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콤 글래드웰 신간 <다윗과 골리앗>

말콤 글래드웰 신간 <다윗과 골리앗>

<블링크>, <티핑 포인트>, <아웃라이어> 등 출간하는 책마다 센세이션을 일으킨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인 말콤 글래드웰의 신작 <다윗과 골리앗>이 나왔다.

‘1만 시간의 법칙’, ‘티핑 포인트’, ‘블링크’ 등 새로운 경제학 용어를 만들어 내며, 통찰력 있는 독보적 스토리텔링으로 출간하는 책마다 전 세계적인 이슈를 불러일으키는 그는 이번에도 역시나 언론과 여론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3,000년 전 팔레스타인에서 양치기 소년이 돌팔매질 하나로 위대한 거인 전사를 쓰러뜨렸다. 이 이야기는 이후 ‘다윗과 골리앗의 전투’로 불리며 거인과 약자의 싸움으로 회자되어왔다. 이 책은 바로 이 사건에서 시작된다. 전쟁, 스포츠, 정치, 그리고 일상생활의 모든 분야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 강자들이 항상 이기는 것은 아니다. 말콤 글래드웰은 역사와 문화를 아우르는 전방위적인 시각으로 사례를 수집하여, 통념과 달리 강자는 자주 약하고 약자는 보기보다 강하다고 일러준다. 책에서는 거인을 이겨낸 이 시대의 다윗 아홉 명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또 하나 이 책에서 주목할 점은 역경과 약점에 강함과 위대함이 숨겨져 있듯, 모든 긍정적이고 유리해 보이는 장점에도 치명적인 약점과 나약함이 숨겨져 있다고 말한다. 보통 우리는 학급의 학생 수가 적을수록 학업 성취도가 높고 좋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학생 수가 어느 숫자 이상으로 적어지면 동료로부터 배울 수 있는 경우의 수가 줄면서 학업 성취도가 오히려 떨어지게 된다. 비단 학급의 학생 수뿐만이 아니다. 부모의 재산이 많을수록 자녀 양육이 수월할 것 같지만, 어느 수준 이상에서는 오히려 더 어려워진다.

이와 같은 현상을 이 책에서는 ‘뒤집힌 U자 곡선’으로 설명한다. 모든 긍정적인 특징은 한동안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오지만(뒤집힌 U자의 왼쪽), 어느 시점이 되면 효과가 오르지 않고(뒤집힌 U자의 중앙), 그 이후로는 오히려 부정적인 효과가 강해진다(뒤집힌 U자의 오른쪽). 결국 거인들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 언제나 좋은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적당량의 와인이 심장을 튼튼하게 하지만, 지나친 음주는 건강을 해치는 것과 같은 원리다. 그러므로 우리는 상대가 우리보다 유리한 점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무조건 포기할 필요도 없고, 자신이 가진 유리한 점들을 지나치게 과신해서도 안 된다.

▲ 말콤 글래드웰(사진=21세기북스 제공)

과학 전문 주간지 <네이처(Nature)>는 말콤 글래드웰의 신작에 대해 "아웃라이어와 블링크와 마찬가지로 뉴욕의 라떼같이 부드러우면서도 사람들의 흥미를 돋우지만, 특정 상황에서만 성립하는 왜 그런지 밝히기 어려운 장문의 에세이 열 편"에 불과하다고 비평했다.

누구나 알고있을 법한 이야기를 마치 처음 듣는 것처럼 독자들을 사로잡는 그의 글솜씨는 분명 매력적이다. 오죽하면 우리나라 한 방송사에서도 '티핑 포인트'를 고스란히 프로그램으로 만들었을까? <다윗과 골리앗>에서 저자는 골리앗은 너무 컸기에 그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커질 대로 커진 그에 대한 기대치를 말콤 글래드웰이 얼마나 채워줄 수 있을지 기대된다.

말콤 글래드웰 ㅣ 선대인 옮김 ㅣ 21세기북스 ㅣ 352쪽 ㅣ 17,000원

글. 전은애 기자 hspmake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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