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를 어떻게 하면 해소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힐링'이 대세인 요즘, 스트레스가 기억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를 나와 눈길을 끈다.
전남대병원은 신경과 조지훈·김병채 교수 연구팀이‘급성스트레스가 기억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내용의 논문이 세계적인 뇌신경과학 전문잡지 ‘브레인(BRAIN)’지에 게재했다고 3일 밝혔다.
▲ (좌)조지훈 교수, (우)김병채 교수(사진=전남대병원 제공)
연구팀은 영국 뇌신경 전문 연구대학인 브리스톨대학과 공동으로 스트레스가 기억 형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단기간의 자극이나 긴장인 급성스트레스가 기억과 학습능력을 형성하는 '장기 강화(Long Term Potentiation·LTP)' 현상을 더욱 증가시킴으로써 기억력 향상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제까지 긴장감이 기억력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료계의 통설은 있었지만 확실하게 원인을 규명한 것은 세계 최초다.
이번 연구 결과에 따라 앞으로 기억력 향상 뿐만 아니라 알츠하이머병 환자와 같은 퇴행성 뇌질환 환자의 기억력 회복 등 뇌질환 치료와 연구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 교수팀은 실험용 쥐를 좁은 공간에서 약 30분간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스트레스를 가한 뒤 뇌를 이용해 장기 강화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 급성스트레스를 받으면 뉴런 신경세포 수용체인 AMPA 수용체의 구조가 칼슘 불투과 형태에서 투과 형태로 바뀌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습과 기억 능력은 신경세포(뉴런)간의 연접 부위인 시냅스가 변화하면서 형성되는데 이러한 변화를 '시냅스 가소성'이라 한다. 시냅스 가소성에는 외부 자극에 의해 시냅스의 신호전달 효율이 높아져 장기간 유지되는 현상인 장기 강화현상이 있는데 이를 통해 학습과 기억이 이뤄진다고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급성스트레스가 지속돼 만성 스트레스로 진행될 경우에는 AMPA 수용체에 의한 지속적인 세포 내 칼슘 증가로 오히려 신경세포에 해를 끼쳐 기억저하를 일으킬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시했다.
조 교수는 현재 뇌신경과학과 퇴행성 뇌질환에 대해 연구하고 있으며 시냅스 가소성의 메카니즘과 알츠하이머병 등에 대한 연구논문을 셀(Cell), 네이쳐 뉴로사이언스(Nature Neuroscience), 뉴런(Neuron) 등 과학지에 게재한 바 있다.
또 공동저자로 참여한 김 교수는 알츠하이머병 진료와 연구를 하고 있으며 전남대병원과 브리스톨대학과의 연구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글. 전은애 기자 hspmaker@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