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인 북스] 불안과 두려움에서 자유로워지는 마음 훈련

[브레인 북스] 불안과 두려움에서 자유로워지는 마음 훈련

오픈: 열린 마음

끊임없이 울리는 알림, 읽지 않은 메일로 가득 찬 메일함, 알고리즘이 이끄는 자극적인 콘텐츠, 가짜 뉴스에 선동되는 사람들.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풍경이다.

이런 것들 외에도 직장에서, 가정에서, 학교에서 불편한 감정과 견디기 어려운 상황을 잠깐만이라도 차단하고 싶다고 생각한 경험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이처럼 힘든 상황을 마주하지 못하고 외면하려는 충동을 저자는 ‘닫힘’의 상태라고 말한다.

산만한 정신, 부족한 시간, 조절되지 않는 충동… 모두가 ‘도파민 중독’을 걱정하는 지금, 저자 네이트 클렘프는 ‘닫힘’이야말로 근본적인 문제라고 이야기한다. 

너무 많은 것에 연결될 수 있는 사회이지만 사람들은 역설적으로 서로에게 마음의 문을 닫고, 자신이 경험할 수 있는 삶의 공간을 축소한다. 그 대신 안락한 가상 세계 속으로 빠져든다.

저자는 스탠퍼드대학교와 프린스턴대학교에서 철학을 공부한 후 교수로 일했지만 한 차례 번아웃을 겪은 후 마음수련가의 길을 선택했다. 명상 수련으로 ‘닫힘’ 충동에 저항하는 법을 코칭했으나 그 자신도 ‘닫힘’의 상태로 치닫는 것을 느꼈다. 

이 책에는 그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기 자신을 대상으로 진행한 진지하고도 유쾌한 실험의 과정이 담겼다.

또한 전통적인 심리학과 최신 뇌과학, 다양한 철학 이론을 바탕으로 단절되고 고립되는, 그래서 불안해지는 현대인의 문제와 위험성을 경고한다. 

외부 세계에 대한 부담을 단순 피로감으로만 치부할 수 없는 이유가 무엇인지, 무엇이 우리를 ‘닫힘’과 ‘강박’의 상태로 내몰고 있는지 현대인이라면 피할 수 없는 마음의 문제를 실험과 이론을 통해 심도 깊게 진단하는 것이다.

나아가 ‘닫힘’의 해법으로는 ‘열림’의 방법을 소개한다. 이는 바쁜 현대인을 위해 개발한 실용적인 마음 훈련법으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적어서 명상을 시작하기 어려웠거나 꾸준히 지속하기 힘들었던 사람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시끄러운 세상과 무작정 단절되지 않고도 평범한 일상에서 내면의 평온을 유지하는 방법을 알게 될 것이다. 또한 불시에 찾아오는 짜증과 두려움까지 받아들이는 한층 성숙한 삶의 태도를 지니게 된다.

열림 명상의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고대 티베트 불교의 지혜를 만나게 된다. 하지만 저자는 난해하고 범접하기 힘든 수행을 일반인이 쉽게 따라 실천할 수 있도록 재해석했다. 

바쁜 일상에서도 마음의 짧은 휴가를 다녀올 수 있도록 돕는 이 방법은 열림이 단순한 절제와 단절이 아님을 말해준다. 분주하고 산만한 일상의 환경 또한 이 수행법을 통해서라면 고요하고 신비로운 열림의 기회가 된다고, 오히려 그런 환경 속에서 열림의 씨앗이 뿌려진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삶에 마음 문을 열면, 우린 더 이상 내면의 생각에 갇혀 있지도, 미쳐 돌아가는 외부의 세상과 싸우는 데 골몰하지도 않는다. 우리는 서로 연결된다. 삶과 마음은 점점 더 커진다. 더 많은 공간, 더 많은 관점, 더 많은 가능성이 생겨난다. 비로소 진정한 자유가 찾아온다.”

소란스럽고 산만한 세상에서 자꾸만 조급해지는 마음을 고요하게 유지하고 싶은 사람, 중독의 문제를 좀 더 근본적인 차원에서 숙고해 보고 자기만의 해법을 찾고 싶은 현대인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글. 우정남 기자 insight159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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