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 유발하는 독성 단백질 형성원리 규명 '조기 진단' 가능해져

파킨슨 유발하는 독성 단백질 형성원리 규명 '조기 진단' 가능해져

KBSI-건국대 공동연구, 독성 단백질 응집체 형성원리 규명

국내 연구진이 파킨슨병을 유발하는 독성 단백질 형성 원리를 설명하는 새 모델과 조절 물질을 개발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바이오융합연구부 이영호 박사 연구팀이 뇌 속 알파시누클레인 단백질의 이상 응집체인 아밀로이드 피브릴의 형성 원리를 규명하고, 이를 조절할 수 있는 양친매성 물질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건국대학교 글로컬캠퍼스 바이오의약학과 박주호 교수, 한국뇌연구원 김재광 박사, 한국과학기술연구원 김윤경 박사, 헝가리대학교(ELTE Eötvös Loránd) József Kardos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로 진행됐다. 
 

▲ (왼쪽부터) KBSI 린유시 박사후연구원(공동 제1저자), 건국대 박소현 학생(공동 제1저자), KBSI 이영호 책임연구원(공동 교신저자)


알파시누클레인이 스트레스, 노화, 유전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불용성 응집체인 아밀로이드 피브릴을 형성하고, 이러한 아밀로이드 피브릴이 신경세포를 손상시켜 퇴행 및 독성을 유발한다. 이에, 퇴행성 뇌질환을 극복할 대안으로 단백질 응집체 연구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그 원인의 규명이 어려워 아직 많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공동연구팀은 퇴행성 뇌질환 연구에 필요한 단백질 응집체 연구를 획기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아르기닌-스테로이드 구조의 양친매성 물질(RR-BA)을 개발했다. RR-BA는 양전하 기반의 친수성을 띤 RR 부분과 소수성을 띤 BA 부분이 결합된 나노 수준의 합성 물질이다.   

연구진은 파킨슨병을 유발하는 주요 인자인 알파시누클레인 신경세포를 모델로 하여, RR-BA를 처리한 실험군과 미처리한 대조군을 비교하는 아밀로이드 피브릴 형성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 결과 RR-BA에서 양전하를 띤 RR 부분과 음전하를 띤 알파시누클레인이 정전기 작용으로 붙으면서 결합체의 농축과 함께 용해도의 저하가 일어났다. 더불어, 물과 친화력이 낮은 소수성의 BA는 농축된 결합체에서 아밀로이드 피브릴의 변환을 가속화하여, RR-BA가 미처리된 대조군 보다 아밀로이드 피브릴의 형성이 급격히 촉진되는 기전이 확인됐다.   
 


따라서 이번에 활용한 양친매성 물질은 파킨슨병의 잠재 위험은 있지만 오랜 기간에 걸쳐 아밀로이드 피브릴의 형성이 서서히 진행되는 체내 환경에서도 즉각적인 촉진 반응이 나타나게 돼, 파킨슨병 조기 진단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연구는 특정한 연구목적 달성을 위해 전하를 띤 양친매성 물질을 활용, ‘정전기적 결합 – 소수성 농축(electrostatic binding-hydrophobic condensation)' 모델에 기반해 아밀로이드 피브릴 형성의 촉진 기전을 밝힌 세계 첫 사례다. 

또한, 본 연구의 RR-BA는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하는 아밀로이드 베타나 타우 단백질 보다 파킨슨병을 유발하는 알파시누클레인에 선택적인 효능을 보임으로써, 파킨슨병 조기 진단 기술 개발에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연구는 KBSI 오창센터가 보유한 세계 최첨단 인프라인 초고자장 용액 NMR 및 단백질 응집체 분석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결과다.

KBSI 이영호 박사는 “아밀로이드 피브릴 형성의 핵심인 용해도 저하 원리를 규명해, 파킨슨병의 조기 진단 및 저해제 개발에 새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번에 규명된 원리는 알츠하이머병, 뤼게릭병, 이형당뇨병 등과 같은 단백질 응집 유래 퇴행성 질환 연구에 응용 가능하며, 나아가 난치성 질환 간 커뮤니케이션 연구, 우주 단백질 과학 등 한계 도전형 연구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 우정남 기자 insight159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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