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즈쓰 도시히코는 국내에서는 낯선 인물이지만, 프랑스 철학자 자크 데리다가 ‘거장’이라는 칭호로 존경을 표할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석학이다. 《의식과 본질》은 이즈쓰 도시히코의 대표작으로, 일본에서 30년간 꾸준히 읽히고 있는 베스트셀러이며 요미우리 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저자의 탁월한 외국어 실력과 방대한 학문적 관심과 지식을 바탕으로 수십 년 동안 동서양 사상계를 분석, 한 권에 통합·정리·집약한 작품이다. 그가 이 책에서 언급하는 동양철학의 범주는 불교·선불교·노장사상·공맹사상·신유학·힌두교·탄트라·이슬람·카발라 등으로, 일일이 거론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고금의 사상과 인물을 한 권 안에 모두 담아냈다.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은 단순히 동양의 종교·사상을 학문적으로 정리한 것이 아닌, 저자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깨달음과 명상에 관한 가르침을 이야기하는 내용이 곳곳에 나타난다는 점이다. 때문에 이 책은 철학서인 동시에 명상서라 할 수 있다. 저자 이즈쓰 도시히코는 학자인 동시에 선수행자였으며, 그의 선불교에 대한 언급들을 보면 단순한 이론이 아닌 실제적 체험이 통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실천에서 나온 깨달음을 담고 있기에, 이 책에 담긴 글이 더 묵직하게 다가온다.
독자들은 저자 이즈쓰 도시히코의 실천적 깨달음을 통해, 지금껏 아무런 의심 없이 받아들인 사물들이 객관적으로 실재하는 것인지, 아니면 본질은 없지만 우리 눈에 비칠 뿐인지 진지하게 성찰할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또한 사물과 현상을 보는 인식이 바뀌어 가치관과 인생관에 커다란 전환점을 맞이하는 단계에 이르게 될 것이다.
글. 이수연기자 brains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