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의 뇌가 사랑을 의심할 때 (출처=YES24)
관계 번아웃에
빠진 커플을 위한 실천 뇌과학
완벽한 조건을 갖추고, 완벽한 관계를 유지하고자 하는 것은 이 세상 모든 커플의 숙제이다. 그래서 적지 않은 사람들은 사랑 받기 위해 가능한 한 훌륭한 동반자이자 친구가 되려 하고, 뛰어난 유머 감각과 사회적 능력을 겸비하고자 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완벽한 부모가 되고자 하는 등 높은 이상을 가지고 관계를 시작한다.
문제는 그런 ‘완벽주의’적 성향 때문에 관계에
지나치게 올인한 나머지 자신을 돌볼 여력이 남아 있지 않게 된다는 점이다. 더욱이 그런 잘못된 사고방식은
뇌에 각인되어 그러한 방향으로 자동 반응을 일으키게 되고, 생각의 악순환은 계속해서 부정적인 결과를
낳는다. 결국 스스로 벌여 온 이상과의 싸움 끝에 마주하게 되는 것은 하얗게 타 버린 자신뿐이다.
이 책은 사랑이 식는 원인과 과정, 그리고 자신(혹은
커플)이 관계 번아웃의 어느 상황에 처해 있는지를 스스로 진단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관계 번아웃’에 빠지게 되는 주요한 원인은 ‘완벽주의’이다. 완벽한
관계를 꿈꾸지 않는, 그 목표를 향해 노력해 보지 않은 연인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높은 기대, 잘해야 한다는 압박이 애정 관계에 좋은
영향을 미칠 리 없다. 결국 완벽주의적 사고방식은 과로와 실망을 부르고, 그 과정에서 억눌리고 무시된 자신의 감정과 필요로 삶의 질은 곤두박질친다.
쓰기 나름인 뇌
다행인 건 인간의 뇌는 매우 유연해서 각자가 이용하는 습관(루틴)에 따라 길이 열린다는 점이다. 연인 관계에서 발휘된 완벽주의와 그로
인한 이타주의, 비관주의 등 도움되지 않는 잘못된 사고방식조차도 습관에 따라 형성된 체계이다. 그러므로 자신의 사고방식을 새롭게 정비하고, 새 습관을 만들어낸다면
뇌도 그 상황에 맞게 적응해 나간다.
뇌 신경의 기억 체계도 마찬가지이다. 둘만의 첫 경험, 첫인상, 첫 데이트를 기분 좋게 회상하는 ‘행복한 커플’과 달리 ‘번아웃에 빠진 커플’의
경우 어느 한쪽(혹은 모두) 자신들이 함께한 역사를 부정적으로
각색한다. 하지만 이처럼 기억 역시 조작이 가능해서 의도적으로 하루의 좋았던 순간을 적거나 자신의 희망
사항을 적어보는 등 ‘긍정적인 것에 집중하는 일’을 습관화해
주의를 보내면 뇌의 긍정 시냅스(synapse)를 자라게 할 수 있다.
관계 번아웃, 치유의 시작은 ‘나 자신’으로부터
자신과 상대방의 상태에 대한 진단을 마쳤다면 관계 회복을 위한 실제적인 방법을 알아볼 차례이다. 저자는
문제 해결 과정을 제대로 따라가는 게 중요하고 효과적이라 이야기한다. 그 과정은 가장 먼저 ‘나 자신’을 돌보고, 다음으로 ‘상대방’을, 마지막으로 ‘사랑(우리)’을 돌보아야
하는 순이다. 이 중 저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단계가 바로 ‘나
자신 돌보기’ 단계이다. 자신의 번아웃, 그 원인이 된 잘못된 사고방식을 해결해 내 삶의 에너지를 되찾는 것이 최우선이다. 나 자신을 잘 알고 몸과 마음이 건강해진 사람만이 ‘좋은 관계’ 프로젝트에 전념할 여분의 힘을 비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전문가의 상담 없이도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자 하였다. 어쩌면 그 어느 문제보다도 사적이어서 털어놓기 꺼려진다 하더라도 저자의 기발하고 실용적인 아이디어와 진지하지만
쉽고 위트 있는 시도를 따라가다 보면 저절로 ‘두 번째 진짜 사랑’이
시작될 것이다. 이 책은 이제 막 사랑에 빠진 커플은 물론 변해 버린 사랑에 고통 받고 있는 연인, 마음은 식어 가고 있지만 권태를 극복하려는 용기 있는 자들을 위한 필독서이다.
글. 윤준휘 기자
dkwnaak1040@brainworld.com | 사진 및 자료출처. YES24, 불광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