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학교(총장 유지범)는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과 김태형 교수 연구팀이 체외에서 인체의 미세혈관(세동맥)을 모사할 수 있는 3차원 관형 구조체를 새롭게 개발했다고 밝혔다.
▲ 성균관대 김태형 교수, 김철휘 박사[사진=성균관대학교]
이 구조체는 얇은 탄소 소재인 ‘산화그래핀’을 사용해 만들어졌으며, 기존 기술로는 어려웠던 복잡한 3D 구조를 자연현상을 이용해 손쉽게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이번 연구에서 핵심이 된 자연현상은 바로 ‘마랑고니 효과’이다. 이는 표면장력 차이로 액체가 스스로 움직이는 현상인데, 김 교수팀은 이 원리를 활용해 그래핀 용액을 정해진 틀에 부은 후, 단순한 증발만으로 입체 구조체를 만드는 독창적인 방법을 개발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구조체는 끝이 점점 좁아지는 파이프 모양으로, 퍼즐처럼 여러 개를 연결해 다양한 형태로 조립할 수 있다.
또 표면에는 머리카락 굵기의 1/10 수준인 미세한 주름이 있어, 별도 재료 없이도 잘 휘고 늘어나는 유연성을 가진다.
▲ 3차원 산화그래핀 관형구조체(GMTP)의 구조 분석 및 유연성 시험 결과 [사진=성균관대학교]
김 교수팀은 이 관형 구조체 안쪽에 사람의 혈관 세포를 배양하고, 미세유체칩과 결합시켜 실제 인체의 미세혈관과 유사한 환경을 실험실에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이 기술은 앞으로 고혈압, 혈관질환 연구와 약물 실험에 활용될 수 있는 체외 플랫폼으로 발전 가능성이 높으며, 그래핀 외에도 다양한 소재에 적용할 수 있어 소재 공학 분야에도 큰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 3차원 산화그래핀 관형구조체(GMTP) 기반 체외 세동맥 모사 플랫폼 개요 [사진=성균관대학교]
김태형 교수는 “이번 연구는 자연의 원리를 이용해 기존에는 만들기 어려웠던 3차원 구조를 간단하게 만드는 기술”이라며, “특히 인체와 유사한 혈관 구조를 실험실에서 모사할 수 있어, 다양한 질병 연구에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으며, 세계적인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게재됐다.
글. 우정남 기자 insight159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