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과 비만, 동시에 잡는 물질 세계최초 규명

당뇨병과 비만, 동시에 잡는 물질 세계최초 규명

국내 연구진, '마이토카인' 세계 최초로 규명.

국내 연구진이 당뇨병과 비만을 치료할 수 있는 ‘마이토카인’ 물질을 세계 최초로 규명해 당뇨병 치료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마이토카인은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에서 분비되는 물질이다. 연구자들이 체내 대사와 수명을 조절하는 물질로 예측하였으나, 그동안 밝혀진 바는 없었다.

이번 연구로 비만인 사람에게 인슐린 저항성 문제가 생겨 발생하는 제2형 당뇨병을 마이토카인으로 근본적 치료가 가능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또한, 비만에 따른 각종 질병 예방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성균관의대 이명식 교수 연구팀은 자가포식 이상세포에서 분비되는 마이토카인(mitokine) 물질인 FGF21을 세계 최초로 확인했다. “세포기능 및 대사 조절에서 자가포식의 역할에 대한 연구” 논문은 ‘네이처’의 자매지인 ‘Nature Medicine(네이처 메디신)’ 최신호(12월 3일자)에 게재하였다.

FGF(Fibroblast growth factor)21은 간에서 생성되는 내분비호르몬으로, 지방 분해나 휴면 같은 적응에 기여하며 당뇨병 치료 특성을 보여주는 호르몬이다.

현재 국내 인구 약 10%가 당뇨병 환자이며, 비슷한 숫자의 내당증 장애(준당뇨병) 환자가 있다. 당뇨병은 대표적인 대사질환으로 현대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무서운 질병이다. 당뇨병 환자는 평균 정상 혈당군 보다 수명이 6~10년 정도 감소히며, 뇌 위축으로 치매를 앓거나 뇌 손상으로 우울증을 겪을 위험이 크다.

그러나 당뇨병 치료는 현재 근본적인 치료 대신 인슐린 분비와 저항성을 낮춰 혈당을 떨어뜨리는 데 주력했다. 당뇨병 기저 발생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슐린 분비 저하 또는 인슐린 저항성 발생 세포 생화학적 원인이 무엇인지는 당뇨병 발병 기저에 가지는 가장 큰 의문점 중 하나다. 이와 관련해 미토콘드리아 또는 그보다 근저에 있는 자가포식의 이상이 인슐린 분비 저하 또는 인슐린 저항성의 발생 원인이 아닌가 하는 가설이 있었다.

많은 실험결과 미토콘드리아 또는 자가포식 이상이 당뇨병 발병을 초래하는 것으로 나왔으나 반대되는 결과 또한 많아 그 가설이 맞는지 많은 의문이 제기되었다. 일부 연구자들은 세포 내 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에서 분비되는 ‘마이토카인’이라는 물질이 있으며 그것이 대사를 조절하고 수명에도 영향이 있으리라 추정했다. 그러나 그 정체를 밝히지는 못했다.

이 교수 연구팀은 자가포식 이상세포에서 분비되는 FGF21이라는 물질이 바로 마이토카인이라는 것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또한, 마이토카인이 대사를 조절하고 당뇨병과 비만을 치료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결과에 따르면 세포의 자가포식 기능이 이상 반응을 일으키면서 세포 내 소기관 중 핵심인 미토콘드리아가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스트레스받은 미토콘드리아는 항진반응으로 마이토카인을 분비하면서 체내대사를 조절하려는 경향을 보이게 된다. 이 작용으로 인슐린 저항성이 감소하고 체중과 지방이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마이토카인 분비에 관여하는 자가포식 기능을 조절할 수만 있다면 앞으로 인슐린 저항성 문제로 생긴 2형 당뇨병 환자를 세포 기능 조절로 보다 근본적으로 치료할 가능성이 열린다.

연구팀은 체중과 지방 감소 등 대사조절 장애까지 해결할 길이 열려 각종 질병 예방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연구를 이끈 이 교수는 “앞으로 자가포식 분야가 대사질환, 당뇨병, 비만 같은 질병의 근본 원인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다”며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대사질환 또는 다른 퇴행성 질환 등에도 효과가 있는 새로운 물질이나 신약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 전했다.

글. 김효정 기자 manacula@brainwor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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