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장이 만난 사람] <서울대 사용법> 펴낸 이재영 교수

[편집장이 만난 사람] <서울대 사용법> 펴낸 이재영 교수

“인공지능 시대, 서울대가 나아가야 할 길은?”

▲ <서울대 사용법> 펴낸 서울대 이재영 교수


2026년 3월의 어느 봄날, 대한민국 고등교육의 나침반을 쥐고 있는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를 찾아 이재영 교수를 만났다. 서울대 인문대학 영어영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대학신문 부주간, 교무부처장, 학생처장, 기초교육원장, 인문대학장, 한국연구재단 이사 등을 역임했다. 최근 출간한 <서울대 사용법> 책이 인공지능 시대, 대한민국 대표대학이 나가야 할 길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며 교육계에 의미 있는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다음은 교수 연구실에서 만나서 나눈 인터뷰이다.


Q. 최근 출간하신 《서울대 사용법》 책의 서두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한 학생이 던진 질문에서 이 모든 사유가 시작되었다고요? 
 


네, 2021년 초 비대면 수업이 한창이던 시절이었습니다. 한 학생이 불쑥 "교수님, 대학은 왜 아직도 필요한가요?"라고 묻더군요. 대학인으로서 평생을 살아온 저에게는 너무나 당연했던 존재 이유가 누군가에게는 더 이상 당연하지 않다는 사실이 큰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그 이후부터 대학이 무엇을 하는 공간이고, 어떠한 조직이고, 중세 유럽으로 본다면은 12세기부터 만들어진 대학이라는 제도가 AI가 지식을 쏟아내는 21세기에도 여전히 유효한가에 대해 먹먹한 마음으로 고민을 시작했습니다. 

여러 영역에서 그동안 생각했고, 그 생각을 글로 정리해서 <서울대 사용법>이라는 책을 펴냈습니다. 스스로가 어떤 구체적인 답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고, 함께하는 동료들에게 서로 자극도 되고, 같이 이 문제 해결을 했으면 좋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은 문명사적으로 보면 전환기이자 격변기입니다. '정상'이라 여겼던 세계가 해체되고 새로운 질서가 아직 뿌리 내리지 않은 문명사적 격랑 속에 있습니다. 요즘은 사용하는 용어인 AI 문명기에 과연 대학이 무슨 역할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 모든 사람에게 질문을 던지는 일종의 발제인 셈입니다.


Q. AI 시대를 헤쳐갈 인간의 힘으로 '기초지력'과 '용기'를 손꼽았습니다. 인지적 역량과 비인지적 역량의 결합으로 보입니다. 어떤 관점에서 말씀하신 것인지 궁금합니다.

굉장히 핵심적인 질문을 하신 것 같습니다. AI 시대 교육이 어떤 방향성을 가져야 할지에 대해서 모두가 많이 고민할 거라고 봅니다. 

AI를 가장 기술적으로 선도하고 있다는 미국에서도 어떤 확실한 답이 없다고 알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당연히 그렇게 질문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고민의 어떤 결과의 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지금 웬만한 지식은 AI가 엄청난 데이터를 통해서 학습되어 있고, 그 학습의 결과를 휴머노이드가 휴먼에게 쏟아붓고 있는데 조만간 인간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가 되겠지요.

그럼 대학이 왜 있어야 하고 대학이 무엇을 가르쳐야 하느냐 했을 때, 어떠한 종류의 스포츠를 하든지 간에 기초체력이 있듯이 생각하는 존재로서의 인간이라면 호모사피엔스가 가져야 할 것 중에 AI 시대는 기초지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Q. ‘기초지력’이 AI 시대에 응용을 가능하게 하고, 어떤 발현을 위한 것이군요. ‘용기’도 조금은 다른 측면일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우리가 올바른 길을 가겠다고 했을 때 거기에서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했을 때 저는 ‘용기’라고 생각했습니다. 단순히 완력이 아닌, 올바른 길을 가겠다는 내면적 결단입니다. 

안중근 의사가 홀로 내린 결단 같은 것이죠. 물질적 가치가 정신적 가치를 압도하는 시대에, 다수결에 휩쓸리지 않고 자기 존재를 지탱하는 힘이 바로 ‘용기’라고 봅니다. 

공자 또한 '인(仁), 지(知), 용(勇)'이 함께 가야 한다고 강조했지요. 지식에만 매몰된 교육이 인간을 AI에 예속시키지 않을까 우려되기도 합니다. 

지식의 양에서 압도당하면 인간 존재의 가치 자체가 회의적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스스로 긍정하고 강화하는 '자기 사랑'에서 비롯된 용기가 교육의 체계 안에 반드시 들어와야 한다고 믿습니다. 

고등교육기관인 대학에서 용기를 배양하도록 하는 교육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우리가 뭔가 큰 것을 놓치는 것일 수가 있다고 봅니다. 

특히 이런 문명사적 대 변환기에서 보면, 기초지력과 아울러서 그것을 뒷받침하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이 두 가지가 결합 될 때 비로소 자기를 긍정하고 타인과 공동체를 건사하는 '따뜻한 지성'이 발현됩니다.


Q. 인공지능과 공존하고 경쟁해야 하는 시대에 인간에게 더욱 중요한 역량인 것 같습니다.

웬만한 지식은 이제 인공지능이 다 해결해 주게 될 텐데, 자칫하면 인간으로서의 정체성이 없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나중에 가서는 허무감만 남아 있을 수 있겠죠. 우리는 지금 휴머노이드와 휴먼이 공존하는 시대를 상정하고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에 대해서 고민할 수밖에 없습니다.

인간 스스로 가치 지향점이 없다면 결국은 휴머노이드에 예속되지 않을까 합니다. 지식의 질과 양에서 엄청나게 차이 나기 때문에, 휴머노이드에게 휴먼이 굴복하는 어떤 지점이 온다면 인간 존재의 가치 자체에 대한 회의가 생길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기초지력과 용기를 강조합니다.


Q. 과거에는 지식과 기술 같은 외적역량이 중요한 시대였고, 인공지능 시대에는 보이지 않는 내적역량이 주목받을 것이라고 얘기합니다. 교수님이 강조하신 ‘용기’도 내적역량에 해당하는 것일텐데요. 현재의 교육시스템과는 미스매치가 많은데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아주 적절한 말씀이시고 굉장히 중요한 새로운 교육 체계를 만드는 시작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기초지력과 용기는 함께 가야 한다고 봅니다. 

문제는 이것을 배양하는 교육을 어떻게 하느냐에 대한 것인데, 굉장히 진부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저는 ‘독서 교육’이 중심이 되는 대학 교육 체계가 잡혔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독서라는 것은 누구라도 주장하는 것 같지만, 우리 세상을 들여다보면은 AI 시대 인간이 하는 것은 무엇이냐 하면은 자기 손에 있는 스마트폰에 의지해서 정보를 받는 것입니다. 

하지만, 인공지능(AI)이 학습한 데이터의 양과 질은 조만간 인간이 따라갈 수 없는 수준에 도달할 것입니다. 이런 시대에 대학은 단순 지식 전달을 넘어 인간 고유의 영역인 '자연지능(NI)'을 강화해야 합니다. 

저는 독서를 통해서 기초지력과 용기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초지력을 보다 구체적으로 본다면, 어떤 것을 해독해내는 문해력, 그다음에 무엇인가 비판적 사고를 갖는 비판력, 그다음에 그것을 통해서 새로움을 만들어내는 창의력이라고 봅니다. 

운동선수에게 기초 체력이 필수듯이, 지적 존재인 인간에게는 문해력, 비판력, 창의력이 기초 체력이 되는 것이고, 그것을 얻는 것이 바로 ‘독서’입니다.

적어도 문자가 발생된 5천 년 정도부터 계속 이어져 오면서, 지적인 사람들이 항상 해온 방법이 있는 것이고 그런 생각에서 연유돼서 결국은 우리가 AI까지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존재감 자체에 대한 회의가 생기거나 불안감이 생길 때 저는 독서를 통해서 그 힘을 용기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기초지력과 용기 그리고 독서가 호모사피엔스로서의 가치를 유지하는 차원으로 들립니다.

우리 스스로가 갖고 있는 굉장히 오래된 문명인으로서의 어떤 역량을 잃어가고 있다고 봅니다. 스마트폰 정보에만 의존하는 수동적 뇌에서 벗어나, 고전과 양서를 통해 인간과 세상을 읽고 비판적으로 사유하는 능력을 회복해야 합니다.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남명 조식 선생은 '내명자경 외단자의(內明者敬 外斷者義)'라 하였는데, '안으로 마음을 밝히는 것은 경(敬)이고, 밖으로 결단하는 것은 의(義)이다'라는 뜻입니다. 

조선시대 선비 정신의 핵심인 경(敬)과 의(義)를 집약한 문구인데, 저는 그것을 포함할 수 있는 것이 용기라고 봅니다. 스스로가 남에게 흔들리지 않고, 남과의 비교해서 흔들리지 않고, 다른  존재에게 양보할 수 있고, 겸손함을 말할 수 있다면 그것도 내면의 용기가 바탕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독서를 통해서 이것을 습득한 것이고, 독서를 통해서 내면화를 했기 때문에 독서의 힘이 엄청나다고 보고 있습니다. 진부해 보이지만 AI 시대에 오히려 더 기초적인 것이 필요합니다.

중요한 것은 학생 스스로가 할 수 있게 유도하는 것이어야겠죠. 제가 만약에 어떤 공적인 일을 맡게 된다면, 저는 학생들이 자기가 읽은 책의 서사를 기록하는 '독서 이력서'를 만들고, 이를 대학에서 공식 이수증으로 인정해주는 맞춤형 교육 패러다임을 꿈꿉니다. 

천편일률적인 학점만으로 학생을 평가하는 시대는 지났고, 개별화된 맞춤형 교육으로 전환하는 것이죠. 서양 어디에서도 만들어내지 못한 AI 시대 대학교육 패러다임 전환을 우리 대한민국에서 할 수 있다고 보고, 서울대가 발신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Q. 휴머노이드 로봇이 인간 몸을 대체해가는 시대입니다. 평소 체력관리를 많이 하신다고 들었는데, 육체적인 것은 어떻게 보시나요.

저는 거의 매일 오후 시간에 학교 체력단련실에서 1시간 반 동안 운동하는 것을 루틴으로 삼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휴머노이드가 더 우위에 있는 상황이 될 수도 있지만, 결국은 공존해야 된다고 봅니다. 고민의 결과로 말씀드린 것이 기초지력과 용기였고, 그 두 가지를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 저는 인간 육체적인 힘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요즘 젊은 대학생들, 중고등학생들은 말할 것도 없고 체력에 대한 강조가 너무 없습니다. 저는 육체적인 힘을 키워내는 것에도 대학 교육이 굉장히 관심을 가져야 하고, 그것이 기초 지력과 용기를 떠받치는 힘이라고 봅니다. 거기에 조금 더 희망을 건다면 예술 활동일 것입니다.

AI 문명기의 대학 교육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조금 더 초중등까지 확산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서울대가 상징적인 곳이니까 서울대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 이재영 교수는 인공지능 시대 기초지력과 용기를 강조한다.


Q. 오래전부터 '스마트 휴먼 그리드 플랫폼'이란 것을 강조하시고, 인문학자이면서도 과학기술에 깊은 관심을 가지신 배경이 궁금합니다.

특정한 계기보다는 대학에서 세상을 읽어내며 21세기가 과학기술이 선도하는 방향으로 갈 것임을 일찍이 보았습니다. 인문학의 위기를 논할 때, 동서양의 깊은 사유를 한 사상가들이 당대의 신기술에 늘 예민했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인류 문명사는 결국 과학기술이라는 도구를 통해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온 역사였기 때문입니다. 저는 인문을 '사람의 무늬'라 정의하며, 인간이 만든 과학기술 또한 그 무늬의 중요한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인문학자가 인간의 무늬인 과학기술에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이 오히려 학문의 본질에서 벗어나는 일이지요. 

18세기 이후 고착된 분과 학문의 경계를 타파하고 인간을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기술을 쫓는 것은 당연한 길입니다. IT에서 AI로 이어지는 흐름을 공부하기 위해, 작년에는 1년간 AI 대학원 과정을 이수하며 그 실체를 직접 확인했습니다. 

지금과 같은 문명사적 전환기에 과학과 공학이 이끄는 흐름을 공부하는 것은 인문학자의 숙명과도 같습니다. 결국 기술을 공부하는 것은 곧 인간을 공부하는 것이며, 지성인으로서 마땅히 가야 할 학인의 길이라 믿습니다. 이러한 통합적 사유가 AI와 공존해야 하는 시대에 인문학이 다시금 제 역할을 찾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봅니다.


Q.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과 노력의 바탕에는 교수님의 긍정마인드셋이 느껴집니다. 책에서도 나오지만 "자기를 긍정하고 강화할 줄 아는 이는 활동 반경이 자신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말씀이 연결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을 오랫동안 해 본 결과로는 자기 스스로에 대한 어떤 존중감, 자기 스스로 자기를 사랑하는 것이 모든 다른 존경과 사랑의 시작점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오랫동안 명상을 해오고 있는데, 스스로를 이제 돌이켜 보면서 내린 것이 나 스스로가 나 스스로를 인정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이 인정할 이유가 없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내면에 쌓였고, 그래서 스스로를 존중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어떤 것이 의미가 있었기 때문에 항상 제자들한테도 그런 말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기본적으로는 겸손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 겸손함은 자기긍정과 자기사랑에서 온다고 생각합니다. 자기를 사랑하고 존중해서 의미있는 존재로서 우뚝 서 있다면 이 광활한 우주 속에서 스스로가 의미 있는 존재라고 생각하는 순간, 저는 어떠한 누구에게도 굽힐 수 있고 겸손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에게도 어떤 상황에서도 자기 스스로를 생각하는 긍정심, 그다음에 존경심을 잃지 말라고 합니다. 이 거대한 우주 속에서도 자기 스스로가 가장 중요한 존재입니다. 자기를 놓치면 어떤 유니버스가 있다 하더라도 그거 의미는 없는 것이니까요. 스스로 자기를 낮추거나 그렇게 하지 마라, 그거는 겸손함과는 전혀 다른 것이라고 이야기 해오고 있습니다.


Q. 교수님께서는 과거 홍문관 수장을 일컬었던 '문형(文衡)', 즉 문명의 저울이라는 표현을 대학에 투영하셨습니다. 서울대학교가 80주년을 맞이하는 현시점에서 가져야 할 비전은 무엇입니까?

제가 스스로를 존중하고 존경하고 사랑해야 된다고 했듯이, 우리 국민들이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를 더 존중하고 더 사랑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고, 한국이 할 수 있는 지금 이 시대의 역할이 엄청나게 크다고 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AI 문명 시대라고 하지만, 결국은 피지컬 AI를 통해서 로봇이 활동을 하더라도 그것을 만들어내고 움직이는 제조능력과 무대가 있어야 하지 않습니까? 그 제조업이 대한민국에 살아 있습니다.

현재 세계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속에 있습니다. 저는 뛰어난 제조 능력과 인프라, 그리고 인문학적 포용성을 가진 대한민국이 문명의 균형을 잡는 중추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두 경쟁을 하는 이 패권 국가들끼리 두 세력에게만 맡겨서는 이 지구촌이 큰일 날 수 있다고 봅니다. 그것을 중화하는 위치에 있는 나라가 어디가 될 것인가를 생각해 봤는데 결국은 대한민국일 것이다. 

일본은 미국의 우산 하에서 수동적으로 가고 있고, 중국은 DEI 즉, 다양성(Diversity), 형평성(Equity), 포용성(Inclusion) 측면에서 부족하다고 봅니다. 그런 차원에서 대한민국이 지구촌에서의 새로운 문명이 반듯하게 정립될 수 있는 삼각대로서 역할을 해야하기 때문에, 대한민국은 자긍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서울대가 그 토대가 되는 새로운 지성인 집단이 되어야 합니다. 자기 이익만 챙기는 소수 리더의 모습에서 벗어나 성숙한 민주주의를 견인하고, 서울대는 관악이라는 섬에 갇히지 말고 다른 대학들과 연대하여 '스마트 휴먼 그리드'를 형성해야 합니다. 그것이 진정으로 국가와 미래를 위해 서울대를 올바르게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이러한 것을 국민들에게 제대로 밝히고, 설득하고, 현실적인 이야기를 소통해가고자 <서울대 사용법>이란 부족한 책을 낸 이유입니다.
 

▲ 인문학자로서 과학기술에 대한 관심을 놓지않는 이재영 교수


Q. 마지막 질문입니다. <브레인> 독자들을 위해, 교수님께서 최적의 뇌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하시는 루틴이 궁금합니다.

제가 뇌과학자가 아니라서 뇌를 제대로 정의를 못하지만, 저는 뇌라고 했을 때의 두 가지 측면이 다 있다고 봅니다. 물질적인 측면의 어떤 뇌와 비물질적인 측면. 저는 둘 다 중요하기 때문에 둘 다를 위해서 조금 노력하는 편입니다.

아까 말씀드린데로 저는 월화수목금, 간혹 주말에도 연구실에 나오는데 거의 동일한 시간에 체력단련실에 가서 1시간 반 정도를 꽤 오래 해오고 있는데, 저한테는 굉장히 큰 힘을 주고 있습니다. 어느 책에선가 봤는데, 규칙적으로 특정 시간에 이렇게 하면은 뇌가 굉장히 활성화된다고 들었습니다.

비가시적, 비물질적 차원에서는 10년 넘게 매일 아침 1시간 이상 명상을 하고, 자기 전에 10분 정도 하루를 정리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제게는 굉장히 안정감을 주는 시간이고, ‘용기’라는 내적인 힘을 쌓는 시간인 것 같습니다.

한 가지 더 있다면, 제가 유학을 갔던 1991년부터 매일 아침에 영어로 된 글을 10분 정도 적어도 계속 스스로 소리 내서 읽는 것을 하고 있습니다. 수업 시간에 우리 학생들에게도 영어 발음을 잘하고 안 하고의 어떤 문제가 아니라, 스스로가 자신감을 갖느냐 안 갖느냐의 문제라고 강조합니다. 영어라는 것은 우리 한국인에게는 다른 언어이기 때문에 저는 충분히 뇌의 자극을 준다고 보고 있습니다.
 

<서울대 사용법>이란 도전적이고 호기심 어린 책으로 인터뷰를 시작했지만, 평범한 일상 속에서 심신의 단련과 독서를 통해 AI 시대 기초지력과 용기를 스스로의 삶에서 체화시켜가는 한 지성인과의 만남으로 기억되는 시간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모든 변화는 나로부터 시작된다.

정리. 장래혁 편집장 | 사진. 김경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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