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의 대화는 늘 어렵다. 분명히 아이를 걱정하고 아끼는 마음으로 대화를 시작했는데 어느새 의도와는 달리 화내고 야단친다. 혹은 잘 가르치려고 했던 말이 훈계 아니면 명령으로 끝난다.
학부모나 교사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이런 답답한 상황에 처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교실은 침묵의 공간이 아니다. 한 명의 교사와 여러 학생의 대화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곳이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교실 말하기의 80%는 교사의 말이다. 따라서 교사가 어떤 단어를 선택하고 어떻게 표현하느냐 하는 것은 학생들의 자존감, 성적, 정신 건강, 정서 발달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지혜로운 교사는 어떻게 말하는가>는 교육 현장에서 맞닥뜨리는 실제 상황들과 그에 따른 대화법 67가지를 소개했다.
교사의 말 한마디가 어떤 아이에게는 평생 상처가 되기도 하고, 어떤 아이에게는 격려가 되기도 한다. ‘아’ 다르고 ‘어’ 다른 말을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적절하게 다루는 기술이 필요한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부분 말을 통해 자신의 마음이나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는 데 서툴다. 교사도 대개는 특수한 상담기법으로서의 대화법이 아닌 일상의 교실에서 학생들과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배운 적이 없다.
자존감을 높이고 내면의 힘을 키우는 말, 선택과 책임을 기르는 말, 상황에 대처하고 해결책을 찾는 능력을 키우는 말,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말, 서로 협력하며 유대감을 키우는 말 등 긍정적인 교사의 대화법을 알려준다. 아이와 갈등을 키우는 말, 아이를 무력하게 만드는 말 등 교사가 교실에서 사용하지 말아야 할 대화법도 담고 있다.
특히 칭찬처럼 들리지만 학생의 성과를 평가하는 말이나, 어른의 인정이나 칭찬에 의존하게 만드는 말 등 좋은 의도로 한 말이 오히려 아이에게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지적한다.
저자인 칙 무어만은 40년 동안 교육 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말할 때의 작은 차이가 아이들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생생하게 체험한 교육 연구가이다. 자신의 경험을 수많은 세미나와 워크숍을 통해서 부모와 교사들과 나눠왔고 책에 담아왔다.
칙 무어만·낸시 웨버 ㅣ 윤미나 옮김 ㅣ 한문화 ㅣ272쪽 ㅣ 13,500원
글. 전은애 기자 hspmaker@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