들 뇌의 좌우 양측을 고르게 사용하는 결과를 만들었다.

한 연구팀은 어린이를 대상으로 무작위로 음악 과제를 수행하는 프로젝트를 수년간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나타난 결과를 보면 음악 레슨을 받은 어린이가 다양한 학교 과제 수행능력이 월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악기 연주법을 학습하는 행위가 뇌에서 주의력을 중재하는 기능을 하는 부위인 전대상 영역을 단련시켜 다른 행동에서도 주의력 네트워크를 더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음악성, 누구나 타고난다 

보통 우리는 절대음감 등 타고난 음악성이 있어야 음악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과연 그럴까? 아직 언어를 습득하기 이전의 아기들을 보면 누구나 음악성을 갖고 태어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아기들이 완전한 청각처리 능력을 갖추려면 몇 달 혹은 몇 년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아기들은 엄마의 음성을 아주 잘 알아듣는다.

엄마가 아기에게 말하는 모습을 살펴보면 ‘그랬니이?’처럼 길게 발음하고, 다른 사람들한테 말할 때보다 목소리 톤이 높고, 문장이 짧으며, 같은 문장을 반복해서 쓰는 경향이 있다. 마치 말이 아니라 노래를 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누구한테 배운 것도 아닌데 엄마들은 왜 본능적으로 아기에게 노래하는 것처럼 말할까? 이는 아기들이 단어의 의미를 알아들을 수 있기 전까지 말의 리듬이나 박자, 멜로디 등에 상대적으로 관심을 보이기 때문이다.

그동안의 연구에 의하면 아기들은 엄마가 하는 말의 단어를 듣는 게 아니라 그들이 가진 절대음감으로 엄마의 과장된 운율(성조, 억양, 강세, 리듬, 음장을 등을 포괄하며 의미상의 소리를 가져오는 소리의 특징)과 음절 같은 음악적 형식을 분석한다.

이런 분석의 밑바탕에 절대음감이 있다. 그런데 절대음감에만 의지해 소리를 분류하게 되면 같은 단어임에도 불구하고 목소리 높이가 다른 사람이 말할 경우 그 단어가 서로 같은 단어인지 알 수 없는 문제점이 생긴다. 따라서 아기들은 성장하면서 절대음감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지고 아예 잊어버리게 된다.

위스콘신대학의 연구팀은 8개월 된 유아와 음악교육을 받은 어른과 받지 않은 어른을 대상으로 음들의 배열을 들려주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유아들은 절대음감과 관련된 단서에 훨씬 많이 의지했고, 어른들은 상대음감과 관련된 단서에 의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 시절 강도 높은 음악훈련을 받으면 절대음감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언어를 배우면서 차츰 절대음감을 잊는 것이다.


결국 음악성은 재능보다 음악교육을 시작한 나이와 연습량 등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 어느 분야든 그 분야의 전문가로 성공하려면 1만 시간 정도의 훈련이 필요하다고 한다. 우리 뇌는 무엇인가에 대한 경험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 경험에 대한 뇌회로가 강화되기 때문이다.

일례로 뇌가 음악훈련에 얼마나 빠르게 반응하는지 보여주는 연구결과가 있다. 피험자에게 피아노 과제를 제시하자 그것을 연습한 지 몇 분 만에 운동피질을 비롯해 기저핵과 소뇌의 활동에 변화가 나타났다. 또한 놀랍게도 이는 신체적으로 연습할 때뿐 아니라 마음속으로 연습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바이올린 연주자들을 대상으로 한 또 다른 연구결과에 따르면 그들은 바이올린을 연주할 때 많이 사용하는 왼쪽 손가락을 담당하는 뇌 부위가 일반적인 경우에 비해 훨씬 크다고 한다. 이는 물론 그렇게 타고난 것이 아니라 오랜 연습의 결과다.

음악교육은 아이들에게 음악의 구조와 형식을 파악하는 능력과 음악을 더 듣는 법을 가르친다. 그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과 싫어하는 음악을 더 확실하게 잘 구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어릴 때 조금이라도 음악교육을 받은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음악을 처리하는 신경회로가 더 효율적으로 조직된다. 확실한 것은 어른의 뇌보다 아이의 뇌가 스스로를 재조직하는 신경형성성이 좋다는 것이다.

글·정소현 nalda98@brainmedia.co.kr  | 도움 받은 책· 《노래하는 네안데르탈인》 스티븐 미슨, 《호모 무지쿠스》《뇌의 왈츠》 대니얼 레비틴, 《뮤지코필리아》 올리버 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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