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하면 머리 좋아져' 과학적으로 증명

'운동하면 머리 좋아져' 과학적으로 증명

세브란스병원 조성래 교수팀, 기억력 및 뇌신경 계통 기능 향상 밝혀내

운동이 뇌 기능에 직접적인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조성래 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교수팀은 동물 모델을 대상으로 운동 등 활발하게 움직일 수 있는 자극을 조성하자 기억력 및 뇌신경 계통 기능이 향상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신경재활과 신경개선(Neurorehabilitation and Neural Repair)’, ‘플로스 원(Plos One)’, ‘세포이식(Cell Transplantation)’, ‘뇌연구(Brain Research)’ 등 4개 학술지에 게재됐다.

연구팀이 실험에 이용된 모델은 장난감이나 터널, 수레바퀴 등이 설치된 대형 사육장에 12∼15마리의 쥐가 생활하도록 돼 있으며, 학계에서는 ‘풍요로운 환경(enriched environment) 모델’이라 불린다.

연구팀은 총 32마리의 정상 쥐를 풍요로운 환경군과 대조환경군으로 나누어 2개월간 관찰한 결과, 풍요로운 환경군이 신경세포 간 신경 전달 과정에 관여하는 유전자 발현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신경세포 접합부위인 시냅스 부위에서 도파민이나 세로토닌 등의 신경전달물질의 농도가 높아진 것이다. 연구팀은 "이는 집중력 장애나 우울증 환자에게 쓰는 약제와 같은 효과"라고 설명했다.

또한 뇌성마비 모델인 저산소성-허혈성 뇌손상 동물 실험에서도 운동 및 재활치료 환경을 통해 대표적 운동조절 기관인 뇌 전두엽과 기저핵, 소뇌 부위에서 성장 인자의 발현이 증가했다.

연구를 진행한 조 교수는 “총 30마리의 뇌성마비 동물에서 섬유아세포 성장인자(fibroblast growth factor-2)가 대뇌 운동조절 영역에서 증가됐고, 이런 성장인자의 발현을 매개로 뇌혈관 생성이 증가됐으며, 신경학적 기능 회복에 긍정적 효과를 준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이어 “운동 및 재활치료가 단순히 몸을 튼튼하게 하는 것뿐만 아니라 뇌신경 기능 향상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입증됐다”면서 “뇌성마비나 뇌졸중, 파킨슨병과 같은 뇌신경계 질환 환자에게 적극적이고 다양한 재활치료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운동이 우리의 생각과 감정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입증하고자 다양한 연구를 진행했다. 지난 2007년 미국 일리노이대학 연구팀은 1주일에 3시간씩 꾸준히 운동한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의 뇌세포를 비교한 결과, 운동을 한 그룹이 뇌세포수가 상당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었다. 이 연구에서는 뇌세포 중 특히 기억을 담당하는 부위가 크게 증가해, 나이와 상관없이 운동하면 뇌기능이 향상될 수 있음이 입증됐다.

운동이 근육과 뼈를 튼튼하게 하는데 이어 두뇌 능력을 향상시킨다는 것은 최근 운동이 부족한 현대인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글. 전은애 기자 hspmake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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