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력부문 세계 기네스 보유자 에란카츠

기억력부문 세계 기네스 보유자 에란카츠

두뇌리더에게 듣는다

브레인 4호
2013년 01월 11일 (금)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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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력부문 세계 기네스 보유자이자 두뇌개발강연자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에란 카츠(42)가 한국을 처음 방문했다. 500개 자리숫자를 30분여분만에 외울 정도의 천재적 기억력을 소유한 그에게 교육열 높기로 소문난 한국인들의 관심은 훨씬 예상을 뛰어넘었다.

주한이스라엘대사관 초청으로 방한한 에란카츠와는 전날 이미 한국뇌과학연구원과의 공동주최 특별강연에서 만났던 터라, 인터뷰는 편하게 진행되었다.


다시 만나서 반갑습니다. 국제영재재단 HSP영재 학생들과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이 무척 인상적이었는데요, 개인적으로 한국에서의 첫 강연이었는데 어떠했습니까?

먼저 초청해준 한국뇌과학연구원에 무척 감사드립니다. 한국은 처음인데 너무나 편안했고 고향 같은 포근함이 느껴질 만큼 좋았습니다. 강연은 어린 학생들이 많았는데도 진지했고 뜨거운 관심에 즐거운 마음으로 했습니다. 시간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만큼 좋았고요.

특히 한 영재학생이 "당신의 비전은 무엇입니까"라고 질문했을 땐, 제 귀를 의심했을 정도였습니다. 숱한 강연을 하며 전 세계를 돌아다녔지만, 청중이 그것도 어린 학생의 입에서 그런 질문이 나오리라고는 예상치 못했습니다. 뭔가 다르다 싶었습니다.

500개 숫자를 외워 기네스 기록보유자로 올라있는데, 그 비결을 좀 가르쳐 주시겠습니까?

저는 여러 자리 숫자를 외울 때 ‘기마트리아(Gimatria)’라고 하는 유태인 고유의 기억력 비법을 사용합니다. 이 방법은 실제 숫자 대신 글자를 기억하는 겁니다. 1부터 20까지 해당 숫자에 기억하기 쉬운 상징물을 부여한 뒤 각 상징물에 기억하고자 하는 단어를 결합하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2’는 저에게 ‘노아의 방주(Noah"s Ark)’ 입니다. 누군가 2번을 ‘커피(coffee)’라고 했을 때 저는 이렇게 상상합니다. 동물들이 항상 짝을 지어 타고 있으므로, 동물들이 홍수를 피하며 커피(2번)를 마시는 모습을 상상하면 됩니다. 이런 식으로 시스템을 만들면 누구나 할 수 있죠. 또 저는 숫자 12를 항상 금속(metal)과 묶어서 생각합니다. 12를 들으면 금속이 떠오르는 식이죠. 누군가 12번을 ‘편지’라 말하면 금속 봉투 안의 편지(letter in a metal)를 연상하여 기억해 둡니다. 그러니까 옛것과 새 것을 한데 결합해서 연상하는 것이죠. 위대한 상상의 힘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상상력이 중요하다고 하셨는데 상상력에 관해 한 말씀 해 주시겠습니까?

기본적으로 유태인들은 ‘보이지 않는 신’이라는 개념을 갖고 있습니다. 유태인들이 지닌 상상력의 기본이죠. 다른 민족들은 신의 우상을 숭배하고 섬기던 3천 년 전에 유태인들은 이미 보이지 않는 초자연적인 존재, 만질 수도, 볼 수도, 들을 수도 없는 초월적인 존재가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유태인은 상상의 힘으로 신에 대해 생각했고 상상을 현실 속에 도입했습니다. 생존할 수밖에 없었던 유태인의 역사 자체가 상상 속의 것을 현실에서 구현하고 싶어 했으니까요. 많은 유태인들은 혁명가였습니다.

유태인식 두뇌 계발법의 특징은 어떤 것이 있나요? 특히 학생들이 이용할 만한 비결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기본 원리는 상상력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한 가지 비결을 말씀드리자면, 일이나 공부 같은, 두뇌를 사용하는 활동을 익숙하지 않은 낯선 곳에서 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일부러 불편한 곳에 가서 해보는 거죠. 우리의 두뇌는 편안함을 느끼면 활발함이 떨어집니다.

예를 들면, 여행 중에 낯선 곳에 가면 감각이 예민하게 깨어나는 느낌을 받죠. 우리 몸의 생존 감각이 민감해지는 것입니다. 기억도 잘하고 집중도 잘하게 되죠. 그러므로 학생들도 도서관이나 공부방 같은 익숙한 곳이 아니라 두뇌를 자극할 만한 새로운 장소를 찾아 책을 펼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의 기억법을 자녀에게도 전수하셨습니까? 효과가 있던가요?

저는 딸이 둘 있습니다. 그런데 세상 모든 아빠들과 마찬가지로 딸들이 말을 듣지 않아서 고민입니다.(웃음) 아직 어려서 그러는 거겠죠. 나중에 고등학교에 들어가 시험을 보고 그러면 아마도 제 말을 들을 겁니다. 기억법이 아니라 의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하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이죠.

단기 기억력은 좋은데 장기 기억력이 나빠서 고민하는 분들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단기 기억력과 장기 기억력 사이의 차이는 어디에 중점을 두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장기 기억력은 키워드와 관련지어 기억하면 좋습니다. 예를 들면 빌은 빌 클린턴과 연관시키는 식으로, 대상에 의미를 담아 기억하면 잘 기억할 수 있습니다. 연상은 상상의 주요기법입니다.

유태인뿐 아니라 한국인도 교육열이 높기로 유명한데요. 기억력과 교육열은 상관관계가 있습니까?

물론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한국인의 교육열이 매우 높다는 사실은 저도 익히 들은 바 있습니다. 유태의 유명한 랍비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배움의 고통을 견디지 못하는 사람은 필연적으로 무지의 고통을 겪어야 할 것이다.”라고 말이죠. 결국,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없이는 살 수 있어도 교육 없이는 살 수 없는 것입니다. 더 배울수록 우리의 두뇌는 더욱 발달합니다.

나이와 지능지수에 상관없이 누구나 뇌 훈련을 통해 놀라운 능력을 보일 수 있다고 하는 에란카츠는 최근 ‘천재가 된 제롬(박미영 옮김, 황금가지)’을 펴냈다. 더불어, 항상 해당 국가에서 발간하는 저서의 인세 10퍼센트를 기증해왔다는 그는, 이번 한국에서 받게 될 인세부분은 뇌교육의 연구개발기관인 한국뇌과학연구원(KIBS)에 기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글. 장래혁 editor@brainmedia.co.kr | 사진. 강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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