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해주는 '프탈레이트'에 노출되면 태아의 뇌 발달에 영향이 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안전성평가연구소(KIT)는 임신 중 프탈레이트의 노출이 태아의 뇌 형태와 기능 및 신경 발생에 비정상적인 변화를 야기함으로써 행동장애까지 유발할 수 있음을 밝혔다.
▲ 마우스의 뇌의 사진 및 대뇌피질 크기 비교 그래프
디메톡시에틸 프탈레이트(Di-methoxyethyl phthalate, DMEP)는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사용하는 화학첨가제로 화장품, 장난감, 세제 등 각종 PVC 제품이나 가정용 바닥재 등 주변 생활환경에서 흔하게 접하는 화학물질이며, 인체 노출 시 내분비계의 정상적인 기능을 방해하거나 혼란시키는 대표적인 내분비계 교란 물질이다.
KIT 유전체손상연구그룹 가민한 박사 연구팀은 실험동물을 통해 임신 중 모체가 DMEP에 노출되었을 때, 태아의 뇌 발달 단계에서 뇌 형태와 기능 및 신경세포 생성에 변화가 있음을 확인하였고 그 결과 행동장애까지 유발함을 검증하였다.
모체의 DMEP 노출이 태아의 신경세포 증식을 감소시킴으로써 정상적인 대뇌피질보다 두께가 얇아진 것을 확인하였고, 또한 신경세포와 성상세포 생성의 불균형이 유발되었으며, 이러한 원인이 신경세포와 성상세포의 발달 시기를 조절하는 유전자의 발현에 차이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또한 DMEP는 신경세포의 기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시냅스 형성에도 장애를 유발하여 정상 태아에 비해 DEMP에 노출된 태아는 신경세포의 수상돌기가시(Dendritic spine)의 수가 감소하였으며, 정상 대조군에 비해 미성숙한 수상돌기가시 형태를 나타내었다.
이에 전기생리학적 평가를 통해 DMEP 노출에 의해 유발된 시냅스의 형태학적 변화가 신경세포의 활성을 감소시킨다는 것을 검증하였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DMEP가 신경세포 생성 및 뇌 형태와 기능적 변화로 자손의 행동학적 변화를 유발하며, 과잉 행동장애나 불안감 증가와 같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 생후 3일된 마우스의 대뇌피질층의 두께를 비교한 결과 대조군에 비해 DMEP에 노출된 마우스의 대뇌피질층이 감소했다.
KIT 유전체손상연구그룹 가민한 박사는 “이번 연구는 임신 중 DMEP 노출이 청소년기 행동장애와 인과관계가 있음을 직접적으로 확인한 것으로, 이는 프탈레이트 외에도 다양한 생활 속 많은 화학물질이 신경독성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프탈레이트는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하는 화학 첨가제인만큼 임산부들은 특히 플라스틱 용기의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으며, 또한 화장품이나 세제 등은 천연제품을 이용하는 것이 임신 중 프탈레이트 노출에 의한 영향을 최소화 할 수 있다.
한편, 해당 연구는 기관 기본사업인 ‘생활환경 유해물질 대체 친환경 신소재 개발 및 플랫폼 구축’의 연구 결과로 병리학 분야 권위지인‘Brain pathology’에 지난 10월 게재되었다.
글. 우정남 기자 insight1592@gmail.com / 자료. 안전성평가연구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