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인생을 좌우하는 것은 유전일까? 환경일까? 인간은 과연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존재의 지속에 불과할까? 지난 세기동안 한번 타고난 DNA는 고정불변이라는 것이 만고의 진리였다. 그러나 최신과학은 변치 않는 유전적 특성은 그 비율이 단 5%정도에 불과하며, 이 5%를 제외한 유전자 대부분은 실상 외부 요인에 의해 끊임없이 변화한다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 유전자의 노예가 아닌 주인으로서 운명을 바꿀수 있는 유전자의 비밀을 전하는 <슈퍼유전자> (사진=한문화 제공)
최근 내분비내과 전문의이자 동서양의학을 아우르는 독창적인 건강론과 행복론으로 전 세계에 독자를 둔 디팩초프라와 하버드대학교 신경학과 석좌교수 루돌프 탄지는 그들의 저서 <슈퍼유전자>에서 흥미로운 주장을 한다. “우리는 유전자를 지배할 수 있으며, 운명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이들은 신유전학을 기반으로 “인간의 유전자는 고정적이지 않으며, 유동적이고 역동적이며 우리가 생각하고 행동하는 모든 것에 반응한다. 좋은 유전자와 나쁜 유전자는 없다. 우리 몸의 모든 세포는 우리가 무엇을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지 항상 주시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역설한다.
내가 하는 식사, 수면, 운동, 명상 등 하나 하나의 선택이 유전자를 변화시키고, 건강한 유전자는 몸의 이상을 복구한다는 것이다. 심신체계는 유전자 활성에 따라 조절되고 종종 놀라운 방법이 동원된다. 예를 들어 장에 있는 유전자는 소화 작용에 관여하지만, 동시에 소화 작용과 거리가 먼 고혈압, 알츠하이머병, 알레르기부터 만성염증에 이르는 자가면역질환에도 관여한다.
몸 안의 모든 세포들은 유전자 메시지를 이용해서 다른 세포와 서로 소통하는데, 우리 역시 생활방식을 통해 그 소통에 참여한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우리의 선택에 따라 나쁜 변이가 일어날 수도, 반대로 긍정적인 변이가 일어날 수도 있다. 유전자는 생활방식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긍정적인 생활방식이 긍정적인 유전자 변이를 일으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바람직한 먹을거리, 생활방식, 마음가짐을 선택함으로서 좋은 유전자 변이를 일으킬 수 있다. 바로 내 몸이 스스로 몸을 치유하고, 내 뇌가 자신을 치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디팩초프라와 루돌프 탄지는 “뇌와 장의 커넥션에 주목하라”고 조언하며, 슈퍼유전자를 깨우기 위한 현명한 생활방식으로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한다. △음식을 바꾸면 인생이 달라진다 △숨은 적, 스트레스를 관리하라 △ 움직일수록 삶이 건강하다 △ 수면의 중요성을 얕보지 마라 △ 행복을 강화하는 감정을 추구하라. 그리고 ‘명상은 뿌리부터 진정한 행복에 이르기 위한 최우선적 선택’이라고 한다.
이들이 제시한 방안의 매력은, 낡은 습관 바꾸기가 죽기보다 어려운 우리가 쉽게 선택해서 꾸준히 할 수 있는 1부 쉬운 선택부터 2부 힘든 선택, 3부 실험적 선택을 항목별로 제안하고 있다는 점이다.
저자들은 서두에 매일의 행복을 뿌리부터 진정한 행복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이 책을 기술했다고 밝혔다. 생활 속에서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작은 변화로부터 시작해 우리 몸의 유전자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들어볼 기회가 될 수도 있겠다. 스스로의 선택으로 만들어진 슈퍼유전자를 통해 정해진 유전적 운명에서 벗어나 더욱 건강한 삶과 행복을 누리는 방법을 발견해 보자.
글. 안승찬 기자 br-md@naver.com / 사진= 한문화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